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바지락 홍합 가득한 해물칼국수로 가을 맛있게 보내자

디프_ 2020. 10. 6. 20:54

오랜만에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던 바지락, 홍합 가득 해물칼국수


평소 1박 2일로 놀러갈 수 있는 곳들은 주말을 이용해 다녀왔다. 1박 자고 오는 것인데 회사 연차를 쓰기 아깝기도 하고 그냥 금요일, 토요일로 다녀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숙박비가 더 저렴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근데 최근 생긴 습관은 금요일 회사를 쉬고 금, 토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다. 뭐 정말 멀거나 아쉬운 곳은 목요일 일찍 퇴근하고 미리 출발하거나 하고! 이 루트의 단점은 딱히 없고 장점이 많다. 우선 오갈때 차가 막히지 않아 답답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도로 위에 오래 서있는 것을 매우 답답해 하는 성격이다.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그냥 그 자체가 싫다. 아마 내가 운전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또다른 장점은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 토요일엔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곳이 있긴 한데 대부분 루트가 나의 시작과 끝의 날짜가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적한 곳도 많다. 무엇보다 제일 좋은 점은 토요일 늦게까지 놀아도 다음날 집에서 푹자고 좋은 컨디션으로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심리적 만족감이 꽤나 충족스러웠고 그래서 요즘은 금, 토 여행을 추구하는 편이다. 이번 안동 여행도 동일했고 덕분에 이렇게 토요일 늦은 시간까지 여유를 부리고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앞서 여러 말을 길게 한 이유는, 카페에서 놀다가 급하게 근처 식당을 찾았다. 아침도 빵으로 대체하고 디저트를 먹은 상황이기 때문에 좀 실하게 먹고 서울로 돌아가고 싶었다. 운전을 몇시간 해야할지도 모르고! 그렇게 식당을 찾았는데 근처에 괜찮은 곳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근처라고 해봐야 걸어선 절대 못가고 한 20~30분 정도 운전해서 도착할 수 있었다. 이날 괜찮은 곳이라는 기준은 평점이라든가 후기가 아니었고 그냥 먹고 싶은 음식이라는 점 하나였다. 오랜만에 해물칼국수가 먹고 싶었고 리뷰 사진상에서 보이는 바지락 홍합 가득 비쥬얼이 나의 방문을 유도했다. 그렇게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문이 닫혀있었고 안에서 브레이크타임이라고 이따 문을 연다고 말씀을 주셨다. 시계를 보니 4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고 다른데 가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기다렸다. 그동안 주변을 산책했는데 이렇게 뒤에 댕댕이 두마리가 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멀리서 짖었지만 겁내하지 않았고 가까이 다가가니 만져달라고 애교를 부렸다. 그렇게 잠시 댕댕이들과 스킨쉽을 했고 정해진 시간에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여러 메뉴들이 판매되고 있었지만 메인은 가게 이름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듯이 명확해 주문이 어렵진 않았다. 가격도 안동 다른 가게들에서 느꼈던 것처럼 부담도 없었고. 2인분을 주문하고 추가로 해물파전도 하나 시켰다. 다이어트를 할땐 서브를 생각하면 안되지만 이날은 뭐 이따 또 운전도 해야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제대로 한번 먹고 싶었다. 그렇게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그동안 가게를 좀 살펴봤는데, 무항생제 프리미엄 한우만을 고집한다고 적혀있기도 하고 마늘과 고추가루는 100% 국내산을 사용한다고 한다. 잔반 재활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말인데 안 지키는 가게를 여럿봐서 차라리 이렇게 명시해주니 괜히 더 신뢰가 갔다. 그렇게 손도 씻고 핸드폰도 보다가 음식이 나왔다.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그렇다고 바로 나온 것도 아니었지만! 아 그리고 내가 앉은 테이블 바로 뒤에 TV가 있어서 사람들이 없었지 맞은편 좌식 쪽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브레이크타임이 끝나자마자 차를 타고 오지 않으면 오기 힘든 이 곳이 사람들로 차는 것을 보면 이 지역에서 확실히 인기가 있긴 있나보다.



