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용문시장 안에 위치한 44년된 노포 분식집 맛나분식

디프_ 2023. 11. 24. 15:01
주인 할머니가 개발하신, 다른 곳에선 맛볼 수 없는 햄버거는 꼭 먹어야 해!

 

오늘 포스팅은 내 개인적인 기준으로 '등잔 밑이 어둡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이런 느낌의 포스팅이 되겠다. 요즘 자주 가는 곳 주변에 용문시장이라는 곳이 있다. 여길 많이 지나다녀 봤는데, 멀리서 찾아올 정도의 느낌은 아니고 그냥 주변에 거주하면 간간히 이용하기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일단 관리 자체가 그렇게 잘 되어있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일단 주차도 불가하고, 뭐 화장실이나 그런 공용 시설이 잘 안내가 되어있고 쾌적한 것은 아니니까. 근데 이렇게만 생각하고 있는 여기에서 맥주 축제 같은 것이 열리더라. 그 기간에 멀리서 사람들이 찾아와 인증을 남기는 것을 보고 의아하면서도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어디 놀러 가면 그 현지인 사람들은 이런 기분일까 싶더라.

 

뭐 그게 나쁘다거나 안 좋다거나 그런 의미는 아니인데 그런 경험은 처음 해봤다. 서울에만 살아서, 뭐 관광객들이 그런 곳까지 가나 싶은 경험은 해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 해봐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 식사도 종종 했었는데 딱히 맛집이 있다고는 생각 못했다. 그래서 그냥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날 갈만한 곳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엄청난 맛집을 발견했다. 수백만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유튜버들이 꼭 한 번씩은 다녀갔더라. 그 모습을 보고 나도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니까 유명한 유튜버가 방문했어서 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거기에 나온 음식 비주얼을 보고 가고 싶었다. 떡볶이도 떡뽂이인데 그 양상추와 케찹, 마요네즈 소스가 들어간 번이 바삭하게 구워진 햄버거를 먹고 싶었다. 저런 비쥬얼은 이런 곳 아니면 보기 힘드니까 메리트 있었다.

 

그렇게 이렇게 바로 찾아와봤다. 저녁에 왔기 때문에 웨이팅이 있을까 살짝 겁이 났다. 근데 이날 비도 오고 날이 추웠어서 사람은 없겠지 싶었다. 다행히 기다릴 정도의 사람은 없었다. 근데 여기 애초에 웨이팅은 없는 느낌이다. 일단 가격대가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매장에 정말 10명도 못 앉을 공간이기 때문에 웨이팅이 발생하면 정말 끝도 없겠다. 그래도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머무르는 내내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더라. 혼자 오신 손님들도 있고, 두 분이서 와서 후딱 떡볶이와 순대만 먹고 가는 사람도 있고, 포장해 가시는 분들도 있고. 계속해서 순환은 이루어졌다. 나의 경우 한쪽 자리를 차지하고, 우선 햄버거 두 개와 떡볶이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튀김도 하나 주문했다. 딱 이렇게만 우선 주문해 보고 배가 차지 않으면 추가 주문하기로 했다.

 

햄버거는 조리에 들어갔고, 그 안에 떡볶이가 먼저 나왔다. 이런 비쥬얼 너무 좋다. 뭔가 요즘처럼 맵거나 그렇지 않고 진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꾸덕꾸덕한 떡볶이말이다. 실제로 맛도 그랬다. 뭔가 가벼운 맛이 아니라, 고추장 베이스의 꾸덕꾸덕함이 살아있었다. 맵기 역시 땀이 난다거나 따갑다거나 그런 맵기가 아니고 적당히 매콤한 편이다. 달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았다. 그냥 감칠맛이 살아있는 적당한 매콤함의 떡볶이였다. 맛있었다. 뭐 이런 군더더기 한 것들은 들어가지 않았고 딱 그 재료만 있었다. 가격 대비 양도 괜찮았고 맛있었다. 근데 함정은 튀김에 있었다. 일부러 이런 튀김을 사용하신 것 같기도 한데, 정말 딱딱하고 안에 뭐가 안 들어있더라. 만두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냥 진짜 튀김만 있는 느낌이었다.

