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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초당순두부 짬뽕인데 면이 없다

디프_ 2020. 8. 10. 21:11

면이 없는 짬뽕, 강릉 초당순두부


전날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포차 같은 곳에서 친구들과 맥주 한잔하며 야식을 즐겼다. 사실 난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이 워낙 배고파 했다. 그렇다고 하여 놀러왔는데 그냥 바로 잘수도 없고 이렇게 이야기도 할겸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이때는 비가 오지 않아 이렇게 나름 바깥 공기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포차 메뉴 주인공은 언제나 사랑 받을 수 있는 후라이드치킨과 계란말이로 나름 호불호 없는 것들로 정했다. 치킨은 나쁘지 않았는데 나중에 식고 나서 아쉬운 부분들이 들어났고 의외로 계란말이가 대박이었다. 별다른 것 없는데 간도 적당하고 내용도 실했다. 물론 두가지 메뉴 모두 가성비는 없었다. 그냥 뭐 여행와서는 기분 내는 용이니까!



그렇게 다시 숙소에 들어와 씻고 잠이 들었다. 사실 난 거의 밤을 새버렸다. 원래 잠귀가 밝기도 한데 놀러와서 더 그런 것 같다. 친구들 코고는 소리에 정말 1시간도 못 잔 것 같은 기분이다. 뭐 처음부터 어느정도 다짐을 하고 왔기에 괜찮았다. 그리고 일어나 후다닥 씻고 아점을 먹으러 나왔다. 이것만 먹고 바로 서울로 출발이다. 사실 평소라면 조식을 즐겼을 테지만 1박으로 강릉까지 놀러와서 안에만 있을 순 없다고 하여 평소와는 다르게 움직이자고 했다. 사실 이날도 낮부터 우리가 시간이 있었으면 좀 둘러보고 그랬을텐데 각자 다른 일 때문에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바로 이것만 먹고 출발했다. 여기 강릉 초당순두부 김우정 가게는 전날부터 오려고 했다. 사실 여기 말고 바로 앞에 있는 좀 유명한 가게를 오려고 했는데 차를 운전하는 친구가 모르고 거길 지나쳐서 그냥 여기도 유명하겠거니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주차장 자리가 굉장히 협소한데 우리가 타이밍이 좋았고 주차를 하자마자 바로 다른 사람들로 가득 찼다. 난 경포대 쪽 와서 이런 메뉴를 먹어본 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다들 찾아오는거지? 심지어 여기는 다른 친구가 지난달인가 자기 여자친구랑 왔던 곳이라 했다. 난 이름도 생소해서 웨이팅도 한 10분 정도 해야겠다 이것저것 설명들을 읽어봤다.



일단 이 메뉴 유래부터 살펴보자면, 최초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지으신 허균의 부친인 초당 허엽이 집 앞에 있는 샘물 맛이 좋아 이 물로 콩을 가공하고 바닷물로 간을 맞추어 두부를 만들었따고 전하여지고 있다고 한다. 이 두부의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자 이때부터 초당 두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당시 샘터자리가 현재 초당동 475-3번지이며, '초당두부'의 제조범이 전래되어 오다가 약 100여 년 전부터 가정에서 초당두부를 제조, 판매하는 가구가 모이기 시작하여 고유의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을 재현했다고 한다. 그 가구들이 34대째 가업으로 맥을 잇고 있는 것이 현재의 초당두부마을이란다. 그리고 콩의 효능에는 체중 감량, 골밀도 증강, 유방암 발병률 감소 등을 들 수 있으며, 콩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여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콩 속에 있는 사포닌 성분이 비만 체질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으며, 콩을 많이 먹으면 치매를 방지하고 머리가 좋아진다고 한다. 이는 레시틴이 뇌세포의 활동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원료가 되기 때문! 항암 작용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의 기능을 개선하여 배변을 원활하게 하는 데도 기여한다. 그러나 콩은 성징리 차므로 소화기관이 약하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휴 설명 길다.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흰머리 나는 사람은 콩 많이 먹으라는 말을 들어오긴 했다.



