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순두부찌개 제육덮밥은 직장인 점심으로 익숙하지요

디프_ 2020. 5. 9. 15:32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었던 순두부찌개 그리고 제육덮밥


이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긴 했는데 사실 이 가게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근데 지나갈때 보니 사람들이 엄청 몰려서 들어가더라. 딱 점심시간이 걸치긴 했다. 그래서 여기가 이 근처에서 소문난 맛집인가 싶었다. 원래 직장 근처는 입소문이 중요하기 때문에 맛이 없으면 살아남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렇게 식사 시간에 사람이 몰리는 곳이라면 틀림없이 맛있다는 이야기다. 난 이 근처에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눈치로 이 가게 안에 들어서게 됐다. 근데 나중에 식사를 하면서보니 나름 근처 회사들과 제휴를 맺어 전문 식당으로 운영하고 계신 것 같았다. 그냥 이름만 적거나 회사 이름대고 계산없이 나가는 사람들도 있더라. 그 와중에 배달도 정말 엄청 들어왔다. 이렇게 작은데 장사 잘 되는 곳 또 오랜만에 본다. 근데 바로 여길 들어갔던 것은 아니고 주변 한바퀴 돌면서 갈만한 곳이 있나 찾아봤는데 또 한식 파는 곳은 마땅히 없더라. 애초에 식당 자체가 많지 않고 일하는 소상공인들이 많은 지역이었다. 하긴 시장이니까!



낯선 가게 메뉴판의 모습. 좀 비싼 가격의 닭볶음탕이라든가 갈비찜 등도 있었지만 사실 직장인 점심으론 만원 언더의 빠르게 해결 가능하고 대중적인 메뉴들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여긴 메뉴 가격이 6~7천원으로 요즘 물가에 비하면 저렴하거나 보통 수준에서 판매가 되고 있었다. 사실 이 가격보다 더 싸서 5천원에 파는 것은 말이 안되고.. 예전이면 몰라도. 요즘 김밥천국도 5천원짜리 메뉴는 많이 없지 않나? 안 가봐서 잘 모르겠다.


아무튼 메뉴판을 살펴보고 오랜만에 제육이 땡겨서 하나 주문했고 순두부찌개 하나도 주문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 근처에 이런 백반집 같은 곳이 많이 없어서 이런 메뉴를 안 먹은지 오래 됐다. 첫 직장 다닐때는 위치가 여의도라 정말 도보 반경 이내에 맛집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가끔은 그때가 그립다. 뭔가 그때는 일을 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확 들었는데 지금은 좀 특수한 상황이 껴있어서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일은 고되지만 환경은 익숙하달까. 아무튼 뭐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



여길 백반집이라고 표현해도 되나. 아무튼 그냥 김밥천국 같은 곳이라고 이해하면 편하겠다. 그런 가게인데 이런 곳들은 밑반찬이 또 나름 생명이다. 좀 푸짐하게 나오고 날마다는 아니더라도 주기적으로 변화되어 다양하게 나와야 근처 소비자들이 질리지 않고 자주 찾게 된다. 여기가 매번 바뀌는지는 이날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 오뎅 조린 것과 김치, 계란, 그리고 저걸 뭐라고 해야하지. 고구마 튀김이라고 해야하나. 맛은 그냥 심플 담백하던데 저렇게 총 다섯가지가 나왔다. 많지도 없지도 않게 딱 적당하게 나왔다.


계란은 짭쪼름해서 밥과 함께 먹기 좋았고 고구마 튀김 같은 것은 어떻게 보면 아무 맛도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냥 심심한 맛이 조금 자극적인 것과 먹으면 괜찮을 맛이었다. 반찬 리필의 경우 요청하면 가능할 것 같았는데 별도 요청은 하지 않았다. 정말 주방이 쉴새없이 움직이시고 배달도 많이 들어오고 솔직히 정신 없더라. 밥 먹을 때 주변이 정신없으면 밥 먹는 나도 정신이 없어진다. 솔직히 그런 상황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유명한 곱창집은 잘 안 가게 된다. 내가 먹는 것인지 그냥 주변 소음 듣다 오는 것인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내가 자주 가는 곳들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곳들이다. 나도 먹긴 먹어야 하니까! 근데 맛도 있는 곳들이라 나름 혼자만 알고 싶은 그런 곳이다. 위치 때문인지 사람이 많이 오지 않더라. 매번 딱 적당했다.



