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고 난 후 몸보신 하기 좋았던 오리불고기 원조 김포 맛집 이동재쉐프 한방약초오리불고기

열심히 등산을 했다. 예전에 한때는 그래도 조금 높은 산을 올라야 하지 않을까라는 욕심이 있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냥 500m 이하의 그나마 오르기 쉬운 산들만 시간이 날 때 오르려고 하고 있다. 뭐 내 기준 높은 산이라고 해봐야 북한산 백운대 정도의 800m 이하의 산들이 되겠지만. 한라산이나 지리산 등은 절대 갈 엄두가 나지 않더라. 제주도 여행 갔을 때 눈 덮인 한라산에 대한 경험은 해보고 싶긴 한데 아직까지는 마음만 있고 직접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리고 이 500m 이하의 산들도 내가 매번 오르는 것도 아니고 일 년에 2~4번 정도만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막상 오를 때는 꽤나 힘들다. 땀이 쭉 나고 숨이 차고 하니까 그 힘든 빈도수만 다른 것이지 힘들긴 힘들겠다.



이날 방문했던 산의 경우 정상에 올라가면 운해가 보일 수도 있다고 하여 올라본 곳인데 실제로 갔을 때 그런 것은 보지 못했다. 운해 보는 것도 나름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그런 날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물론 그것 때문에 여길 온 것이긴 한데 오랜만에 산 자체를 오른 것에 기분 좋았다. 산이란 것이 누군가에겐 어차피 내려올거 왜 올라 가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나도 그 생각에 큰 반대는 하지 않는다. 나의 경우 올라가면서 즐거움을 느끼기보단 그냥 다녀왔다는 성취감 같은 것에 만족하는 것 같다. 물론 올라가면서 맑은 하늘도 보고 푸른 모습도 보고 그러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되긴 하는데 그런 포인트들이 '이래서 산은 무조건 와야 한다!'까지로 연결되진 않더라. 그냥 나에겐 일 년 중에 몇 번 해야 하는 즐거운 과제 같은 느낌이다.



슬슬 여름이 가고 날이 선선해지는데 10월 중에 날을 잡아 짧게 등산을 다녀올 생각이다. 물론 그때도 그리 높은 곳은 가지 않을 예정이다. 높은 곳에 가면 못 오르겠다는 생각보단 다녀온 뒤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안 가는 편이다. 또 그날 산이 전부가 아닐텐데 온전히 거기에 에너지를 쓰면 안 되니까. 아무튼 이날 오랜만에 지인과 즐거운 산행을 하고 몸보신을 할 겸 근처 맛집을 찾아봤다. 둘 다 딱히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는데 그냥 일상에 먹는 음식보다는 조금 특별한 것을 먹고 싶었다. 등산 후에 먹는 삼계탕 같은 그런 것들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성품처럼 나오는 백숙 같은 것을 먹고 싶진 않았고. 그렇게 근처에 찾아보다가 나름 이색적인 음식을 발견했다. 그리고 또 땀 흘린 후 몸보신에도 괜찮을 것 같은 딱 지금 상태에 적합한 음식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바로 달려와봤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리불고기. 사실 오리고기 몸에 좋은 것은 다들 아실 것이다. 나도 정확히 무슨 성분 때문에 왜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다른 고기 기름은 몰라도 오리고기 기름은 몸에 좋아 먹어도 된다는 말은 예전부터 들어왔다. 물론 실제로 오리기름을 따로 먹는 사람은 보지 못하긴 했지만. 근데 의외로 연구 결과에 돼지기름도 좋다고 하더라.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돼지기름도 꽤 좋다고 어디서 본 것 같다. 돼지가 아니었나? 아무튼 오리고기 말고 다른 고기 기름도 좋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다. 오히려 소고기 기름이 안 좋다고 했었나. 아무튼 뭐 이건 중요한 것 아니고, 아무튼 둘 다 땀도 흘리고 배가 고팠기 때문에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했다. 여긴 따로 구워주는 시스템은 없고 혼자 알아서 구워서 먹어야 했다. 근데 오리고기 자체가 두껍지 않아서 굽기 어렵지 않았다.



첫 스타트가 아예 생고긴 아니고 살짝 냉동이라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숙성 과정일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수 있으니 함부로 판단하진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굽기 시작했고 적당히 구워졌을 때 먹기 시작했다. 오늘 소개하는 김포 맛집 이동재쉐프 한방약초오리불고기 가게의 경우 원래는 지리산에서 시작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 서울 경기까지 올라오신 것이라고. 검색을 해보면 지점이 여기 하나만 나오는데 상경을 하신 것인지 아니면 뭐 비법을 이어받은 것이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냥 단순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나름 오리에 진심을 갖고 운영을 하고 계신 것 같았다. 그렇게 먹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여기 뭔가 가성비가 있는 그런 곳은 아니었다. 고기 양 자체가 풍족하진 않았다. 다만 나름 셀프바도 있어서 이것저것 편하게 먹을 순 있었다.



그렇다면 맛은 어땠을까? 솔직히 제일 맛있는 반찬은 시장이라고 한다. 이 말이 좀 이상한가?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속담인데, 배고플 때 뭘 먹든 다 맛있다는 말이다. 이날 우리가 딱 그랬다. 사실 땀도 실컷 흘리고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배고픈 상태로 왔기 때문에 너무 이상하지만 않으면 다 맛있겠다. 그렇게 고기를 열심히 흡입하고 역시나 양이 부족해서 볶음밥도 주문했다. 마늘도 따로 가져와서 구운 마늘처럼 오리 기름에 함께 구워주었다. 그렇게 볶음밥으로 바로 2차전에 돌입했다. 배부르고 맛있더라. 처음에 냉동 상태라 좀 아쉬웠지만 굽고 나서 그 느낌은 들지 않았고 잡내 없이 맛있게 잘 먹었다. 오리고기도 나름 냄새가 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긴 그런 냄새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매장도 쾌적하고 괜찮았다.


볶음밥으로 배를 채운 것이 아쉽긴 한데, 만약에 다음에 여기 이동재쉐프의 한방약초오리불고기 방문할 일이 있다면 2인 기준으로 최소 1인 이상 더 있는 상위 메뉴를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주 갈 수 있는 가게도 아닌데 그래도 메인을 실컷 먹고 와야지 싶다. 물론 이때 둘 다 배가 부르긴 했지만 말이다. 먹는 와중에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왔고 결국엔 만석이 되더라. 나름 여기 김포에서 입소문이 나긴 난 것 같았다. 실제로 나도 또 먹을만하다 싶기도 했고. 왜냐하면 지금까지도 나중에 기회 되면 다시 한번 가볼까 싶긴 하니까. 그리고 오리고기 자체를 이렇게 불고기 형식으로 큰 양념 없이 판매하는 곳도 드물겠다. 그런 희소성 자체만으로도 여길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