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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땀이 맺힐 정도로만 매콤한 쭈꾸미 비빔밥

디프_ 2023. 11. 27. 20:46
점심 특선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는 쭈꾸미 비빔밥

 

예전엔 나도 종종 매운맛을 찾아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뭐 매니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간혹 오늘 무슨 매운 음식을 먹을까 고민을 하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근데 최근 거의 1~2년 간은 그런 적이 거의 없겠다. 매콤한 맛을 찾긴 했어도 매운맛은 절대 없었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가끔 불닭볶음면이 먹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근데 최근엔 그런 적이 없다. 먹는 모습을 상상하더라도 맛있다기보단 매운맛의 고통이 예상되어 굳이 시도하고 싶지 않더라. 이렇게 변하게 된 계기가 뭐 먹고 속이 불편하다거나 그렇다기보단, 그냥 매운맛을 먹는 순간 땀이 나서 그랬던 것 같다. 집이라면 좀 그나마 괜찮은데 야외에서 땀이 날 경우 매우 불편하니까.

 

그래서 밖에서 식사를 할 때, 내 의도와는 다르게 매운맛이 다가오면 좀 많이 아쉬워하는 편이다. 괜히 그러면 저녁도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다기보단 뭔가 속이 편한 걸 먹어야겠다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근데 이게 가끔 보편적인 맛보다 매운 음식들이 종종 있다. 오늘 소개할 쭈꾸미가 좀 그런 쪽에 속하겠다. 나만 그런가? 쭈꾸미라는 음식을 상상해 보면 항상 맵게 먹었던 것 같다. 양념이 진하게 발려 있는 상태로 말이다. 또 대표적으로 꼼장어 같은 메뉴가 있겠다. 근데 사실 이날 쭈꾸미를 워낙 오랜만에 먹어서 먹기 전에는 그런 상상을 하지 못했다. 한입 먹고 나서야 알았다. 아 이거 좀 매운 음식이었지!

 

처음엔 따로 먹다가 비벼서 먹는 것이 나은 것 같아 이것저것 재료를 넣고 비벼서 먹기 시작했다. 여기 사장님께서도 그게 제대로 먹는 방법이라 알려주시는 것처럼 여러가지 찬과 큰 그릇을 따로 제공해 주셨다. 다소 양이 적어 보일 수 있으나, 항상 먹기 전에만 그렇고 다 먹고 나면 배가 부르다. 뭐 여기 상추도 있으니까, 상추가 포만감을 올려주기도 하니까 실제로도 그렇겠다. 쭈꾸미 양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었는데 색깔이 비슷해서 숨어있는 것이었고, 밥 한 숟갈 뜰 때마다 밥과 함께 같이 올라왔다. 개인적으로 뭔가 양이 부족하다 느껴질 때는 양념만 먹는 것 같고 메인 재료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인데 적어도 여긴 그렇지 않았다.

비비니까 확실히 비쥬얼이 산다. 실제로 매콤과 매운 그 경계선에 있긴 해서 아쉽긴 했지만 맛 자체는 만족스러웠다. 원래 또 밍밍한 것보다 가끔 이렇게 자극적으로 먹어주면 식욕도 돋고 그런 것 같다. 물론 그 뒤에는 내가 고생해야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소리에 비해 맛있게 먹었다. 확실히 뭐든지 비벼 먹으면 평소 먹는 양보다 많이 먹게 되는 것 같다. 이건 재료라고 할 수 있는 밑반찬까지 함께 먹다 보니 다 안 남기고 먹는 것 같다. 일반적이라면 밥 한 공기를 다 못 비웠을 텐데 비벼서 먹으면 그 안에 들어간 찬까지 해서 밥까지 다 먹게 되더라. 밥을 안 남기고 다 먹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안 좋은 것인지 이제 잘 모르겠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다.

된장국을 중간중간 곁들여 주면서 그래도 나름 감칠맛 있게 잘 먹었다. 나름 여기 방송에도 출연한 쭈꾸미 맛집인가 보다. 역시 사람이 많은 곳들은 다 이유가 있다. 여기도 쭈꾸미를 단일 메뉴로 탕부터 해서 여러 가지 조합으로 판매하고 계셨다. 이렇게 점심 특선이 괜찮은 곳을 방문하면, 괜히 저녁에 한 번 더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저녁 장사가 메인일 텐데 그 메인 맛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서 말이다. 실제로 그렇게 그 뒤에 찾아가 더 만족한 곳도 있고, 차라리 여긴 점심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 곳도 있다. 아무튼 기본적으로 값이 조금 더 나간다는 인식이 있는, 해산물 쭈꾸미를 점심 특선 9천 원 가격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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