가평 계곡 바로 옆에 위치한 들꽃향기펜션
본래 어디를 놀러 갔을 때 숙소에 관해서는 포스팅하지 않는 편인데 이 숙소는 하나 빼고 전체적으로 다 마음에 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주인분께 본의 아니게 신세를 지게 되어 좋은 이미지가 남아있는 곳이라 한번 기록해보려 한다.
휴일이 몰려있을 때라 방 구하기를 거의 포기했을 때쯤,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했고 당일 아침에 한명이 추가되었음에도 싫은 내색하나 안해주시고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근래에 어디를 놀러 갔을 때 그냥 주인과 손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는데 이곳에서만큼은 뭔가 정이 느껴졌고 편하게 머무를 수 있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가평 계곡 바로 옆에 위치한 들꽃향기펜션에 대해 포스팅 시작!
서울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반 정도 달려왔나. 드디어 반가운 숙소에 도착했다. 붙어있는 건물 전체가 여기껀 아니고 다른 곳들과 서로 맞닿아 있었다. 이번엔 친구들이랑 와서 크게 신경은 안 썻지만 만약 커플끼리 오게 된다면 좀 불편할 것 같다. 그래도 출발 바로 전날, 워낙 저렴한 가격에 급하게 숙소를 구해서 반신반의했었는데 이쁜 건물 외관을 보자마자 한시름 덜었다.
출발 전, 전화로 문의했을 때 주차공간이 넉넉하다고 했다. 근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주차공간을 찾기가 힘들어 전화를 드렸더니 바로 나오셔서 여기다 주차하면 된다고 설명해주셨다.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저기 저 공간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차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우리가 예약한 후리지아 방은 맨 위층에 있었다. 올라가는 길에 계단이 좀 좁고 가파른 편이라 아이들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이따 바베큐파티를 할 장소. 들꽃향기펜션 바베큐 장은 예약한 방 앞에 이렇게 별도로 준비된 테이블에서 진행할 수 있다. 이용시간 얼마 전에 주인분께 따로 말만 하면 되니 공용 장소를 이용하는 곳들보다 좀 더 자유로웠다.
드디어 숙소 입성! 전날 밤에 잠을 푹 못 자기도 했고 아침 일찍 운전을 하고 온터라 많이 피곤했다. 그래서 후딱 사진을 찍고 짐을 푸른 뒤 대자로 누웠다. 들꽃향기펜션 후리지아방은 원래 2인실이고 최대 3인까지 되는데 당일 아침에 친구 한 명이 갑자기 추가되었다. 그래서 총 네 명이 출발하게 되었는데 미리 여쭤봤을 때 흔쾌히 알았다 해주셨고, 테이블만 치우면 이불을 하나씩 더 줄테니 자는 데 무리가 없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좀 좁겠거니 생각하면서 왔는데 방을 보자마자 '이 정도면 넓네! 충분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Tv 크기도 홈페이지에 나온 사진과 달리 최신식이여서 보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또 어디를 놀러 갈 때 냉장고의 온도는 기대하지 않는 편인데, 여기 냉장고는 빵빵했다. 내가 너무 안 좋은 곳들만 다닌 건가.. 콜라를 냉동실에 넣어도 어는 곳이 별로 없었는데 여기서는 다음날 보니 얼어있어서 먹지도 못했다. 덕분에 술은 바베큐파티할 때 시원하게 마실 수 있었다.
화장실 바로 앞에 있는 부엌(?). 뭔가 자취방처럼 필요한 공간에 필요한 만큼만 있었다.
개인적으로 어디를 놀러 갈 때 제일 중요하게 보는 곳이 바로 화장실이다. 돌아다니면서 먹을 거 안 먹고 못 놀거 못 논다 하더라도 숙소를 좀 중요시하는 편인데 그중 제일 큰 이유가 바로 화장실 때문이다. 근데 여기는 워낙 급하게 예약한터라 화장실을 차마 못 봤었는데, 절대 좋아하는 느낌의 화장실은 아니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듯이 나름 괜찮다 생각하고 이용했다.
가평 계곡에서 캐치볼도 하고 걷기도 하고 좀 놀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졸리기 전에 빨리 고기를 먹어야 할 것 같아 출발하기 전 이마트에서 장을 봐온 것들을 꺼냈다. 드디어 개인적으로 여행의 주목적인 바베큐파티 시작!
원래 삼겹살이랑 간단한 쌈이랑 장만 사올 예정이었는데, 스테이크 고기가 워낙 싼 값에 세 덩이가 있길래 맛있어 보여서 구매했다. 소시지도 여태까지 여행 다니면서 처음으로 구워 먹어봤는데 고기보다 이게 제일 맛있었다. 숯불에 굽는 고기는 안 태우고 어떻게 맛있게 굽는건지 잘 모르겠다.
강한 불에 타오르는 삼겹살. 그래도 한 친구가 나름 열심히 구워줘서 맛있게 잘 먹었다. 아 그리고 아까 포스팅 첫 부분에 하나만 빼고 다 마음에 든다 했었는데 그 하나가 바로 각종 벌레다. 우리가 늦은 시간에 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는데, 저 전등 불빛 때문에 진짜 엄청난 벌레가 모여들었다. 바로 앞에 물이 흐르기도 해서 여태까지 다녔던 곳 중에 제일 심했다. 솔직히 먹을 때 불편할 정도로 심했었는데, 다음에는 좀 더 이른 시간에 먹는 게 여러가지 상황 상 좋을 것 같다.
고기를 먹으며 바깥을 바라본 모습이다. 불꽃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낮에는 저기 아래 보이는 배에 사람들이 타 노를 저으며 돌아다닌다. 유료인지 무료인지는 모르겠다. 타볼 엄두도 안 나게 친구들이 정색했기에..
놀러 왔기에 평소보다 훨씬 과식을 했다. 게다가 술도 먹어서 정말 배가 터질 것 같아 가평 계곡 옆을 걸었다.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조용조용해서 좋았다. 여행을 오면 항상 '정말 좋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날 역시 그랬다. 친구들이랑 왁자지껄 놀 때도 놀 때지만 정작 행복함을 느낄 때는 조용한 곳에서 이렇게 혼자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 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