설명을 한다고 내 체험글을 적는 타이밍을 놓쳤다. 10분 정도 문 앞에서 대기가 있었고 그때 사장님께서 먼저 주문을 받고 계셨다. 아마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한 메뉴가 나오도록 하여 회전율을 높이기 위함이신 것 같았다. 근데 사실 메뉴 자체가 4개로 많지가 않아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장사 경험치로 하루 판매분을 아실테니 내오긴 쉬우실 것 같았다. 우린 강릉 초당순두부 짬뽕 세개와 모두부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다. 뭔가 이제는 서브 메뉴를 하나 곁들이지 않으면 아쉬워서 안된다. 적어도 언제 또 경험할지 모르는 여행지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메뉴 소개를 좀 하자면, 짬뽕의 경우 각종 해산물로 국물을 진하게 우려내어 신선한 각종 야채로 볶아 칼칼하고 시원한 짬뽕 국물에 고소하고 진한 순두부로 마무리 했다고 한다. 근데 이거 나처럼 처음 먹는 사람은 짬뽕이라는 말만 보고 면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랑 내 친구가 그랬다. 근데 면이 전혀 없다. 그러니 중국식 요리를 기대하면 안된다. 그리고 모두부의 경우 깔끔하고 담백하며 밥 대신 먹어도 좋고 밥과 같이 먹어도 좋고 안주로도 좋다고 소개되어 있다. 맞는 말이다. 다만 간이 조금 심심하여 밥 반찬은 잘 모르겠다.



매장은 다닥다닥 붙어있는 편이다. 테이블이 한 10개 언더되나. 그리고 좌식이라 좀 불편할 수 있다. 근데 그 덕분에 회전율이 높아지는 것 같다. 다들 아파서 오래 못 앉아있으니까! 여기 밑반찬은 심플 깔끔이다. 전체적으로 건강식 느낌이 난다. 오이고추부터해서 깻잎도 짠맛은 있지만 그렇게 간이 세다고 말할 순 없다. 모두부는 정말 부들부들 부드럽고 간이 심심하고 간장을 잔뜩 찍어먹어도 그렇게 간이 세다고 느끼지 못한다. 오이고추를 제일 즐겨먹었던 것 같다. 사진만 봐도 밥 반찬으로 괜찮았다. 식감도 유일하게 살아있고! 깻잎이랑도 먹고 두부랑도 먹으니 어느새 한공기가 사라졌다. 근데 애초에 공깃밥도 사이즈가 조금 작은 편이다. 추가로 주문을 하면 할 수 있었지만 참기로 했다. 아직 메인 메뉴를 먹기 전이기도 하고 처음 먹어보는 메뉴라 감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뻘건 국물의 메인 메뉴가 나왔다. 여기 와본 친구가 조금 매울테니 알고 있으라고 말해줬는데 사실 매콤한 것이 당겼다. 그리고 그 친구가 워낙 매운 음식을 못 먹는 편이라 나에게 딱 맞겠다 싶었다.



일단 앞에 말하기도 했지만 강릉 초당순두부 짬뽕을 실물로 처음 접하고 놀랬던 것은 면이 없다는 것. 그래서 내가 친구에게 왜 면이 없냐고 물으니 당연히 없는 것이라고 있는 줄 알았냐고 되물었다. 처음 먹으니 몰랐지. 잠시 실망했지만 그래도 다시 집중하고 먹었다. 근데 의외로 전혀 맵지 않았다. 매콤하긴 했는데 그 매콤의 강도도 강한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친구 반응을 살펴보니 그때보다 오늘 별로 안 맵다고 자긴 먹을만 하다고 하더라. 살짝 아쉽긴 했지만 아침 첫끼부터 매운 것을 먹으면 건강에 안 좋기도 하니 있는 그대로 즐기려고 했다. 위에 해산물을 먹기 시작하면 아래 이렇게 두부 덩어리가 있다. 저걸 먹으면 되는 것 같은데 솔직히 맛은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얼마 전 파주에 가서 두부를 실컷 먹고 오기도 했고 이날따라 더 당기지 않았다. 먹으면 먹겠는데 나중엔 정말 손이 가지 않았다. 앞서 서브 메뉴와 밥 한공기를 이미 비워서 그런가? 결국 반도 못 먹고 남긴 것 같다. 근데 단순 배가 부르고 손이 안 가서라기보단 입맛에도 안 맞았던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다 잘 먹은 것으로 보아 그냥 나만 맞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마 재방문은 없을 것 같다. 비교 대상이 없어 이 가게가 별로인 것인지 이 메뉴가 나에게 안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인기도라든가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후자가 맞겠다. 그냥 나에게 안 맞는 메뉴! 아니면 내가 면을 상상하다가 너무 실망해버려서 그런가? 아쉬운 여행 다음날 첫끼였지만 그래도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으로 괜찮았다. 맛보단 경험이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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