밑반찬을 먹고 있으니 주문한 메인 메뉴 순두부찌개 그리고 제육덮밥이 나왔다. 타이밍을 맞출순 없었지만 그래도 한꺼번에 항공샷을 찍어봤다. 뭔가 구성이 딱 정말 직장인 점심 느낌나지 않나? 쉽게 말해 집밥 느낌이랄까. 집에서 저런 뚝배기에 뭘 담거나 그렇진 않지만 익숙한 비쥬얼이다. 근데 제육덮밥은 조금 놀랐다. 사실 주문할땐 몰랐는데 내 마음속에선 제육볶음을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이렇게 함께 나와서 비벼 먹어야 하나라고 순간 생각했다.자세히 보면 깨도 뿌려져 있고 상추, 고기가 들어있다. 뭔가가 많이 들어가거나 하진 않고 심플하게 나왔다. 뚝배기 안에는 두부, 계란 한개와 바지락이 있었나 안 있었나 그건 기억나지 않는다. 계속해서 말하게 되는데 여긴 특별한 그런 것은 없었고 우리가 흔히 아는 그런 맛과 재료를 가지고 익숙한 비쥬얼을 나타내고 있었다. 대중적이라고 표현하면 되려나.



제육덮밥을 열심히 쓱삭쓱삭 비빈 다음에 한입 크게 먹어봤다. 근데 비비면서 든 생각이 솔직히 고기가 실하게 들어있진 않더라. 그리고 다 비볐을 때 밥알의 색깔을 보고 간이 약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념 국물이라고 해야하나. 그것이 많이 안 담긴 느낌이었다. 그래도 처음 오는 가게이기도 하고 정말 장사가 주변에서 잘 되는 곳이니 믿고 먹어봤다. 근데 오랜만에 내 예상이 적중했다. 좀 싱겁더라. 솔직히 고기 퀄리티는 모르겠고 양은 확실히 적었는데 맛까지 조금 아쉬웠달까. 아니면 내가 처음 들어오기 전 분주한 가게의 모습만 보고 너무 기대를 품었을수도 있겠다. 여긴 정말 맛집이라면서.. 오랜만에 먹어서 기대가 컸던 제육은 이렇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거의 다 먹긴 먹었는데 아침도 거르고 먹은 점심이라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싶긴 했다. 



그래도 이 순두부찌개 뚝배기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처음 딱 국물 한입 먹었는데 그 자극적인 맛이 혀를 딱 때렸다. 조미료 맛이라고 해야하나. 우리가 익숙한 그 맛이 확 올라와 좋았다. 우선 뜨겁기도 하고 느끼함도 확 잡아주고 그냥 계속해서 숟가락이 가더라. 원래 국물 요리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얘는 오랜만에 먹기도 해서 그런지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두부도 살살 녹는 것이 밥이랑 함께 먹으니 술술 잘 넘어가더라. 원래 바닥이 보일 정도까지 이런 찌개 요리를 먹어본 경험이 많지 않은데 이날은 완전 잘 먹어서 바닥까지 봤다. 오히려 나중엔 국물이 없어서 멈췄을 정도랄까.


제육보다 훨씬 괜찮았고 계란 하나까지 마무리하니 살 것 같았다. 얘 덕분에 정말 잘 먹었다는 기분이 들어 다행이었다. 요즘 날이 슬슬 더워지니 먹는 것이라도 잘 먹어야 한다. 덕분에 제육과 함께 나온 오뎅 국물이라고 해야하나. 저걸 뭐라고 해야하지. 아무튼 저건 손도 대지 않았다. 메인 메뉴와 서브 곁들이의 수준 차이가 확실했다. 두 메뉴 합쳐서 1만 3천원에 맛있게 한끼 해결할 수 있었고 오랜만에 직장인 점심 같은 한끼를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뭔가 평일을 여유롭게 보낸 기분이랄까. 일도 안하고 햇빛도 즐기고. 먹는 것과는 별개로 기분 좋았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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