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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 맛 모르는 사람 중독되게 만들었던 수원 영통가야밀면

디프_ 2025. 10. 15. 21:15
부산보다 맛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수원 영통가야밀면

 

 

개인적으로 차가운 음식들을 그렇게 많이 안 먹어왔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국물이 들어간 뜨거운 음식들도 많이 안 찾았던 것 같다. 그냥 고기를 먹거나 뭐 양식을 먹거나 그런 일상적인 것들을 주로 먹어왔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잘 체감이 안 오는데, 간단한 예로 막 국밥은 주기적으로 먹어줘야 하는 사람들처럼 그런 것도 사실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은 몇 년이 흘렀지만 아무튼 국밥 같은 음식들 일주일에 한 번은 먹어준지 2~3년도 안 된 것 같다. 아니구나. 벌써 그래도 한 3~4년은 흘렀겠구나. 그와 비슷하게 냉면이나 이런 것도 사실 어떤 매력이 있는지 잘 몰랐다. 요즘은 고기를 먹으면 꼭 식후로 냉면을 먹는데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런 것도 몰랐다.

 

그 대신에 제일 빠진 것 중 하나가 얼음 콜라였다. 굳이 콜라가 아니더라도 식후에 얼음 음료수를 꼭 마셔주었다. 9:1 비중으로 콜라가 주를 이루긴 했지만 그것도 이제 많이 줄였다. 한창 제로도 즐겨주었는데 제로도 뭔가 안 맞는 것 같고 그래서 많이 줄였다. 근데 어느새부턴가 깨달았는데 나는 꼭 얼음 음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 그냥 얼음이 들어간 생수를 마셔도 마시기 전까지만 음료 유혹이 강하고 마시고 난 뒤에는 음료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니까 그냥 난 얼음이 들어간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싶었던 것이었구나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딱히 음식에는 뜨거운 국물류나 시원한 국물 종류 음식을 그렇게 찾지 않았다.

 

근데 올 여름, 내가 이 밀면에 아주 제대로 꽂혀버렸다. 사실 밀면 자체를 이날 처음 먹은 것은 아니었다. 밀면 원조인 부산에서 나름 맛있다는 맛집을 가보기도 했다. 근데 그때는 그냥 아 이런 맛이 있구나 싶었다. 근데 오늘 소개하는 이 수원 영통가야밀면에서 처음 물밀면을 제대로 먹어본 뒤로 아예 빠져버렸다. 그래서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밀면 뿌시기였다. 그렇게 올여름 정말 많은 밀면을 먹었던 것 같다. 밀면이 없는 동네면 냉면이라도 먹음으로써 나름 그 갈증을 해소했다. 살짝 과장을 더해서 올해 먹은 밀면이나 냉면 종류가 최근 5년 동안 먹은 숫자보다 몇 배는 많았을 것이다. 다섯 배까지는 모르겠고 최소 2~3배는 된다. 왜냐하면 아예 작정하고 먹어보자 싶었으니까. 평소에는 생각이 나면 먹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생각 자체가 잘 안 나는 종류였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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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에 빠진 이유는 다른 것 없다. 일단 올 여름 처음 먹은 이 수원 영통가야밀면이 제대로 물밀면을 만드는 곳이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이유가 되겠다. 그리고 처음 먹을 당시에 내 컨디션이 강하게 이런 종류를 필요로 하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산 정상에서 먹는 라면이나 김밥이 맛있듯이 이날 나는 약간 그런 상태였다. 무더위에 지쳤고 두통까지 올 정도였다. 사실 2~3년 전에 여름에 한 번 더위를 먹고 몸을 덥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그 뒤로 계속 가지게 되었다. 처음엔 그런 증상들이 더위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도 몰랐다. 그냥 몸을 따뜻하게 해 주면 좋은 줄 알았다. 근데 아니더라. 뇌에서 덥다고 말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더위를 먹은 뒤로 여름에 아이스크림이 생각나면 먹고 시원한 음료수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마시고 그랬던 것 같다. 근데 의도한 것은 아닌데 이날 밀면을 먹기 전에 꽤 많이 걸어서인지 딱 그와 비슷한 상태가 되더라.

 

기운도 없고 뭔가 갈증도 나고 그냥 시원한 것을 마시고 싶었다. 솔직히 입맛도 크게 없어서 좀 자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좀 시원하게 하고 자면 좋겠다 싶었고 딱 물밀면을 시켜서 먹는데, 와 진짜 맛있더라. 일단 여러 밀면 맛집들을 다녀보니 알게된 사실 중 하나가 있는데 밀면 자체는 주문을 하면 바로 면을 뽑아내더라. 그래서 밀면 하는 가게들은 다 면을 뽑는 기계들이 있었다. 물론 모든 가게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찾아가는 곳들이 좀 그랬다. 여기 역시 그랬는데 바로 면을 뽑아서 시원한 육수에 담아 나오니 면발이 탱탱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그 시원하고 탱탱한 면발을 입 안에 가득 넣고 오물오물 씹다가 육수를 한번 시원하게 들이켜주면 진짜 그게 맛있다는 말이 저로 나왔다.

 

이때는 더위로 지친 상태라 눈을 감고 입 안에 밀면을 넣고 씹는데 그 탱탱한 면발 하나하나가 시원하게 다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내가 올해는 밀면을 제대로 먹어봐야겠다 싶었고 지금은 한풀 죽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맛있게 잘 먹어주었다. 파주에 부산 밀면 맛집 직영점이 생겨서 거기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맛있더라. 근데 이날 수원 영통가야밀면에서 먹은 맛이 너무 강렬하긴 했다. 그래서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정말 여기가 제일 맛있었나 싶어서 얼마 전에 다녀왔다. 그 재방문한 후기는 아마 다음 포스팅에서 마저 작성해 봐야겠다. 밀면 특유의 육수 맛 때문에 호불호가 조금 있는 편인데 이것도 마니아층이 확실히 있는 메뉴라 생각한다. 안 드셔보신 분들은 가볍게 경험해 보시는 것도 좋겠다 싶다. 냉면이랑 확실히 결이 다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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