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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오는 지금, 삼계탕 생각이 난다

디프_ 2021. 3. 5. 18:32
들깨로 만든 신길동 호수 삼계탕

이제는 단골집 중 한 곳이 되어버린 신길동에 위치한 호수 삼계탕을 방문했다. 처음 딱 여기 왔을 때 든 생각은 첫째로 가격이 비싸다는 것과 두번째로는 고추장이 너무 맛있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지금도 여길 닭을 먹기 위해 오는 것인지 고추장을 구매하기 위해 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고추장은 별도 포장 판매를 하는데 작은 사이즈는 3천원, 큰 사이즈는 아마 6천원인가 그럴 것이다. 7천원인가? 아무튼 대충 이 가격이다. 처음 왔을 때는 큰 사이즈로 하나만 사갔다가 요즘은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해서 매번 두 통씩 집에 사가고 있다. 현재는 그 고추장이 아닌 다른 기성품 고추장은 웬만하면 안 먹게 되어버렸다. 

 

판매하는 메뉴는 하나고 가격은 1만 5천원이다. 집에서 배달로 시켜먹는 닭 한마리 값과 거의 비슷하다. 조금 더 저렴하고 볼 순 있는데 건강도를 따지자면 여기가 훨씬 좋겠다. 아무래도 기름에 튀긴 것과 이렇게 좋은 재료들과 함께 푹 고아낸 것은 다를테니까. 밑반찬으로는 오이, 고추, 고추장, 마늘, 깍두기가 나오는데 처음만 가져다주시고 나머지는 셀프다. 다른 가게들을 가면 셀프라고 적어두면 웬만하면 거의 이용하지 않는 편인데 여긴 최소 두번 이상은 왔다갔다 한다. 왜냐하면 고추장에 푹 찍어먹는 풋고추랑 오이가 너무 맛있어서! 어느 날은 오이가 더 당기는 날이 있고 어느 날은 풋고추가 더 당긴다. 이것도 나름 신기한 재미가 있다.

 

요즘은 워낙 선택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선택의 폭이 좁은, 핵심에 집중한 가게들이 좋다. 그리고 만족도도 이것저것 다양하게 메뉴를 판매하는 곳보다 이런 단일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 훨씬 높은 것 같다. 가끔 매번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밖에서도 자극적인 음식만 찾게 될 때 괜히 기운이 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뭔가 몸보신을 해줘야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럴 때 여기를 찾게 된다. 슬슬 봄이 다가오는 지금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싶다. 뭔가 겨울철 웅크렸던 몸의 기지개를 확 피는 느낌이랄까. 이런 뜨끈뜨끈하고 건강한 음식과 함께 말이다. 물론 나처럼 고추장을 팍팍 찍어먹으면 짜게 먹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여기 신길동 호수 삼계탕 포스팅은 여러번 해왔다. 두번 정도 했었나. 그때마다 내가 했던 말들은 비슷했다. 솔직히 일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렇게 방문하고 있지만 퀄리티는 항상 일정했다. 일단 단일 메뉴라 음식도 빨리 나오고 나름 회전율도 빨랐다.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찾아오지만 막 복잡하다거나 오래 기다렸다거나 그런 적은 없었다. 가게가 빨리 빨리 잘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도 맛도 일정하고! 안 좋아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일반 국물처럼 나오는 삼계탕과 다르게 여긴 들깨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보니 국물이 걸죽하고 맑지 않다.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으나 이 식감 덕분인지 괜히 더 건강해지는 것 같고 오랫동안 먹어도 뜨끈뜨끈하고 좋다.

 

그리고 살이 전혀 퍼지지 않고 찰기가 있어서 또 좋다. 뭔가 막 탱탱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너무 푹 고아서 살이 바스라지는 것이 아니라 뜯는 맛이 있다. 이 적당한 그 경계선이 딱 유지되어서 좋은 것 같다. 너무 퍼지면 먹는 재미가 없고 너무 찰지면 또 질겨서 먹기가 힘드니까 말이다. 이런 것들 때문에 오랜 시간 여기가 유지되는 것 같다. 그리고 중간 중간 물리지 않게 풋고추와 오이를 먹어주면 되니까 나름 궁합도 좋다. 비쥬얼적으로도 하얀색과 초록색으로 되어있어서 괜히 건강해지는 것 같고! 아무튼 그냥 여기 너무 좋다. 여태까지 살면서 한번도 모르다 이년전에 첫 방문하고 계속해서 찾고 있는데 매번 만족스럽다. 그치만 너무 많이 자주 먹으면 물릴 수 있으니 이제 좀 자제하면서 다녀야지.

 

오늘 날씨를 보면 정말 봄이다 봄. 이렇게 만연히 따뜻해지기 전에 방문했던 신길동 호수 삼계탕이지만 조만간 한번 더 가줘야겠다. 이한치한이라는 말보다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더 친근하지만 아직 그렇게까지 덥다고 말할 수 있는 계절은 아니니까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추운 것에도 약하긴 하지만 더운 것을 더 싫어하는 편이라 이열치열엔 잘 공감하지 못한다. 음료수나 과일은 무조건 차갑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얼음 필수고 뭐 그렇다. 오늘 소개드린 이 가게는 너무 유명해서 대부분 아실 것 같긴 한데 오랜만에 생각나신 분들은 가볼만 하실 것 같아 이렇게 포스팅 해봤다. 근데 내가 더 먹고 싶어지는 것은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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