면은 나중에 바지락 & 홍합 실컷 먹은 다음에 그 우러난 육수에 삶아먹을 수 있도록 따로 나왔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이렇게 따로 나오는 것을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먹는지 여쭤보기도 하고. 워낙 오랜만에 이런 메뉴를 먹다 보니 낯설어 했나 보다. 뭐 약간 기분이 들뜬 것도 있겠고! 펄펄 끓는 육수 위에서 조개류를 하나하나씩 집어먹었다. 초장은 없었지만 와사비 간장에 하나하나 찍어먹을 수 있었고 뭐 그냥 먹어도 짭조름하니 괜찮았다. 다만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양이라 조금 허탈했다. 처음에 왜 껍질을 담을 수 있는 통이 두통이나 있지 싶었는데 하나는 먹고 빈 껍찔을 담고 나머지 하나는 못 먹었지만 면은 삶기 위해 덜어내는 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둘이서 다 해치울 수 없는 양을 주시나보다. 아니면 다른 손님들은 나온 것들을 다 먹고 두개의 통 모두를 꽉 채우는데 우리만 이렇게 활용한 것일수도 있겠고! 아무튼 둘이 먹기엔 정말 먹어도 먹어도 너무 많았다. 내가 해물파전을 먹지 않았어도 다 못 먹었을 것이다.



국물이 정말 뽀얗다. 그리고 다 아시겠지만 정말 시원하고 맛있다. 어른들이 뜨거운 것 한입 먹고 소리내는 '~으어' 소리가 절로 나오는 맛이다. 우선 비쥬얼도 훌륭하기도 하고! 요즘 갑작스럽게 날이 추워지면서 이게 가을인지 겨울 초입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 겨울 초입은 무리인가. 아무튼 외투는 정말 필수인 시기가 되었다. 원래 셔츠 하나만 입고 다니는데 아침과 밤에는 정말 춥더라. 이 따뜻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요즘이다. 이때만해도 낮에는 더워서 그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래서 이번 주말을 활용하여 뜨끈뜨끈한 국물 하나 먹으러 갈 예정이다. 거기도 포스팅 해야지! 아무튼 그렇게 조개류를 즐기고 있는 동안 곁들임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훌륭한 해물파전이 나왔다. 통통한 오징어 다리가 한가득이다. 오징어 맞나? 맞겠지! 뭐를 보고도 잘 모르는 편이다. 아래 부분이 뜨거운 불판 위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져서 바삭해서 식감이 좋았다. 양념 간장에 찍어먹었고 두텁고 크기도 큰 편이라 잘못 시켰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맛있기도 하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볼 순 없기에 계속해서 먹으려고 노력했다.



이때도 알긴 했는데 지금 다시 봐도 여기 정말 비쥬얼 좋네. 솔직히 파전은 조금 비싸다고 하면 비싸다고 볼 수 있는데 칼국수 라인은 저렴했기에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나야 원래 국물류를 그렇게 안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메뉴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여기 방문하면 탑티어로 꼽지 않을까 싶다. 우선 양이 혜자고 맛도 별도로 조미료로 맛을 내는 종류가 아니라 차별화는 없을 수 있지만 맛이 없긴 힘들겠고! 안동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나름 좋게 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뭐 이번 여행을 계기로 다음에 한번 더 올 생각을 하긴 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날은 마지막이었으니! 요즘은 이렇게 급 찾아서 방문하는 곳들이 오히려 성공률이 높다. 찾아서 간 곳은 실망하기도 하고! 서울에서 특히 그러고 있다. 위 사진은 먹어도 먹어도 조개들이 줄지 않아 채워진 빈 통과 함께 찍어본 사진이다. 양 정말 많지 않나? 아니면 다른 가게들도 이런데 내가 오랜만에 먹어서 모르는 것인가? 사실 이 메뉴를 밖에서 잘 안 사먹긴 했다. 앞서 말했듯이 국물류를 잘 안 좋아하기 때문에! 면도 그렇고. 고기만 유독 좋아한다. 닭, 돼지! 소는 딱히!



