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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낙지 여름철 보양식 원기회복에 괜찮을까?

디프_ 2020. 8. 17. 12:01

물릴 수 있는 산낙지 마무리는 시원한 해물라면으로!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오는 것 같다. 확실히 더워졌다. 그래도 습한 것보다는 개인적으로 더 나은 것 같다. 습한 날씨가 지속됐을 때는 옷 관리도 힘들고 뭔가 꿉꿉하고 산책하면 그 땀도 아니고 사우나에 온 것 같은 느낌들이 굉장히 싫었다. 그래도 지금은 바람만 부는 곳에 있으면 선선한 날씨가 느껴지니 그나마 다행이다. 올 여름은 딱 한 여름 시기에 비가 계속해서 내려서 상대적으로 덜 덥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7월 바깥도 덥긴 더웠다. 이곳 역시 그랬다. 야외 스타일로 운영하는 가게라 에어컨 없어 선풍기 앞에서 불판 위에 이것저것 구워먹었었는데 바람이 불어오긴 해도 덥긴 더웠다. 더군다나 술을 마시면 열이 올라오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어제 장어구이 포스팅을 하고 오늘은 불 필요없이 먹는 여름철 보양식 메뉴이니 그나마 먹긴 편했다.



산낙지 말고 장어 관련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어제 올린 내용을 보시면 되겠다. 둘을 나눈 이유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내가 힘들고 보시는 분들도 힘들 것 같아서다. 사실 내 내용 자체도 긴 편이라 읽으시는 분들도 많이 없는데 더 길어지면 아마 더 없어질 것 같다. 그래도 기본적인 구성을 말씀드리자면, 위 사진처럼 밑반찬이 나왔고 우리가 주문한 메인 메뉴들의 비쥬얼은 위와 같다. 새우는 원래 껍질만 발라서 먹을 수 있도록 삶아져서 나온 것 같은데 그냥 한번 더 구워봤다. 뭔가 위생이 살짝 걱정되기도 했고 구워먹는 것을 더 좋아해서 불판 위에 올려봤다. 근데 막상 껍질까기가 귀찮아서 난 먹진 않았다. 그리고 계속 아까부터 접시 위에서 탈출(?)을 시도하던 원기회복으로 유명한 음식을 먹으려 젓가락을 들었다. 누군가에겐 오늘 포스팅이 불편할 수 있겠다. 나 역시 불편하진 않아도 어려워하는 사람 중 한명이기 때문에 이해한다.



어려워한다고 말한 이유는 그냥 평소 잘 안 먹는 여름철 보양식 음식이다. 일단 먹기도 어렵고 내가 사는 서울에서 어딜 가야 싱싱하게 먹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오징어회는 종종 보여도 이 메뉴는 잘 안 보이던데. 그리고 잘 보인다고 하더라도 맛을 모르고 술도 즐길 줄 모르는 내가 자주 찾을 음식은 아닌 것 같다. 그나마 육회나 초밥 이런 것들은 잘 먹는데 일단 자꾸 뭔가 움직이고 입안에서 불편한 이 음식은 내 스타일이 아니긴 하다. 근데 이날 먹은 이유는 이색적인 장소기도 하고 이렇게 여행와서 아니면 평소에 워낙 안 먹기 때문에 몸 생각도 할겸 먹어본 것이었다. 실제로 어디서 봤었는데 소들에게 낙지를 먹여서 뭐 기운을 나게 한다고 하더라. 근데 사람이 먹는 양으로도 그렇게 체력적으로 뭔가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기본으로 먹기엔 너무 어려웠고 같이 나온 소금장에 푹 담가서 먹어봤다. 솔직히 이렇게 소금 짠맛과 함께 먹어야 그나마 먹을만 했다. 나에겐!



솔직히 이 원기회복에 좋은 여름철 보양식 산낙지 먹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을 찍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새우처럼 삶아서 먹고 구워먹기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닌가? 생각해보니 쭈삼처럼 구워먹기도 하는구나. 불판 위에 한번 올려볼걸 그랬나. 근데 장어구이 먹기도 바빠서 그럴 정신은 없었던 것 같다. 가격은 두 메인 메뉴에 맥주 한병 포함 총 7만 4천원이 나왔는데 그나마 이런 부산 지역에 와서 저렴했던 것이지 서울이나 다른 일반적인 식당에서 먹었으면 아마 더 높은 가격이 나왔을 것 같다. 특히 여의도 포차 이런 곳들이면 더 나오지 않았을까? 그런 곳들을 잘 가보지 않아 가격이 얼마가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여의도 포차가서 국수랑 뭐 전 하나 먹었는데 몇만원이 나와 충격받았던 기억이 워낙 커서 가보고 싶진 않다. 그리고 먹다가 이런 곳에 꼭 자리를 잡고 있는 냥냥이 한마리를 만났다. 우리가 줄까 했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고기를 던져주어 열심히 발라먹고 있는 모습이다. 원래 후딱 먹을 것 같은데 가시가 있어서 발라먹나? 은근 한덩이를 꽤 오랜 시간 먹었다.



그리고 아까 주문한 해물라면이 나왔다. 사실 이 해물라면은 그냥 이따가 느끼함이나 잡아주자고 숙소 앞 편의점에서 먹고 들어가기로 했는데 이 자리에서 다 해치우기로 했다. 근데 딱 한입 먹고나서 편의점에서 안 먹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 은근 맛도 괜찮고 퀄리티도 기대 이상이다. 나름 재료는 이것저것 들어갔는데 사실 조리법은 별거 없을 것 같은데 맛은 그냥 컵라면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파를 넣고 끓인 라면들이랑도 넘사벽이고. 면발도 딱 탱탱하고 꼬들꼬들하게 잘 익혀주셔서 더 맛있게 느껴졌다. 집에서도 이런 퀄리티의 라면을 맛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언제 한번 시간이 나면 각종 해물 사다가 한번 직접 끓여 먹어봐야겠다. 마법의 라면가루가 있으니 어느정도 괜찮게 나오지 않을까? 김치도 은근 맛있었고 솔직히 환경만 더 시원하고 깔끔했으면 더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런 분위기여서 이런 맛이 나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내가 주문한 모든 음식들이 다 예쁘게 잡혔다. 원래 라면 면발만 잡으려 하다가 구도가 좋게 찍혔다. 맛있어 보인다. 근데 실상은 좀 달랐다. 이날 우선 덥고 비가 와 습하기도 했고 장어구이는 초벌이 된 것도 아니고 생으로 내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구워먹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초반에 실패도 많이 했다. 겉 껍질은 타는데 속은 익지 않았고 그 겉 껍질 탄 것 일일히 잘라내는 것도 일이고. 그래도 모든 것의 마무리 이 해물라면이 진짜 맛있어서 다행이었다. 마무리로 진짜 깔끔했고 그전의 고생들과 해산물에서 오는 느끼함들이 다 날라갔다. 원기회복을 위해 주문한 메인 메뉴들을 좀 많이 남겨서 아깝기도 한데 애초에 이런 부류를 잘 먹는 것도 아니고 2인분이 아닌 3~4인분 양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포장이 가능한 메뉴들도 아니고. 다음엔 여길 추천해준 친구나 이런 해산물을 즐겨먹는 친구들이랑 같이 와야겠다. 우리 둘이 오기엔 무리가 있는 곳이었다. 그래도 잘 먹었고 요즘 몸이 좀 허한 기분이 들어 언제 한번 챙겨줘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이날 정말 잘 챙겨준 것 같다. 내 몸이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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