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즉석 떡볶이 국물 쫄쫄 쫄여서 삶은 계란 슥삭슥삭~

디프_ 2020. 9. 27. 18:44

군만두, 삶은 계란 짭조름하게 으깨먹는 즉석 떡볶이


제일 좋아하는 집은 따로 있지만 거긴 웨이팅도 있고 편하게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물론 가깝긴 한데 그냥 차를 못 가져가니까 진짜 나가기 귀찮은 날에는 안 가게 된다. 그에 대한 대체 가게를 찾지 못했고 항상 배달을 시켜먹었던 것 같다. 근데 몇번 지나치다가 항상 사람이 많은 가게를 발견했었고 그렇게 몇번 방문을 해서 직접 먹어봤다. 실제로 매번 만족스러웠고 나름 서브 집을 찾아뒀다는 마음으로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가게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전에도 포스팅을 한 것 같은 기억이 있긴 한데 잘 모르겠다. 여기는 정말 마음을 편하게 오기 때문에 사진도 잘 안 찍게 되더라. 오늘 포스팅은 막 찾아서 가야한다는 느낌이라기보단 그냥 이 메뉴를 이렇게도 먹을 수 있구나 정도의 느낌으로 봐주시면 되겠다. 근데 뭐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다.



이 가게의 경우 가족 단위로 운영을 하고 계신 것 같았다. 사장님께서 조리를 하시고 자제 분들이 서빙을 담당하는 그런 느낌? 정확하진 않는데 아무튼 그랬다. 그만큼 분위기가 편했고 뭔가 상업적인 곳들보다 괜히 더 신뢰가 갔다. 내 편견이다. 아무튼 그냥 자연스러운 분위기들이 좋았다. 여기가 번화가도 아니고 동네에서 운영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막 딱딱한 느낌도 들지 않고 그냥 그런 것들이 좋았다. 메뉴 역시 심플했고 돈가스나 크림이 섞인 것이 아닌 그냥 즉석 떡볶이 2인분만 주문했다. 가격 역시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고 여기에 야끼 만두 3개 짜리를 추가했다. 계란은 처음부터 들어있었다. 인원수에 맞춰 나오나. 메뉴에도 없네. 지금 알았다. 맛 역시 초딩맛, 중딩맛, 고딩맛으로 세분화 되어있었는데 항상 오면 무슨 맛 먹었는지 헷갈린다. 신라면 정도의 맵기면 되는데 그게 아마 중딩맛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항상 어느 가게를 가든 맵기 조절을 할때 신라면을 예로 드는 편이다. 그정도의 매콤함을 제일 선호한다. 그것보다 매우면 아예 먹지를 못하고 고통 받는 기분이다.



즉떡의 경우 나오자마자 바로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근데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먹는 사람은 많다. 그래도 아마 면이 익기 시작할 때부터 먹는 사람이 가장 많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그때 면부터 공략하고 불의 세기를 가장 강하게 냅둔 상태로 쫄쫄 쫄여서 먹는 편이다. 이때도 먼저 면을 풀어주고 끓기를 기다렸다. 딱 상태를 보면 물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물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때는 간이 조금 약한 편인데 계속해서 강하게 끓이면서 간이 짭조름하게 강해지는 편이다. 그리고 그 상태를 좋아한다. 그래야 계란 안에 양념도 잘 스며드는 것 같고 군만두 역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사실 처음부터 군만두가 안에 넣어져 나오는 가게들도 있는데 요즘은 이렇게 따로 튀겨져서 나오는 곳들도 많은 것 같다. 최근 가본 두군데가 다 그랬다. 그래서 하나는 이렇게 같이 끓여보고 다른 하나는 그냥 그 상태로 바삭하게 즐겨봤다.



