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나에게 Q&A a day 2020 다이어리 얘로 해보자!
평소 워드나 PPT를 활용하여 문서를 작성하지만 그건 업무나 학창시절 레포트를 작성할 때의 일이고 개인적인 일을 기록할 때는 아직도 샤프나 연필로 직접 메모장에 적는 것을 선호한다. 뭔가 그렇게 손으로 직접 쓰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쓰다 보면 저절로 정리가 된달까. 단순 그냥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니 남는 것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고 그 일과를 해치웠을 때도 빨간줄을 그으면서 정말 끝냈구나 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매년 새해마다 일과정리를 할 수 있는, 또 간단한 메모를 할 수 있는 메모장과 비슷한 용도의 제품을 구매했었다. 근데 이상하게 이런 것들은 직접 사기가 싫다. 누군가가 선물해줬으면 좋겠다. 처음 습관이 그렇게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에겐 그냥 그런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나에게 2020 다이어리 5년 후 나에게 Q&A a day라는 책이 찾아오게 됐다. 아 책은 아니겠구나. 읽을 것이 없고 내가 작성해야하는 것이니 말이다.
갑자기 진실 고백을 하자면 2019년은 생각보다 다이어리를 많이 쓰지 않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청 많이 써서 내년엔 사야겠구나 했는데 올해 새로 쓰던 제품을 현재 반도 쓰지 못했다. 중간에 다시 취업을 하게 됐고 또 그 생활에 치이다 덜을 것들을 덜다보니 그렇게 됐다. 아무래도 연필로 쓰면 시간을 소모할 수밖에 없는데 시간이 부족한 하루에서 뭔가라도 줄여야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이 바로 아이폰 메모장인데.. 솔직히 이걸 쓰는 것이 습관이 됐다. 그냥 메모장에 타자를 치고 다 했으면 지우거나 삭제를 하면 되니 불편한 과정 없이 24시간 내가 원할 때 아무때나 적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마 기존 내가 쓰던 방식으로 뭔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돌아가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마침 얘가 날 찾아온 것이다. 내가 책방에서 봤으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텐데 선물로 다가왔으니 이렇게라도 펼쳐볼 수 있게 됐다. 나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 '5년 후 나에게 Q&A a day'. 나만 몰랐던 아이템 중 또 하나인가보다. 당신 삶의 소중한 변화와 성장을 이 아름다운 책들에 담아보세요라는 슬로건으로 한국, 미국, 유럽 시장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전체 판매 분량이 아니라 특정 책 분야에서 1위라는 것이겠지?
제목부터 알 수 있겠지만 얘는 그냥 우리가 평소 접하던 그런 2020 다이어리가 아니다. 365개의 질문이 매 페이지마다 담겨있고 그에 대한 답을 내가 짧게 해야한다. 근데 그 대답을 내가 한번 페이지를 채우고 마는 것이 아니라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채워나가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짧게 함축하여 내 마음을 전달해야하고 그 과정을 반복해야한다. 사실 하나의 제품을 5년 이상 쓴다는 것은 이 책을 만든 사람은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구매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가능성을 처음부터 거의 없앤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책을 2권 구매하지 않겠구나. 선물할 때 빼고. 얘 역시 선물을 한다면 재구매가 되는 것이니 이 시장은 기존 내가 알던 시장과 다른 느낌이구나.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주제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근데 진짜 순간 깨달아서 혼자 놀라고 있다. 어차피 난 개인 블로거니까 이렇게 마음 편하게 글을 적어도 되겠지..
아무튼 종이를 펼치자마자 좋은 점은 따뜻한 글들이 나를 반겨준다는 것과 정말 나의 사고를 흔들어주는 문장들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이다. 2020 다이어리 5년 후 나에게 Q&A a day 랜덤 책 펼치기 마냥 한번 펼쳐봤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그냥 사진을 찍기 위해 펼쳐봤는데 나온 문장들이 좋았다.
'사람들에게 가장 즐겨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가?' 익숙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질문이다. 친구 사이에서나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관계에서 술을 마시지 않고서야 위와 같은 질문을 접해볼리가 있나? 독서모임 같은 곳도 아니고 말이다. 평소 이런 생각을 자주 하지만 누군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본 것은 처음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물어봤어도 낯간지럽다고 말 안하거나 대충 둘러댔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아직도 저 '지금 사랑하고 있는가'가 뭔가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적어간다면 대상이 달라질 수도 있는건가? 그럼 이 책은 비밀의 책이 되어야하는 것인가. 또 나온 쓸데없는 생각. 뭐 근데 정말 이걸 5년 동안 적는다면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긴 할 것 같다. 아마 자식을 둔 부모님들이 선물로 이 책을 굉장히 주고 싶어할 것 같은데.. 아이들이 오랜 시간 하려나. 10명 중에 한명도 안 될 것 같다. 물론 내 기준이다. 요즘처럼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시대라면 더더욱 말이다.
아직은 한 글자도 적지 않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예전 습관도 좀 살리려 노력하고 이런 의미심장한, 낯선 질문들에 대답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 내년부터는 한번 질문에 답을 해볼까 한다. 올해는 정말 너무 바쁘다. 2019년 중에 요즘이 제일 바쁜 것 같다. 그래서 뭔가 뇌가 붕 떠있는 느낌이라 뭔가를 더 하려고 늘리면 정말 미칠 것 같아 안되겠다. 조금 여유롭고 긍정적인 마음이 생겼을 때 도전해봐야지. 아무튼 그냥 첫 느낌이 좋았어서 이렇게 글로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