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산역에서 평일 중 하루 딱 3시간만 장사하는 일식당 카쿠레카츠 다녀왔어요
흔히 자영업자들을 이야기할 때 직장인보다 훨씬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고생을 하는데 정작 가져가는 금액은 회사 다닐 때랑 큰 차이가 없다고, 왜 그런 고생을 하냐는 말을 한다. 물론 그런 곳들도 있겠다. 근데 정말 모든 자영업자들이 그렇다면 아마 그렇게 많은 자영업자들이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일단 내 주변만 보더라도 물론 망한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친구가 있다. 근데 그 친구의 경우 정말 자기 자신을 헌신하고 있다. 매니저를 뽑을 바엔 자기 노동력으로 승부를 보고 있어서 아마 그만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근데 그 친구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그게 꿈이었어서 나름 만족하며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 그런 열정이 있어야 또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앞단에 왜 저런 이야기를 했냐면, 개인적으로 여기저기 맛집을 많이 가고 있다. 또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도 많이 가고 있다. 근데 그런 유명한 곳들 중에 시간을 나름 유동적으로 활용하는 가게들이 종종 보인다. 그래서 그런 가게들을 볼 때마다 자신감도 있고 그런 행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용기와 그런 시스템을 갖춘 것에 부러워하고 그랬다. 예를 들어 어느 디저트 가게는 일주일 중 딱 3일만 장사를 하고, 어느 가게는 하루 딱 4시간만 장사를 하고 그렇더라. 물론 진짜 영업시간만 포함된 것이고 앞뒤 준비나 정리는 제외한 시간이 되겠지만 그 자체로 훌륭하겠다. 일단 못 그러는 가게들이 훨씬 더 많으니 말이다. 오늘 소개할 여기 카쿠레카츠의 경우 평일만 장사를 하고 그것도 하루 종일 하는 것이 아닌 딱 3시간, 점심시간만 장사를 하는 곳이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꼭 한번 와보고 싶었고 이렇게 와봤다.
일단 이 가게의 경우 여기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일단 이 근처 상권의 경우 직장인 상권이다. 그리고 주로 대기업이 분포되어 있다. 직장인들의 경우 점심 식사가 꽤나 중요하다. 대기업이기 때문에 구내식당이 잘 되어있을 수도 있는데 막상 다녀보면 매번 구내식당을 이용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워낙 회사가 많아서 이 근처 점심 장사는 어느 곳이든 잘 되는 느낌이다. 카페들도 항상 문전성시고. 그래서 이런 시스템이 어느정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저녁에 나가보면 전체적으로 한산하다. 근데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이 있다. 바로 술을 같이 판매하는 곳. 돈까스의 경우 식사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저녁에 방문하긴 애매하다. 아마 맥주를 같이 판매하는 돈까스집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여기 사장님께서도 나름 효율적으로 운영하시고자 이런 전략을 짜신 것 아닐까 싶다.
근데 이게 단순 전략만 짠다고 성공하진 않겠다. 아무 가게나 평일 하루 딱 3시간만 장사한다고 손님들이 몰리지 않겠다. 기본적으로 시간을 단축한만큼 그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손님들이 따라오는 것이겠다. 그래서 한번 와보고 싶었다. 이미 여길 와본 사람에게 맛있다고 들었던 만큼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솔직히 언제 먹나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겨서 이렇게 나름 편하게 올 수 있었다. 12시 좀 안돼서 도착했는데 이미 만석이었고 대기가 약간 필요했다. 다행히 곧 나오는 테이블이 있어서 조금만 기다려도 된다고 해서 잠시 기다린 뒤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일단 매장 내부 자체가 굉장히 협소하다. 손님 총 인원이 한 1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나?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회전율도 중요하겠다.
일단 여기 카쿠레카츠의 경우 메뉴도 많지 않다. 심플하게 그냥 등심 돈카츠와 안심 돈카츠 두 개만 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 외에는 카레를 더하거나 우동을 더한 느낌만 있고. 여기 맥주도 팔긴 팔았구나. 점심에 은근 한잔 하시는 분들도 계신가 보다. 근데 나의 경우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기 때문에 그런 건 절대 불가능한데 예전에 보면 중식집에서 맥주 한잔씩들 하고 업무 복귀하시고 그러시더라. 티 안 나시는 분들이 부러울 때였다. 물론 뭐 그렇다고 해서 마실 생각은 없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메뉴를 주문했는데 비주얼은 위 사진과 같다. 일단 국내산 돈육으로 저온 숙성하여 만든 돈까스라고 하는데 양이 많은 것도 아니고 뭔가 특별한 비주얼은 아니다. 심플하다. 다만 이 비주얼이 특별하지 않다는 기준은 정말 유명한 정돈 기준으로 말씀드린 것이다. 단순 동네 기준으로는 이런 모습 자체를 보기 힘들긴 하겠다.
여기 별도 소금도 있고 돈까스 소스도 있고 카레도 따로 주문했기 때문에 나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었다. 다음에 또 언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만큼 다양하게 즐겨보고 싶었다. 그래야 또 올지 말지 결정을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일단 카레의 경우 돈까스를 찍어먹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밥이랑 먹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굳이 또 먹을 필요는 있나 싶다. 그리고 메인은 돈까스인데, 솔직히 소스도 너무 괜찮고 특히 소금과 함께 찍어 먹었을 때 감칠맛이 확 살아나서 좋았다. 그리고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돈까스 두께 자체가 조금 있는데 역시나 맛있는 곳들이 그렇듯이 그 두께감이 무색할 정도로 굉장히 부드럽고 촉촉하겠다. 겉 튀김은 바삭하고! 딱 맛을 보면 여기가 왜 사람들이 오는지, 3시간만 장사하는지 알 수 있는 느낌이다. 다만 정돈이나 이미 엄청나게 유명해진 곳들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겠다. 딱 그 정도의 느낌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양이다. 물론 사장님께서 요청을 하면 밥을 더 주신다고 했는데 애초에 너무 조금 나온다. 그래서 이게 왜 그러신 것인지 궁금하긴 했다. 사람들이 많이 남기나? 아니면 밥양을 조금 더 주다 보면 사람들이 돈까스를 남겨서 그러나?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근데 밥양이 성인 점심 기준으로 너무 부족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테이블이 다 요청드릴 수도 없는 것이고. 근데 참 이상하게도 밥을 딱 한 번만 추가해서 같이 간 지인과 반반씩 나눠 먹었는데 그게 딱 배가 차고 좋았다. 다만 요즘 먹는 양이 줄어들어서 그에 만족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배가 불렀던 것을 보면 돈까스 양이 적은 것은 아니겠다. 역시 배가 고플 땐 모든 다 너무 적어 보인다. 그래서 항상 오버해서 주문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여기 평일 하루 딱 3시간만 장사하는 일식당 카쿠레카츠 가게의 경우 동네 기준으로는 맛집이 맞다 생각한다. 다만 유명한 곳들과 비교하면 크나큰 특별함은 없다 말할 수 있겠다. 근데 여긴 이미 발산역이라는 지역에서 장사를 하는 곳이니 충분히 가볼만한 곳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