같이 끓인다고 했는데 겉 튀김 껍질 부분이 다 풀려서 흩어질까봐 다급하게 뺐다. 내부에는 그냥 일반적인 당면만 들어있었고 아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특별한 그런 맛 없이 그냥 튀김이라는 메리트로 맛을 살려서 먹었고 면과 떡, 어묵 등이 일단 다 익기는 익은 것 같아 한 젓가락 떠봤다. 근데 빛깔을 보면 아시겠지만 뭔가 양념이 전혀 스며들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사진에는 없지만 먹기 전에 국물을 다시 위로 몇 숟가락 떠서 간을 맞춰 먹긴 했는데 그래도 부족했다. 즉석 떡볶이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핸 더 쫄쫄 쫄아야했다. 실제로 이때 막 먹었을때는 그렇게 맛있다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속으로 혼자 '오랜만에 먹은 것에 비해 맛이 좀 아쉽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나중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별다른 간을 하진 않았고 그냥 아까 흥건하다고 표현하긴 뭐하지만 그렇게 느껴졌던 국물이 많이 쫄아서 높이 중간 정도가 오니 딱 괜찮았다. 짭조름하게 맛있었고 떡이나 면 등에서도 그 맛이 더 잘 살아났다. 아 그리고 물 높이는 내가 건져먹어서 무게가 줄어들어 낮아진 것도 포함이다.



딱 이 떡을 들고 있는 이 상태가 최고로 맛있을 때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처음부터 이 상태로 나오면 더 빨리,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까! 그리 사장님 역시 처음에 면이 뿔기 전에 그 상태로 가볍게 즐기다가 점점 깊어지는 맛을 의도하신 것일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개인적으로 저 상태에서 먹는 것을 최고로 뽑는다. 어느 가게를 가든 동일하다. 그리고 처음 접시에 뜬 비쥬얼보다 지금 더 붉어져서 훨씬 맛있게 보인다. 실제로 더 맛있기도 하고. 이때부터는 그냥 국물을 추가로 같이 먹지 않아도 양념이 잘 스며들어서 감칠맛도 돌고 적당히 매콤하고 간도 딱 맞고 좋다. 그리고 그냥 중간 중간 숟가락으로 국물을 직접 떠먹어도 좋다. 내가 매운 것은 그렇게 잘 못 먹어도 단짠에는 강하고 좋아하는 편이라 잘 즐긴 것 같다. 물론 입맛은 개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짜게 느껴질 수 있겠다. 그리고 이때 마지막 남은 군만두를 같이 먹은 것 같다. 그리고 필살기 중 하나인 계란을 으깨 먹었다. 처음엔 다른 것들을 즐긴다고 잊고 있었는데 슬슬 배가 부를 때쯤 눈에 딱 들어왔다. 얘는 반으로 쪼개거나 아니면 아주 잘게 숟가락으로 쪼개서 국물과 함께 먹으면 부드럽고 고소하고 맛있다. 간혹 배도 부르고 밥을 먹어야해서 계란을 안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꼭 먹어보길 추천드린다. 포만감은 오지만 밥과는 또 다른 즐거운 맛이다.



평소 서브 메뉴로 잘 먹던 감자튀김도 안 먹고 즉석 떡볶이 단일 메뉴만 실컷 먹은 날이다. 즉 단짠 조합 중에 짜진 않았지만 어쨌든 짠만 공략한 날이라 달달한 디저트로 마무리를 해줘야했다. 소화도 시킬겸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왔고 거기서 스콘이었나 괜찮아 보이는 메뉴가 있어 하나 주문해서 평소 즐겨 마시는 음료와 함께 먹었다. 맛있었다. 그리고 양이 많지 않아 딱 좋았다. 두개 시켰으면 배 터지겠지. 그리고 너무 많이 시키면 오히려 맛이 반감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냥 이정도가 딱 좋았다. 요즘 날씨가 정말 가을 날씨다. 밤에 옷을 얇게 입으면 좀 춥긴 하지만 시원하고 공기도 맑고 딱 좋은 때다. 이때 실컷 밖으로 나와줘야 한다. 곧 겨울이 오기 때문에 정말 짧은 황금기다. 뭐 요즘 근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집에만 있지 말고 바람을 좀 쐬어주도록 하자.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있던데 정말 조심해야겠다. 내가 요즘 그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평소에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즐거운 것들을 보고 경험할 생각이다.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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