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아이폰 비밀번호 까먹음.. 지문인식이 무섭다

디프_ 2019. 10. 10. 22:01

지문인식으로만 잠금해제하다 까먹어버린 나의 아이폰 비밀번호


와 방금 엄청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요즘 사람들은 지문인식을 넘어서 안면인식으로 스마트폰 잠금 해제를 푸는 추세다. 나 역시 안면인식은 해본 적이 없으나 대부분 잠금을 지문으로 해제하고 있다. 근데 아이폰 업데이트를 할겸 아이튠즈와 연동하여 백업도 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업데이트를 하려면 비밀번호를 누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생각없이 손이 가는대로 눌렀다. 근데 틀렸다. 실수겠거니하고 또 눌렀다. 근데 또 틀렸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비밀번호가 뭐였지하고 처음으로 생각해봤는데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이다. 다행히 이때까지만해도 내 지문인식이 먹혀서 안에 내용물은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이러면 비밀번호 실수도 다시 초기화 되는 줄 알고 다시 잠금패턴으로 돌아온 뒤 비밀번호를 눌러봤다. 또 틀렸다고 나오는 것이다. 이때부터 좀 멘붕이 왔다. 그래서 다시 고민해보다가 익숙한 번호를 눌렀는데 답은 역시나 틀렸다는 것..


그래서 끝자리가 틀렸나하고 눌러봤는데 다시 틀림이 나오고 이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활성화 1분이 걸려봤다. 이 비밀번호는 거의 3년이 넘게 써온 것인데.. 처음 4자리였다가 6자리로 바꾼 후로 이것만 써왔는데 이걸 까먹다니.. 새삼 내가 놀라웠다. 그리고 한편으론 내 뇌가 쉬고 싶다고 말하고 있구나 싶었다. 갑자기 익숙한 것을 까먹는다는 것은 뇌가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임을 어디서 본 적이 있다. 맞는 말이었다. 어제 축구도 무리하고 요즘 일도 정신 없고 살짝 바쁘게 지내긴 했다. 그래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가만히 아이폰만 들여다봐선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잠시 리프레쉬를 해야했다. 그래서 양치를 하고 세수를 했다. 물론 그동안 계속 뭐였지 뭐였지하며 고민을 했다. 와 근데 이게 미칠 것이 정말 비밀번호가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이다. 다시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 번호로 시도하기엔 좀 겁이 났다. 왜냐면 이미 한번 더 실패하여 10분으로 비활성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그렇게 고민에 잠겨있는데 갑자기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나의 예전 아이폰이 눈에 들어왔다. 재 역시 비밀번호를 똑같이 설정해놨었기 때문에 재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아이로 시도를 해봤는데 두번 연속 실패해버렸다. 점점 긴장이 심해지기 시작했고 걱정이 앞섰다. 다행인 것은 업데이트를 위해 막 10분 전에 아이튠즈에 백업을 해뒀다는 것 하나였다. 이럴 경우 어떻게 비밀번호를 찾나하고 검색해보니 나오는 것은 공장 초기화 뿐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문득 이 번호로 한번 해볼까 싶었고 왠지 이거일 것 같았다. 왜냐면 얘와 비슷한 애로 두세번 틀렸는데 얘만큼 확신이 온 번호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눌러보니 다행히 풀렸다. 근데 이건 예전 폰이 풀린 것이고 내가 쓰는 스마트폰이 한번에 풀려야했다. 조심스럽게 번호를 눌러봤다. 혹시 잘못 눌러 실수라도 하는 날엔 정말 끝을 알 수 없는 구덩이로 빠지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여섯 자리를 조심히 눌른 끝에 내가 익숙한 화면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저 굴러다니는 놈을 보조배터리로 급하게 밧데리 충전해 번호를 눌러보지 않았다면 얘의 비활성화 시간은 1시간으로 늘어났을 것이고 난 오늘 마음 편히 잠도 못 잤을 것이다. 인터넷으로 공장 초기화나 쳐보고 있었겠지.. 내가 내 성격을 안다. 뻔하다. 그래도 까먹음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불과 몇분 전의 일을 글로 적으니 글이 술술 나온다. 뭔가 내가 나중에 이 글을 다시 읽어보면 정말 웃길 것 같다. 그나저나 원래 오늘 포스팅하려던 글은 호텔 리뷰였다. 근데 내용이 뭔가 정확도가 필요하여 좀 피로감이 느껴져 일상글로 바꾸었다. 근데 그 일상글 마저 변해 지금 이 글이 되었다. 다만 사진은 안 바뀌었다. 원래 제목은 일상 한강 산책 같은 것이었는데.. 그래서 산책하면서 찍은 한강의 모습들이다. 태풍이 오기 전과 밤이 되기 전 사진들인데 뭔가 우중충한 것이 방금 전 내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일상이 무뎌서 변화를 원하는 나지만 방금 전 일은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런 것은 별로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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