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오징어와 불고기

디프_ 2022. 11. 27. 20:29
점심 식사로도 좋고 저녁 술 한잔하기도 괜찮은 오징어와 불고기 조합!

 

이날 낮까진 일정이 있었는데 저녁엔 따로 일정이 없었다. 그래서 방황을 좀 했다. 사실 원래 저녁도 따로 먹을 계획이 없다가 그냥 퇴근 시간대이기도 하고 어차피 지옥철을 이용하거나 차 막히는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갈 바에는 그냥 저녁을 먹고 좀 여유롭게 가는 게 나을까 싶었다. 그래서 급 저녁을 먹게 되었고 딱히 계획이 없었던지라 어딜 갈지가 애매했다. 날이 좀 쌀쌀해서 그 와중에 어딜 찾아서 가긴 싫었고 그냥 걷다가 눈에 보이는 곳이 있으면 가려고 했다. 근데 그렇게 생각 없이 계속 걸었던 것 같다. 나름 근처에 가게들이 많이 보여서 대충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와중에 아무 데나 가지 못하고 나름 깐깐하게 살펴보게 된 것 같다. 한 지하철역 기준으로 두 정거장 이상 지나쳤고 30분이 넘게 걸었던 것 같다. 골목길을 헤치면서 말이다. 그러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장소에 도착했다.

 

딱히 가게 간판을 본 것도 아니었다. 그냥 건물 입구에 작은 상호명이라고 해야하나. 그것이 보였다. 근데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여기 건물에 있는 직장인들이 그냥 식사용으로 자주 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여의도에서 첫 직장 생활을 보내면서 나름 경험으로 배운 느낌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유 없이 그냥 여기 맛있을 것 같았다. 가성비도 괜찮고 말이다. 그래서 그 건물로 들어섰고 몇 층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안내도라고 해야 하나. 그것을 살펴본 뒤에 지하에 있는 것을 알고 계단을 통해 내려갔다. 그렇게 여기 오징어와 불고기라는 가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당시엔 손님이 없었다. 근데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와중에 예약 손님 한 12명이 동시에 들어오셨고, 또 이 근처에서 야근을 하시는 것 같은 한 일행이 들어왔다. 순식간에 좀 사람이 많아져버렸다.

 

그런 것을 보고 그냥 여기 이유없이 맛있을 것 같았고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불고기와 오징어 하나씩을 주문하고 계란말이도 하나 주문했다. 근데 나중에 알았는데 계란말이가 별도 주문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도 안 나와서 여쭤보니 그 주문은 한 적이 없다고 하셨다. 아마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서 정신이 없으셨나 보다. 그래서 나오는 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여쭈었고 금방 해드린다고 하여 해달라고 요청드렸다. 사실 이렇게 되면 안 먹는 편인데 이날 좀 매콤해서 계란말이로 진정을 시키고 싶기도 했고 나름 담백하게 계란말이를 먹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상하게 계란말이를 자주 찾게 된단 말이지. 술집에 가도 그렇고. 대한민국인이 사랑하는 메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밑반찬은 딱히 없었고 심플했고 그렇게 찬 하나씩 맛보면서 메인 메뉴가 나오길 기다렸다.

그렇게 우리가 주문한 오징어와 불고기 메뉴가 나왔다. 바로 먹을 수는 없고 불을 킨 뒤에 적당히 먹을 수 있을 때즘 사장님이 말씀 주셨다. 아닌가. 우리가 이때쯤 먹어도 되냐고 여쭤봤나. 아무튼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예 날 것 상태로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여기 비주얼을 보고 그냥 빨리 먹고 싶었다. 딱히 배가 고팠던 상태도 아닌데 그냥 이 비주얼은 매콤해가지고 소스 쓱삭 덜어가지고 흰쌀밥 위에 올려서 먹으면 그냥 밥도둑 그 자체인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름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발걸음이 닿는 대로 향하는 것도 괜찮은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일단 이 메뉴는 점심 식사로도 좋고 저녁 술 한잔하기도 괜찮은 메뉴라 생각한다.

 

실제로 야근을 하는 와중에 잠시 저녁 식사를 하러 온 것 같은 옆 테이블에서 갑자기 술을 왜 더 시키냐는 말이 나오더라. 가볍게 반주 느낌으로 한병 나눠 드시는 것 같았는데 일행 중 누군가가 한병을 추가로 시키셔서 잔소리를 하시는 것 같았다. 그냥 이런 행동 자체가 여기 가게에 대해 평가를 해주는 것 같다. 맛없는 곳에선 이런 모습들이 나올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너무 매운 것도 아니고 그리고 물리는 단맛 베이스도 아니고 적당히 매콤하고 자극적이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양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나름 고기와 오징어 실하게 잘 들어가 있었다. 물론 가격 자체가 1인분 만원으로 저렴한 것은 아니겠다. 원래 직장인들이 몰려있는 곳 근처는 조금 저렴하긴 한데 여기도 여의도처럼 어느 정도 단가는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음식 자체는 그 값어치에 맞게 확실하게 나오는 것 같고. 오히려 요즘은 이런 게 좋다.

 

다시 군침이 도네. 지금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닌데 이 빨간 비주얼은 참 신기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냥 맛있어 보인다. 정말 이 근처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겠다. 떡도 나름 들어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떡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밥까지 먹고 그러면 나중에 포만감이 너무 많이 올라오더라. 근데 대부분 떡이 쫄깃쫄깃해서 잘 드시니까 여러모로 좋은 아이템 중 하나는 맞겠다. 그리고 저 적당히 절여졌다고 해야하나. 볶아졌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 양파도 은근 매력적이었다. 나중에 소스를 가득 머금었는데 적당히 양파에서 단맛이 나오면서 밥이랑 조합이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맛 중 하나다. 아무튼 그렇게 계속해서 먹었다. 같이 온 지인의 경우에도 나름 만족하면서 먹은 것 같다. 조금 맵다고 하긴 했는데 상추쌈이랑 해서 잘 먹었다. 나의 경우 상추쌈은 귀찮아서 안 먹고 밥 위에 올려서 열심히 먹었다.

그리고 뒤늦게 계란말이가 도착했다. 사실 처음에 같이 나와서 사진을 같이 찍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약간 아쉬웠다. 근데 늦게 나온 만큼 그 역할은 톡톡히 해내었다. 케찹 맛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약간의 매운맛을 중화시켜 주었다. 그리고 담백했다. 계란말이의 경우 솔직히 재료 대비 가격이 좀 비싼 편이긴 하지만 그 가격을 지불할 수 있을 만큼의 만족도는 충분히 주는 것 같다. 일단 집에서 이렇게 먹기 힘들기도 하지만 한입 크게 먹는 계란말이만의 매력이 있다. 나의 경우 비록 저녁에 먹어도 식사 스타일로 즐겼지만 진짜 이 근처 직장인들에게 점심이든 저녁이든 여기 오징어와 불고기 가게는 그 매력을 톡톡히 발산할 수 있는 그런 가게라 생각한다. 오랜만에 감칠맛 나게 매콤하게 저녁 식사 잘 즐겼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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