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려주는 소스에 따라 맛이 좌지우지되는 휴게소 소떡소떡
황금 연휴를 맞이하여 짧게 통영, 거제도를 다녀왔다. 아직 2월에 다녀온 제주 여행기가 끝이난 것은 아니지만 그냥 눈에 보이는 이것들부터 업로드 해본다. 당분간 이 지역들의 먹방이 올라올 것 같은데 사실 이번 여행은 딱히 먹은 것이 없다. 회를 먹긴 했는데 너무 정신없이 먹기도 했고 먹는 것보단 구경하는 것 위주였던 여행이어서 사진들이 별로 없더라. 먹는 것도 특별한 것을 먹은 것이 아니라 그냥 치킨도 배달해 먹고 일상적인 것들을 먹어서 사실 놀러갔다고 말하지 않으면 집에서 시켜먹은 느낌의 수준들이랄까.
원래 여행은 먹방인 사람인데 이번 여행만큼은 예외였던 것 같다. 우선 앞서 말했듯이 일정이 워낙 2박 1일 급으로 짧아서 선택지가 좁았다. 그리고 최대한 사람이 없는 곳들을 다녀야할 것 같아 그나마 정한 지역이 여기이기 때문에 아무튼 이래저래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았다. 다행이라면 제주도를 미리 다녀왔다는 것인데 사실 그때 베트남을 놀러가고 제주도를 나중에 갔었어야 했다. 베트남은 언제 가나. 원래 7월에 가려고 했는데 지금은 사실상 기약이 없는 것 같다.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통영으로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모두 이 인삼랜드 휴게소를 들린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보다 이틀 뒤에 떠난 친구 역시 동일하게 이동하더라. 다만 휴게시간이 달랐다. 걸리는 시간 차이에 따라 그런 것인지 난 갈때는 10분 돌아올 때는 15분이었는데 내 친구는 갈때 30분 휴게시간을 줬다고 한다. 그래서 분수대도 보고 예쁘다고 막 그러던데.. 난 밤이라 아무것도 안 보여서 그랬나? 사실 그냥 빨리 도착하고 싶었기 때문에 휴게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근데 무의식적으로 휴게시간이라고 표현했네. 휴식시간!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밤에 도착해서 식당에서 판매하는 우동이라든가 돈가스 이런 것들은 먹을 수 없었다. 편의점이 열려있어서 과자나 음료수 같은 것을 살 수 있긴 했는데 딱히 당기는 것은 없었다. 오기 전에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실컷 먹고 와서 배가 고프진 않았고 그냥 소떡소떡 같은 간식거리만 가볍게 먹고 싶었다. 그래도 사진은 찍어야할 것 같아 이렇게 안을 둘러봤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내 친구가 예쁘다고 했던 수변공원. 내 눈으로 봤을 때는 정말 이 사진보다 더 안 보였는데 아이폰 11 프로의 힘으로 이렇게 살짝이나마 주변을 살펴볼 수 있었다. 밤에 조명 같은 것을 왜 하나도 안해두지? 하긴 이동 차량이 없으면 여길 오는 사람이 거의 없을테니 이해는 갔다. 밖에 이런 것들을 뭐라고 해야하지. 가대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이렇게 작게 상점이 열려있고 물건을 판매하는 곳조차 연 곳도 있고 안 연 곳도 있었다. 원래라면 호두과자부터해서 모든 가게들이 열려있어야 했는데 눈에 보이는 것은 수제 핫바, 핫도그, 어포 이런 것들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호두과자도 열려있긴 했다. 근데 언제부턴가 호두과자는 그렇게 안 당기더라. 델리만쥬면 몰라도! 뭔가 호두과자는 천안에서 직접 사먹어야 그 맛이 산다. 이런 곳에서 파는 곳들은 겉에 밀가루만 많고 팥이 별로 없다. 뭐 아닌 곳도 있겠지만 내가 주로 사먹었던 곳들은 그렇더라.