바지락 홍합 남은 것들을 새 빈 통에 덜어두었고 해물칼국수 면발을 투하했다. 그냥 국물만 먹어도 맛있는데 밀가루가 투입되어 적당히 농도가 진해지는 국물 맛이 기대가 됐다. 나는 이렇게 변해가는 과정을 좋아하는데 처음 그대로 맑은 국물만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미리 국물을 어느정도 국자로 덜어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난 농도 진한게 좋던데! 이미 맑은 스타일은 그전에 충분히 즐길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면이 다시 뜨겁게 삶아지는 동안 잠시 잊었던 해물파전을 집었다.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고 괜찮았다. 워낙 두께가 좀 있는 편이라 쉽게 식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막 피자처럼 두꺼운 것은 아니고. 내용물도 괜찮았다. 그리고 저 고추가 한두개씩 섞여있는데 먹으면 상당히 매콤했다. 매콤하기보단 매운 편이다. 그래서 피해 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이 메뉴들이 워낙 좀 심심한 편이라 나는 그냥 함께 먹었다.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고 파들의 식감이 좋아서 괜찮았다. 안동의 맵기 레벨이 개인적으로 나와 딱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어딜가든 다른 곳들보다 더 맛있게 잘 즐긴 것 같기도 하고.



칼국수 면발이 삶아지면서 풀어지고 있다. 이거 그냥 비쥬얼적으로도 다 익었나 안 익었나 보는 방법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처럼 그냥 전문적인 지식 없이 먹고 보는 사람들에겐 그냥 한줄 꺼내서 직접 먹어보는 것이 최고다. 딱 처음 먹었을 때 안쪽이 살짝 덜 익긴 했지만 국물 온도에 알아서 익을 정도의 수준이라 그냥 먹기 시작했다. 라면도 좀 꼬들거릴때 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괜찮았다. 마지막 마무리인 이때에 별다른 재료나 그런 것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기본만으로도 충분했고 이전에 워낙 배부르게 먹었기 때문에 사실 더 있어도 오히려 과유불급 느낌이었다. 그래서 괜찮았다. 아무래도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다시 든 생각인데 그냥 전체적으로 다 내 스타일이어서, 나랑 이래저래 궁합이 잘 맞아서 더 좋은 기억과 맛을 느끼고 온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좋았던 국내여행이었다. 뭐 놀러가는 것은 어디든 다 좋긴 했지만 그냥 안동은 조금 더 특별했던 것 같다. 사람들도 너무 친절하시고 분위기도 좋고 좋았다. 그래서 주변에 정말 추천하고 싶다. 물론 그로 인해 사람이 많아지면 또 싫은 점도 생기겠지만 내가 그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니까 걱정할 필욘 없겠다. 



밥은 도저히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사장님께서도 이를 알고 계시듯이 밥그릇에 밥을 처음부터 굉장히 조금 담아주셨다. 근데 딱 그걸 보고 '아 이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을 만들어서 먹겠구나!' 싶었다. 그만큼 양이 적었다. 근데 이때 나는 국물을 덜어내고 졸여서 죽을 만들 여유는 없었고 너무 배가 부르지만 한입이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이렇게 국물에 말아서 한입, 두입 정도 먹었다. 나름 밥이 들어가니 또 들어갈 것 같았지만 이때만해도 너무 헤비했고 그렇게 수저를 내려놨던 것 같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수족관(?)에 보관된 사진을 하나 찍어봤다. 원래 이렇게 수족관인지 어항인지 놓인 가게들을 들어오면 그 바다 냄새라고 해야하나. 비린 향이 올라오곤 하는데 여긴 그러지 않아 좋았다. 신기했다. 안동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먹은 마지막 식사, 너무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고 좋은 시간이었다. 다음에 여행을 또 오면 다른 메뉴가 먹고 싶어 올지 안 올지 모르겠지만 정말 괜찮은 곳이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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