이날 다른 것은 다 너무 만족하고 맛있었는데 유일하게 아쉬운게 튀김이었다. 근데 나만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른 테이블 역시 맛있다고 하면서 다 드시고 나갔는데 유일하게 튀김만 남아있더라. 머무르면서 들으려고 들었던 것은 아니고, 사장님께서 통화로 주문하시는 것을 우연히 들었는데 한 업체에서 물건을 납품 받으시는 것 같았다. '튀김은 다른 곳에서..'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뭐 이 식감과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 싶었다. 내가 본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안되겠다. 그렇게 떡볶이를 반쯤 먹었을까 햄버거가 나왔다. 이렇게 옛날식으로 은박지에 담겨져 나왔다. 가격대에 비해 안에 이것저것 실하게 들어있었다. 사실상 여기 용문시장 안에 위치한 44년된 노포 분식집 맛나분식 방문하게 만든 이유인 햄버거를 빨리 먹어보고 싶었다.

 

뭐 칭찬을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일단 겉에 번이 그을린 것 보이시나. 바삭하게 양쪽을 구워주셨다. 그리고 그 안에는 케찹이 이렇게 듬뿍 들어가 있다. 패티도 있고 계란도 들어가 있다. 양상추도 야무지게 들어가 있고. 한입 먹으면 그 식감이 소리와 함께 느껴지고 소스와 함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맛있었다. 물론 막 고급 수제버거 가게들처럼 화려하고 육즙이 흘러나오고 그런 맛은 아니다. 근데 이런 옛날식 햄버거는 그 옛날 햄버거만의 가진 매력이 있다. 가끔은 오히려 이런 맛이 더 좋다. 뭔가 복잡하지 않고 단조로운데 장점이 극대화 되어있달까. 예전 포스팅을 보면 아시겠지만 은근 이런 햄버거 가게들을 많이 방문했다. 간판 없는 집부터 해서 햄버거와 떡볶이만 파는 곳까지. 근데 전체적으로 이렇게 방문했던 곳들 모두 맛이 없던 적이 없었다.

실제로 이런 곳들이 배달도 하고, 매장 내부도 쾌적하고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것 같은데 그러면 이 맛이 안 나려나? 이런 곳들은 확실히 뭔가 그 노포만의 기운이 있다. 그리고 그런 감성이 나는 좋다. 추가로 주문한 순대도 나왔다. 확실히 용문시장 안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고, 사장님 혼자서 장사를 하셔서 그런지 인심이 아주 좋다. 양이 한 가득이다. 이렇게 다양하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15,000원 언저리 금액이다. 성인 남성 두명 기준으로 말이다. 이렇게 다 먹고 막 엄청 풍족하게 잘 먹었다 이런 기분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배불렀다. 진짜 떡볶이나 순대나 양이 많더라. 그리고 여기 사장님, 주인 할머니이신데 기본적으로 음식 자체를 잘하시고 손님의 니즈를 잘 파악하시는 것 같다. 떡볶이 소스만 봐도 저렇게 넉넉하게 담아주셨으니 뭐 더 볼 것도 없겠다. 어느 곳은 소스는 거의 없이 떡만 주는 곳도 있으니까!

 

떡볶이 소스가 꾸덕꾸덕하니 너무 맛있었다. 순대랑 찍어 먹기도 하고 마지막에 햄버거가 한입 남았길래 같이 찍어서 먹어봤는데 그 맛도 나쁘지 않았다. 여기 햄버거는 주인 할머니가 개발하신 것이라 여기 아니면 못 먹기 때문에 꼭 먹어보긴 해야하는데, 떡볶이도 꼭 먹어봐야 한다. 괜히 44년된 노포 분식집이 아니다. 물론 순대도 맛있긴 한데 순대는 직접 만드시는 것은 아닐 테니까 우선순위를 굳이 고려하자면 밀려나긴 하겠다. 근데 여기 순대 역시 그냥 기본 기성품 순대는 아니다. 찹쌀 순대처럼 좀 고급 순대 느낌이다. 그래서 찰기도 살아있고 식감도 좋고 맛있었다. 괜히 포스팅하니 또 먹고 싶어 진다. 조만간 한 번 더 가야 할 것 같다. 그때도 아마 이 구성으로 햄버거, 떡볶이, 순대 이렇게 먹지 않을까 싶다.

아 근데 앞부분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었는데, 그렇게 표현한 이유는 그냥 간단하다. 자주 가는 여기에 이런 유명한 맛집이 있는 줄 몰랐다.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이 찾아오고 TV에도 출연한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사장님께서 마케팅 활동을 하신 것 같진 않고, 입소문이 알아서 퍼져서 이렇게 찾아온 것 같은데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알자마자 이렇게 오게 된 것이었는데 나 역시 꽤나 만족하고 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흔히 가던 곳도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숨어있는 곳들이 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만으로 찾을 것이 아니라 정말 발로 뛰는게 여전히 좋은 것 같다. 물론 비효율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노포 분식집 맛나분식에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근처 갈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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