인삼랜드 휴게소 어묵핫바는 순한맛, 매운맛을 고를 수 있었고 가격은 3500원! 수제라고 하는데 직접 다 만드시나보다. 해물바, 치즈핫바도 3500원이고 수제 핫도그는 3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진열대에 빈 것들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슬슬 우리 손님들을 마지막으로 받고 장사를 마치시려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탄 버스가 7시 30분 버스로 여기 도착한 시간이 대략 오후 10시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슬슬 마칠 시간이 되시긴 했다. 개인적으로 어묵바 이런 것들보단 핫도그가 당기더라. 튀김이 많고 소시지가 정말 약하게 들어있더라도 그냥 그 먹는 맛이 있다. 물론 겉에 케찹과 허니머스타드 소스를 많이 뿌린 상태로! 아니라면 그냥 차라리 소시지 하나만 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셀프로 만들어지고 있는 호두과자. 예전 델리만쥬도 그렇더니 이런 계열은 다 저렇게 자동으로 만들어지게 구비가 되어있구나. 이런 휴게소 먹방에선 나름 인기 메뉴인데 저렇게 자동화가 되어있으면 마진을 꽤나 남길 수 있겠구나 싶다. 바삭바삭 어포는 3천원이라 가성비 맞지 않는 것 같아 패스하고 바로 오늘 주인공인 소떡소떡 앞으로 왔다. 다른 곳들에서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유일하게 줄이 있는 곳은 여기뿐이었다. 모든 가게에서 아마 이 메뉴를 판매하고 싶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만들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소스만 좀 매콤하게 만들면 워낙 기본 재료들 본연의 맛이 사람들 입맛에 맞기 때문에 잘 팔리는 것 같은데.. 마진율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으나 휴게소에서 모든 메뉴들이 싸게 판매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충분히 가격을 감안하고 있기 때문에 진입 장벽에 대한 부담도 덜해서 여러모로 괜찮은 아이템이다. 진짜 모든 가게가 불이 꺼지고 장사 마감하고 있는 와중에도 여기 앞에만 사람들이 몰려있고 잠시나마 줄이 있었다. 물론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 앞에서 잠시 서있었는데 신기한 문구를 봤다. '당일 제조 판매'를 한다는 것! 솔직히 진위여부는 알 수 없으나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수시로 체크하고 적으시는 것으로 보아 신빙성이 있었다. 기름 교체기간부터해서. 괜히 이 문구를 보고 먹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재료 자체들이 오래 보관되어 있는 맛이 아니라 신선한 것 같았다. 근데 뭐 사실 얘는 워낙 인기 메뉴라 만드는 즉시 팔리고 이런 시스템이라 오래 보관될리가 없긴 하겠다. 솔직히 소비자 입장에선 그냥 맛있게 먹을 수만 있으면 장땡이기에 그렇게 먹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좀 어두운 곳에서 찍어본 소떡소떡 모습이다. 떡 하나 소세지 하나씩 꺼내서 입안에서 합쳐 먹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옆을 반씩 잘라서 먹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먹든 자유지만 누군가 말하길 두가지를 한입에 먹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나름 그렇게 먹으려 노력하고 있다. 맛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더 하자면 우선 소스가 제 역할을 해냈다. 매운맛은 아니지만 적당한 매콤함이 감칠맛이 났다. 그리고 휴게소 먹방 특성상 배불리 뭔가를 먹는 것이 아니라 꼬치 요리 같은 것 하나만 사서 먹기 때문에 풍족하지 않은 양이 맛을 더 극대화시켜 주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뭐 재료 자체야 신선하게 유지되고 있고 굳은 부분 하나 없었다. 그래도 모든 것에 소스가 큰 역할을 했다 생각하고 솔직히 하나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머무르는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하나 더 먹고 싶긴 했는데 이날 시간도 없었고 그럴 정신도 없었다. 얘도 겨우 사고 이렇게 버스에 탑승한 것이라.. 그냥 이 기분만 유지하기로 했다. 괜히 늦느라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면 안되니까! 얘는 냄새도 강한 편이라 차 안에서 먹기도 좀 그렇다. 괜히 흰옷에 소스라도 떨어지면 더 낭패고!
아무튼 맛있게 잘 먹었고 꽤 오랜 시간동안 이 아이템이 휴게소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을 듯하다. 인기가 식지 않을, 질리지 않을 기본적인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