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삼겹살 드라이 에이징 해서 먹어보셨나요?

디프_ 2020. 8. 26. 19:30

드라이 에이징(숙성) 삼겹살 먹어봤어요


오늘은 조금 색다르게 고기를 먹어본 후기를 작성하고자 한다. 이 가게는 지나가다 몇번 본 적이 있는 곳이다. 근데 간판이 너무 투박하게 되어있어서 그냥 세련미가 잘 안 느껴져서 별로 입장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다. 실제로 그냥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지나친 경우는 많은데 이 근처에 있는 차돌박이 집을 주로 갔던 것 같다. 여긴 정말 안 들어가봤다. 근데 아는 형이 자기가 아는 맛집이 있다고 한번 가보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바로 여기 특삼겹집이었다. 여태까지 한번도 안 들어가봤는데 이 형이 너무 극찬을 해서 한번 먹어보자 싶었다. 근데 이미 테이블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고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일하시는 분들이 고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구워주시기 때문에 손님 입장에선 매우 편했다. 가격 역시도 개인적으로 나쁘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런 서비스에 특색이라면 충분히 인기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그러고 있었다. 한번 가본 뒤로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분 좋게 오늘 후기글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삼겹살 그리고 쪽갈비살, 맥주 등등 이것저것 주문하여 총 7만 6천원이 나왔다. 2인 기준으로 많이 나왔다고 볼 수 있는데 전적으로 고기값이 비싼 것이 아니라 일단 맥주를 많이 마셨고, 계란찜, 밥 등 정말 이것저것 많이 시켰다. 그렇다고 하여 저렴하다고 볼 순 없는데 정말 별거 다 시키긴 했다. 원래 한 식당에 들어가면 길어야 한 시간 이내로 먹고 나오는 편인데 이날은 수다도 떤다고 2시간 정도 머무른 것 같다. 이 형을 거의 일년만에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할 말이 많았다. 그리고 어느새 이 형도 술이 많이 늘었더라. 맥주 4병 마셨다 치면 혼자 세병을 다 먹고 난 한병만 마셨다. 소주를 마시다보니 술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렇게 밑반찬들과 싱싱한 고기가 나왔다. 그리고 신기하게 레몬 소금이었나 하얀 소금도 같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고기는 소금과 찍어먹는 것을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알맞게 구워주셨고 이렇게 바로 먹으면 됐다. 간편했다. 그동안 이 형과 수다를 떨었는데 사실 고기를 구워주시는 분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수다를 떨 순 없었다. 뭐 나만 이런 것들 신경 쓰겠지만.. 고기가 두껍다보니 다 굽기까지 시간이 어느정도 걸렸다. 대충 10분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은데 시간은 잘 모르겠다. 체감상 그렇게 느낀 것이지 더 오래 걸렸을 수도 있겠다. 아 그리고 이 가게만의 특색인 드라이 에이징! 이 표현을 써서 나도 이렇게 써본 것인데 그냥 쉽게 말해 숙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냥 고기를 바로 생으로 내어주시는 것이 아니라 3개월 정도 숙성을 시키신다고 한다. 그리고 뭐 단골 손님들이 오면 6개월 이상을 내어주시기도 한다고. 이 형 덕분에 이날 6개월 이상 숙성된 것을 먹어봤는데 별미긴 별미였다. 근데 오히려 안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비계 부위가 워낙 많아서! 그래서 판매용으론 부적합하다고.. 근데 개인적으로 괜찮았다. 너무 부드러워서 신기했다.



삼겹살 그리고 갈비쪽살이 다 익어가기 시작했다. 사실 고기는 뼈에 붙어있는 부위가 제일 맛있다고 갈비쪽살이 더 기대가 됐다. 근데 더 나중에 익어서 먼저 대중적인 부위부터 먹어보기 시작했다. 먹는 팁을 전수해줬는데 그냥 아무것도 찍지 말고 소금만 살짝 찍어서 먹어보라고 말해줘서 그렇게 먹었다. 확실히 여기 맛있는 가게는 맞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진짜 과장을 더해 소고기처럼 부드럽게 넘어갔다. 그렇다고 하여 그 특유의 씹는 맛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딱 적절하달까. 맛있었다. 무엇보다 소금이랑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기름 소금도 아니고 생 소금! 아 저거 레몬 소금이 아니라 히말라야 소금이었나. 갑자기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여기 파김치도 맛있다고 하여 파김치랑도 같이 먹고 마늘이랑도 먹고 전체적으로 모든 조합들이 괜찮았다. 역시 인기있는 가게들은 이유가 있다.



