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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독 걱정 말고 국회의원도 찾는 강서복집에서 즐겨보자

디프_ 2019. 10. 23. 22:54

복어 독 걱정 없는 강서복집 비싸도 깔끔하고 좋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복어라는 생선은 굉장한 고급 요리다. 일반 횟집에선 찾을 수 없고 대부분 전문점을 찾아가야 만날 수 있다. 또 알다시피 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손질 과정도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물론 전문적인 시선은 아니고 그냥 유투브로 봤다. 사실 내 눈엔 모든 동물의 해체 과정이 쉬워보이지 않긴 하다. 


아무튼 그 비싸다는 복어 요리를 나름 이곳저곳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솔직히 횟감 자체의 고급적인 맛은 잘 모르겠다.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갔던 곳은 코스요리처럼 나오는 곳이었는데 회도 나오고 튀김도 나오고 그랬던 것 같다. 전도 나왔나.. 거긴 안간지 하도 오래 되어서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그냥 삼삼하니 잘 즐겼던 것 같다. 거기 이름도 강서복집이었는데 오늘 포스팅하는 곳과는 다른 곳이다. 여기가 체인점은 아닌 것 같다. 왜냐면 메뉴 구성이 너무 달라서.. 근데 이름은 어떻게 똑같지?



뭐 그런 것까진 모르겠고 그냥 음식만 즐기면 되겠다. 혹시 만약 해당 지점이 궁금하신 분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별도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워낙 이름이 같은 곳이 많아 헷갈릴 수 있다. 첫 사진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여긴 메뉴가 심플하다. 복매운탕과 복지리 딱 2개로 1인분에 34,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을 보면 정말 후덜덜하다. 나 혼자 먹는데 3만 4천원이라니. 몇명이서 오면 한 테이블 가격이 금새 10만원을 넘는다.



그렇다고 뭐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다. 주방 구조를 보면 테이블 바로 옆에 있는에 복어 독 손질은 오픈 전에 다 끝내두시는 것 같고 주문과 동시에 바로 조리에 들어가신다. 밑반찬을 보면 겨자가 풀린 소스와 물, 깍두기가 전부다. 심플 이스 더 베스트라고 하지만 확실히 가격 대비 심플하긴 하다. 내가 전에 자주 갔었던 강서복집과는 확실히 다르다. 거긴 스끼다시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들이 이것저것 있었다. 뭐 코스와 단일 메뉴의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날은 복매운탕을 먹었기 때문에 맑은 지리의 모습이 아니라 뻘건 국물이 보인다. 그래도 여기가 가격이 있는 만큼 서비스는 확실하다. 손을 하나도 움직일 필요가 없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가? 아니다. 당연하지 않다. 수저도 각기 셋팅해 주시고 소스도 알아서 겨자를 풀어주신다. 뭔가 노하우가 있으신 것 같고 재료의 순간 순간 과정을 모두 돌봐주신다. 그저 앉아 요리가 끝나면 먹기만 하면 됐다. 이점은 좋았다.


국물이 펄펄 끓기 시작하니 미나리를 먼저 건져먹으면 된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다. 와 근데 미나리가 원래 이렇게 맛있는 야채였나? 적당히 알싸한 것이 시원한 맛이 돌면서 굉장히 상쾌한 기분이 돌았다. 그리고 뭔가 씹는 맛도 있고 감칠맛도 나고 말이다. 추가로 국물을 떠먹었는데 아직 뭔가 덜 우러난 것 같긴 한데 시원시원했다. 솔직히 별거 없고 그렇게 자극적인 맛도 아닌데 맛있게 느껴졌다. 원래 국물 요리를 잘 안 먹는 편인데 계속해서 숟가락이 절로 갔다.


이제 고기를 먹어도 된다는 말을 들었고 한 덩어리 가져와 먹어봤다. 솔직히 젓가락으로 좀 뜯어내려 했는데 워낙 탱탱해 잘 뜯어지지 않아 손으로 들고 이를 사용해서 먹었다. 원래 복어가 이렇게 탱탱했나? 뭔가 닭고기 맛이 나는 것 같으면서 맛있었다. 먹기가 좀 힘들어서 그렇지 재료 본연 자체의 맛은 좋았다. 사실 처음에 독을 아주 살짝 걱정하긴 했는데 그에 대한 걱정은 금새 사라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스가 넉넉하게 나오니 소스를 좋아하는 사람인 나로서는 실컷 찍어먹을 수 있어 좋았다. 대부분 조그만 그릇에 간장이 담겨 나오는데 그렇게 먹으면 국물이 금방 섞여 그 맛이 잘 안 난다. 여기 그릇 스케일 좋았다.



마무리는 볶음밥! 여긴 죽이 아니라 이렇게 볶음밥으로 해주신다고 하셨다. 여기 역시 별도의 양념 없이 우리가 먹다 남은 국물을 넣어 볶아주시는데 이게 또 적당히 매콤하니 맛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미료 느낌이 안 나고 뭔가 건강하게 먹는 느낌인데 적당한 자극들이 있어서 신기하고도 맛있고 괜찮았다. 여기 국회의원도 찾아오고 매번 식사 때가 되면 앞에 주차 전쟁을 치루는 이유가 있었다.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도 만족하는 수준이었는데 건강식을 먹는 사람들 입맛에는 얼마나 맛있을까 싶었다. 그 경계를 확실히 잘 유지하고 있는 듯 했다. 볶음밥을 주실 때 김을 주시는데 같이 싸서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처음엔 그냥 밥만 먹다가 그렇게 해서 먹어보니 이게 또 저절로 김에 손이 가는 맛이었다. 지금 포스팅하면서 다시 생각해보면 별것 없는데 왜 이렇게 맛있게 먹은 기분이 나지..? 여기 다시 한번 더 가봐야 알 것 같다. 다음엔 복지리로 도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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