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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찜 먹고 싶어 들린 안국역 밥집 북촌도담

디프_ 2019. 9. 30. 23:05

김치찜 먹고 싶어 왔는데 다들 보쌈을 먹고 있던 안국역 밥집 북촌도담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김치찜이 먹고 싶어졌다. 돼지고기가 자글자글하게 있고 푹 익은 묵은지가 펄펄 끓는 뻘건 국물 사이에서 동동동 튀고 있는 녀석을 한 숟갈 크게 떠서 흰 공기밥 위에 올려 한입 크게 먹고 싶었다. 한식, 양식, 중식 모두 잘 먹는 편인데 중식이 땡기는 경우는 있어도 한식이 이렇게 생각난 것은 오랜만이었다. 마침 종로 안국역에 약속이 있었고 나름 한국에서 한식이 유명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갈만한 곳을 검색해보았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밥집 북촌도담이라고 있었다. 골목 사이에 있어서 길을 헷갈릴 수도 있는데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이니 쉽게 찾을 수 있겠다. 영업 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주말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였다. 라스트 오더는 평일 9시, 주말 8시로 어떻게 보면 이른 편이었다. 해당 설명을 소개글에는 일하시는 종업원들 대부분 원거리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이고 북촌 인근은 오후 9시가 되면 유동인구가 없어져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주차의 경우 가게 앞에는 과태료가 발생할 수 있으니 AJ파크 혜영회관점을 이용하길 권유하셨다. 주소는 서울 종로 율곡로 5길 6이며 기본 30분 2천원, 추가 15분당 천원을 받고 있었다. 자칫하면 주차비가 밥값보다 더 나올 수 있으니 걷기도 좋은 곳이니만큼 대중 교통을 이용하고 오는 것이 좋겠다.



북촌도담은 예약이 가능한 가게다. 전날에 미리 예약하면 자리를 마련해주시니 급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예약을 하자. 메뉴는 김치찜 소, 중 각각 2만원과 2만 8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외 다양한 한식들이 준비되어있었는데 여기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보쌈이었다. 사태 보쌈 소, 중 각각 2만 5천원과 3만 5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다 보쌈을 먹고 있길래 여긴 보쌈을 먹으러 오는 곳이구나 싶어 순간 메뉴를 바꿀까 하다가 그냥 원래 먹고 싶었던 것을 먹기로 했다.


이 가게는 네이버 메인글에도 '부추전과 보쌈이 맛있는 북촌 맛집'이라고 적혀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약 누군가 여길 방문하게 된다면 나처럼 김치찜이 아니라 위 두 메뉴를 먹길 추천한다. 뭐 그날의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한데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부추전은 당연히 바로 만들어져 나오니 맛있었고 보쌈은 먹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근데 고개를 둘러본 모든 테이블이 해당 메뉴를 먹고 있었고 여기 역시 그 메뉴가 자신있다고 하니 나도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보쌈을 먹어보려 한다.



메인 메뉴이자 내가 그렇게 먹고 싶었던 김치찜이 먼저 나왔고 그다음 부추전이 나왔다. 먼저 부추전에 대해 말하자면 솔직히 전 하나가 가격이 9천원으로 그렇게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솔직히 내용물도 원래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보니 실하다고 말은 못하겠고.. 그냥 맛만 말하자면 맛있었다. 간장에 찍어서 먹었는데 양도 나름 있었고 그냥 가볍게 먹는 서브라고 치기엔 두께도 있어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근데 여러명이서 하나를 시키면 금방 사라질 양이긴 하다.


그리고 대망의 Braised Kimchi with pork.. 내가 너무 기대가 컸나? 아쉬웠다. 우선 돼지고기가 통으로 들어있어서 같이 주신 가위와 집게로 살 부분을 잘라낸 뒤 다시 국물에 적셨다. 간이 좀 베어야 그래도 더 맛있을 것 같아서! 일반적으로 집에서 이렇게 고기가 나온다면 별도로 고추장을 가져와 찍어먹곤 하는데 여기서 그렇게까진 하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먹을 수 있었으면 미리 챙겨주셨겠지..


그렇게 제일 첫 문단에 설명한 것처럼 공깃밥 위에 국물과 고기, 김치를 올려 먹어봤다. 우선 같이 나온 용기가 두께감이 있어서 온도를 유지하긴 하는데 먹다 보면 뜨겁다는 느낌이 아니라 따뜻한 느낌이 강했다. 원래 후후 불어서 뜨겁게 먹어야 그 맛이 더 사는데 아쉬웠고, 둘째론 고기가 너무 푹 익어서 특유의 식감이 하나도 없이 바스러졌다. 같이 먹은 사람은 원래 찜요리는 이렇게 먹는 것이라고 이게 맞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론 아쉬웠다. 묵은지 역시 그 특유의 줄기 탱탱함이 없이 스르륵 녹는 느낌이었다. 평소 소고기의 식감보다 삼겹살의 식감을 좋아하는 취향이긴 한데 여기서도 그 취향이 드러난 것인가. 좀 많이 아쉬웠다. 근데 여기가 맛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진 않고 단순 내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식사를 즐기는 동안 모든 테이블이 다 꽉차 있었다. 단골인 것 같은 손님도 많았고 말이다.


가게 자체의 분위기는 한옥스러워 정말 좋다. 막걸리 한잔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앞서 말했지만 다음에 오게 된다면 본 메뉴를 바꿔서 먹어봐야겠다. 이번 시간은 상당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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