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로 해야하는 자동차 종합검사, 인터넷 예약 후 성산검사소 방문!
대한민국에서 차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몇년에 한번 의무적으로 자동차 종합검사를 받아야한다. 아주 예전 한번 했던 기억이 있는데 잊고 살다가 집에 온 우편물을 보고 알게 됐다. 사실 이걸 기억하고 이때 해야겠다 이러는 사람은 없겠고 대부분 우편물이 와 날짜를 잡겠다. 처음 해봤을 당시에는 집 근처이기도 하고 금방 할 것 같아 별도 예약은 하지 않고 그냥 바로 현장 방문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아니면 내가 학생이었을 때라 시간이 넘쳐서 별로 안 바쁘게 느껴졌나. 그럴 수도 있겠다.
근데 이번엔 하루를 잡고 출발하기도 너무 벅차고 시간이 없었다. 얘 때문에 하루를 쉴 순 없겠고 주말을 이용해야했는데 그 주말을 여기에 쓰기 싫었다. 다행히 자동차 종합검사 기간은 넉넉한 편이다. 아마 두달인가 6개월인가 아무튼 그 기간 동안에 하루만 쓰면 됐다. 그래도 이번엔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마음으로 인터넷 예약을 통해 시간을 정하고 이렇게 현장에 방문하게 됐다.
내 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이 성산검사소였고 여기에 시간을 맞춰 예약했다. 근데 예약한 시간보다 살짝 늦어서 오는 길에 좀 서두르기도 하고 설마 오늘 겨우 시간을 냈는데 못 받는 건가 싶었다. 이게 좀 오래 전일이긴 한데 인터넷 예약 당시 이미 금액이 빠져나간 상태기 때문에 오늘 못 받으면 환불이 되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무조건 가긴 가야했다.
그렇게 TS 한국교통안전공단 성산 자동차 검사소에 도착했는데 내가 예약을 하긴 한게 맞나 싶었다. 그냥 약속 없이 온 차와 입구가 다르긴 했는데 내가 늦게 온 것은 전혀 영향이 없을 정도로 이미 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게 딱 내가 정해진 시간에만 검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밀리면 그 밀린 것에 따라 나도 그냥 내 순서를 기다리는 시스템이었다. 그냥 온 차가 얼마나 검사를 늦게 받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내 당시 심정은 '그냥 와도 됐겠는데?' 였다. 사실 이게 정해진 시간에 일정 차량만 받기 때문에 인터넷에선 날짜가 좀 밀려있었다.
그렇게 내 차례가 됐고 차에서 내려 고객대기실에서 대기를 했다. 대기실은 뭐 나쁘지 않았다. tv도 있고 커피를 마실 수도 있었다. 사실 대부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말이다. 성산검사소 입구에 들어왔을 때부터 한 30분은 기다려야 내 차례가 됐던 것 같고 앞에 있던 차에 비해 그렇게 오래 기다리진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자동차 종합검사에 관해 말하자면 사실 이건 큰 기대를 하면 안된다. 막 세부적으로 어떤 기능에 문제가 있고 이런 것을 살펴봐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전체적인 검사다. 차는 잘 굴러가는지 바퀴는 괜찮은지 횡은 균형을 이루었는지 등 말이다. 뭐 엔진오일이 어떻고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고 이런 것은 전혀 확인하지 않는다. 그렇게 간소화 되어있다보니 정비소에서 보는 것보다 빠르게 검사가 끝나는 편이다.
다행히 차에는 문제가 없었다. 얘도 진짜 내가 운전을 많이 안해서 그렇지 이제 늙은 측에 속한다. 키로수는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요즘 또 세월이 흔적이 묻어난다고 배터리도 갈게 됐고 어느날에는 차에 그 불이 안 켜졌다. 그렇게 방전이 되어서 배터리를 갈게 된 것인데 배터리를 갈고 나니 또 불이 잘 들어왔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창문에 붙은 코팅, 그게 저절로 떼어졌다.
사실 차 욕심은 크게 없다. 얼마 전에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너에게 1억이 생기면 여행을 갈거냐고 차를 살거냐고. 난 정말 1초의 고민도 없이 여행을 간다고 했는데 친구는 차를 선택한다고 했다. 나에겐 그 친구가 신기했고 그 친구에겐 내가 신기했겠다. 그럴 정도로 차에 큰 비중이 없는데 이젠 얘가 슬슬 늙어가는 것을 보니 하나 바꿔야할 때가 온 것 같기도 하다. 여전히 잘 나가긴 하는데 괜히 사고가 났을 때 기능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다. 아무튼 이날 검사는 큰 문제없이 잘 끝났고 생각보다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