1차전 메뉴가 다 구워졌고 이제 본격적으로 수다를 떨면서 맥주도 한잔씩 하면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일년만의 대화를 시작한터라 먹었는지 대화를 나눴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먹는 것에 더 집중한 것 같기도 하고 후에 2차로 편의점 앞에서 맥주 한잔 마시길 잘했다. 솔직히 초반엔 먹는 것에 너무 집중해버렸다. 그리고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드라이 에이징 비결인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도 딱딱하게 굳지 않았다. 원래 불판 위에서 굽는 것이라 겉에 튀겨진 것처럼 바삭바삭해져서 나중엔 눅눅하거나 좀 딱딱해지는데 여긴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다른 가게들과 다른 식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기했고 괜찮았다. 너무 칭찬만 하면 광고라는 댓글들이 간혹 달리는데 나의 경우 온전히 100% 후기글을 작성하고 있다. 사실 티스토리에 광고 요청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수다를 떠느라 어느 부위는 나중에 먹기도 했는데 그때도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어서 놀랐다. 원래 버섯이나 마늘 등에 손이 자주 가는 편인데 이날은 고기에만 온전히 집중했던 것 같다. 가끔 먹어주긴 했지만!



2차전 시작! 계란찜과 볶음밥이 나왔고 단골 손님들에게만 내어준다는, 비계가 많은 숙성 기간이 꽤 길어 판매상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목살인지 삼겹살 부위인지 잘 기억이 안나는 고기 1인분이 나왔다. 아마 이게 목살이었나? 형이랑 사장님이랑 이야기를 하고 난 잠시 딴짓을 하고 있어서 기억이 안난다. 비쥬얼을 보면 삼겹살이 맞는데 대화는 아니었는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딱 누군가 이 사진을 보고 판매용으로 구매하면 비계가 너무 많아 바로 환불각 날라올 것 같은 비쥬얼이다. 사장님께서 이를 알고 계시고 그냥 단골분들 오시면 이렇게 내어주지 판매하진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근데 이 형은 이게 진짜 별미라고 꼭 오는 사람들마다 이걸 먹어보는 것을 추천했다. 나도 솔직히 비계가 많아 사장님께서 다음날 속이 안 좋을 수 있다고 말씀하셔서 걱정하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다음날 속에 문제가 없었다. 이 형도 그랬고. 나도 막 벌써 중독된 것은 아니지만 그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별미긴 별미였다. 그리고 여기 아니면 언제 어디서 이런 부위를 맛 보겠나. 굽는 방법도 나름 어려워서 사장님께서 해주지 않고서야 먹기 힘들 것 같다. 내가 구우면 그냥 안에 익지도 않고 기름기가 많아 겉만 다 태워버릴 것 같다.



같이 나온 볶음밥도 형이 이게 아니라 다른 것을 먹으면 더 맛있는데 그게 오늘 다 나갔다고 하여 못 먹어서 아쉽다고 했다. 근데 괜찮았다. 사장님이 나를 기억하실진 모르겠으나 다음에 또 오겠다 하였고 실제로도 그럴 생각이다. 그만큼 친절하시고 여기 맛이나 퀄리티도 괜찮았다. 그리고 이날은 무리해서 이것저것 많이 먹은 것이지 둘이서 오면 나름 합리적으로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다시 이 숙성 기간을 오래 걸친 고기 후기를 말하자면 일단 다 구워지고 보니 비쥬얼상으론 비계가 많았는지 잘 모르겠다. 일반 다른 먹던 것들과 생김새가 비슷했다. 결도 살아있고. 그리고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딱 겉바속촉이었다. 겉은 튀긴 것처럼 바삭한데 속은 치즈처럼 부드러웠다. 이 식감이 진짜 별미였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으나 나에게 극호였고 맛있었다. 형이 먹기 전에 치즈를 생각하면 된다고 했는데 한입 먹자마자 딱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갔다. 아마 내가 다음에 오면 사장님께서 날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못 먹겠지만 나 말고 새로 온 사람이 있으면 꼭 먹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었다. 돼지에서 이런 맛과 식감이 날 줄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괜찮았고 정말 오랜만에 수다도 떨고 포식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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