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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명란 비빔밥 정식과 부타동 정식 정갈해요

디프_ 2020. 8. 24. 19:00

소봉식당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 정식, 부타동 정식


오늘은 평소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가게를 처음 들어가봤다. 딱히 여기서 갈만한 곳이 없기도 했고 그냥 메뉴판을 봤는데 딱 깔끔하고 괜찮을 것 같았다. 고양 스타필드에 갔을 때 들렸던 소봉식당이라는 곳으로 인기는 꽤 많았다. 사실 여기에 먹을 것들이 푸드코트식으로 있긴 하지만 한정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을만 했다. 애초에 입점할때 어느정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들어왔기도 했겠고. 지금 검색해보니 뭐 제주도가 1호점인가?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연관검색어로 제주도가 뜬다. 거기서부터 왔으면 더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가격을 저렴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한끼 정갈하게 먹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방문 의사가 있으나 워낙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언제쯤 우선순위가 올라올지 모르겠다. 당분간 고양 스타필드도 안갈 예정이기도 하고!



밖에서 나를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던 메뉴판의 모습. 설명도 심플하게 딱 잘 되어있어서 지나가면서 보기 좋았다. 바로 옆에 터키 식당이었나 인도 식당이었나. 아무튼 뭔가 있었는데 거기 메뉴판은 뭔가 구미가 확 당기지 않았다. 뭐 그냥 내가 그날 입맛이 안 당겨서 일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들어가기 전 상을 치울 동안 잠시 5분 정도 대기가 있었다. 그동안 먹을 메뉴를 정했고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 정식 하나와 부타동 정식 하나를 주문하기로 했다. 정식이라는 의미는 밑반찬부터 국, 식전까지 깔끔하게 다 나온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괜찮겠다 싶었다. 이렇게 메뉴 두개하여 딱 3만원이 나왔다. 하나당 1만 5천원! 솔직히 저렴하다고 볼 순 없겠다. 어떤 퀄리티의 재료를 쓰는진 모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 그리고 정식 메뉴 구성은 주문하는 것에 따라 일부 변경이 될 수 있으며 장국을 제외한 반찬은 리필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연어 회가 2점씩 나오던데 이거 리필하는 사람도 많이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메뉴판에 저런 설명을 처음부터 적어둔 것 같고!



바빠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주문 후 메뉴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러는 동안 가게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했는데, 소봉식당 소개를 조금 더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일본 2대 조리학교인 동경 핫토리 조리전문학교 출신의 정통 일식 쉐프인 김소봉의 식당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름이 이랬구나. 정성으로 일본 가정식을 선보인다고 한다. 아 일본 가정식이었구나. 일본 가정식하면 사실 오키나와 어느 섬에서 먹었던 메뉴가 생각난다. 구글 평점도 좋고 위치도 이색적이라 꼭 가보고 싶었고 예약을 한 뒤에 방문했다. 근데 먹으려던 것은 품절되었고 다른 메뉴를 여차저차 주문했는데 정말 별로여도 너무 별로였다. 다른 사람들도 제대로 먹는 사람이 없었고 다들 실망했다. 잘못 찾아온 기분이 들었는데 메인 인기메뉴를 못 먹어봤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없었다. 어차피 이제 살면서 다시 방문하기 힘들겠지만 아무튼 딱 그때가 생각나고 굳이 좋았던 기억은 아니다.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도 컸다.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 정식이 먼저 나오기 전에 부타동이 먼저 나왔다. 내가 주문한 메뉴였다. 요즘은 이상하게 이렇게 양념된 돼지고기가 좋다. 솔직히 부타동은 많이 안 먹어봐서 이게 무슨 맛인지 잘 모르는데 그냥 양념이 부족하지 않게 여유있게만 나오길 바랬다. 그 자극적인 소스 맛이라도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한입 크게 먹어봤는데 와 딱 내가 원하던 스타일이었다. 제육볶음과 같은 자극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조금더 깔끔하달까. 간장 베이스인 것 같은데 물을 찾을 만큼의 간은 아니었고 나에게 딱 좋았다. 정말 밥도둑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고 정신 없게 먹었던 것 같다. 근데 양이 많은 편은 아니다. 혼자 먹기에 딱 배부를 정도의 양이고 둘이서 나눠먹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약간 차가운 호박죽으로 입가심을 하고 연어도 하나 먹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는데 금방 사라졌다. 연어에 올려 먹으라고 나온 와사비 같은데 삼겹살과도 매우 잘 어울리는 소스 중 하나기 때문에 이렇게 와사비도 올려먹었다. 딱 깔끔하고 좋았다. 평소 국을 잘 먹는 편이 아니라 장국은 손을 대지 않았지만 다른 생선이 들어간 하얀색 베이스의 깔끔한 국물이 같이 나오면 어떨까 싶었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메뉴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일본식 덮밥 요리의 경우 한국식처럼 막 재료들을 비비고 섞어서 먹진 않는다. 그냥 위에부터 아래 밥까지 떠먹는 느낌이 강하다. 흡사 티라미슈 케이크를 먹을 때처럼! 근데 내가 이날 주문한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 정식의 경우 이름부터 비빔밥이 적혀있어서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하나씩 재료를 포개서 먹는 것이 아니라 부셔서 섞어먹는 것이 맞았나? 주문할 당시에 이름을 주의깊게 보지 않아 몰랐는데 원래 비벼 먹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름을 저렇게 정하지 않았을테니! 괜히 잘 먹고 있는 사람한테 그렇게 먹는 거 아니라고 잔소리만 하게된 것 같다. 나만 알고 있어야지.. 계란을 안 먹기 때문에 내가 한덩이 가져와서 한입에 넣어 해치웠다. 그리고 비비는 모습과 소리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마요네즈가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자칫 느끼해질 수 있고 이런 음식은 항상 보면 저렇게 명란이 조금만 있더라.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 비벼진 모습이다. 갑자기 정말 모습이라고 표현해야하나. 비쥬얼이 초라해졌다. 고추장이 들어가 붉은색 베이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허여멀건해서 뭔가 처음 나오자마자의 모습이 괜히 더 식욕을 불러일으킨다. 이건 아무맛도 안 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나름 알차게 재료 이것저것 올려서 한입 먹어봤다. 맛있었다. 사이사이 저 명란이 돌아다니면서 그 특유의 짭쪼름함을 살려주었고 식감도 재밌게 만들어줬다. 여기 소봉식당 시그니처 메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충분히 자랑할만한 수준이었고 또 찾아올만 했다. 근데 솔직히 내가 주문한 부타동만한 자극도가 있진 않았다. 건강한 맛 느낌이 조금 더 강했다. 그래도 그나마 짭쪼름해서 계속 손이 가긴 했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또 먹을만한 것 같긴 한데 언제 또올지 모를 것 같은 느낌이랄까. 책임은 못 지겠다. 그렇게 배부르게 두 메뉴를 다 먹고 오렌지로 식후를 마무리 했다. 요즘 과일의 필요성을 느낀다.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건강도 챙겨야할 것 같고. 푸릇푸릇한 재료들을 좀 먹어야 하는데 항상 튀긴 것, 기름진 것들만 먹으니 밖에서라도 이런 메뉴들을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건강함 기준으로 따지자면 여기 가게 괜찮았다. 깔끔, 정갈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 또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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