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서울의 중심 종로에서 만나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라멘 맛집 니지라멘

디프_ 2025. 9. 21. 19:33
흡사 일본에 놀러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종로 라멘 맛집 니지라멘

 

 

이날 종로 쪽에서 일이 있었다. 나름 평화롭게 여유 있는 날에 개인 약속이었고 1시간이면 끝나는 그런 날이었다. 그렇게 할 일을 하고 사실 뭘 먹어야겠다 생각을 하진 않았었다. 그냥 할 일 빨리 해치우고 집을 가든 어딜 가든 가야겠다 싶었다. 근데 갑자기 뭔가 이쪽 지역 잘 오지 않기도 하고 하니까 뭘 먹고 가면 좋겠다 싶었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오늘 소개할 이 라멘집이었다. 근데 딱 오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기 웨이팅도 있다고 해서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좀 부리나케 달려갔던 것 같다. 초행길은 원래 지도도 봐야 해서 좀 걸리는 편인데 우산 쓰고 빨리빨리 움직여봤다. 괜히 기다리면서까지 먹고 싶은 생각은 이날 크게 없었던 것 같다. 처음 가보는 가게이기도 하고.

 

그렇게 가게 앞에 도착했고 다행히 내 앞에 기다리고 있던 손님들은 딱 한 테이블 밖에 없었다. 두분이서 오셨는데 한국사람은 아니고 일본 사람들처럼 보였다. 오늘 소개할 이 가게의 경우 종로에 위치한 니지라멘이라는 곳으로 일본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로 나름 입소문이 난 것 같았다. 나 역시 그 희소성을 보고 여기 온 것이기도 하고. 사실 라멘집이 다른 지역은 잘 모르겠지만 이제 서울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겠다. 그렇게 정해진 오픈 시간에 맞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밖에 대기가 있으면 살짝 일찍 들여보내주는 곳도 있긴 하지만 일본은 뭐든 항상 정통 FM이더라.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그걸 따르더라. 규칙을 중시하는 것 같고 예전에 책에서 봤나, 일본의 성장 비결이었다고 하니.

 

뭐 개인적으로 요즘처럼 바쁘고 정신 없는 때에 그렇게 기본에 충실한 것을 좋게 생각하는 편이다. 원칙이 있으면, 그 원칙이 세워지기까진 오래 걸리고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리고 그 원칙을 세우기까지 그것을 세우고자 하는 사람은 주변에서 정말 많은 질타를 받는다. 결국엔 세워지만 모두가 인정하게 되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뭐 큰 틀에서는 내가 일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에 이런 것도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안으로 들어왔고, 그리 배가 고픈 상태는 아니었지만 끼니를 해결해야 했기에 공깃밥까지 하나 추가로 주문했다. 이상하게 일본 라멘의 경우 돈카츠라멘 베이스를 시키면 한국의 사리곰탕면처럼 밥이랑 정말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더라. 그래서 같이 먹으면 좋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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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기 공깃밥이 무료더라. 그래서 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배가 고파서 먹는다기보단 그래도 하루 중에 한끼는 쌀을 먹어줘야 된다는 생각 하에 라멘 좀 남기더라도 쌀 먹자는 마인드였으니까. 그래서 솔직히 만약 평소라면 야키교자 작은 사이즈 주문해서 같이 먹었을 텐데 그것도 뺐다. 확실히 배가 안 고픈 상태긴 했다. 원래 이런 곳에 오면 저런 사이드도 같이 먹어줘야 하는데.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면서 주변을 구경했다. 지하에 위치한 가게고 테이블이 많진 않았지만 딱 쾌적하고 깔끔하고 좋았다. 화장실도 청결했고. 정말 혼밥 하러 오기에 부담 없는 그런 곳이었다. 일하시는 분들도 다 일본인 분들이셨는데 그 특유의 일본 친절함과 함께 매장 분위기도 밝아 기분이 좋았다.

 

일본 라멘답게 계란은 당연히 반숙으로 나왔고 이 위에 올라간 고기에서는 적당히 불맛이 올라왔다. 일본 라멘 특징 중 하나가 먹으면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불맛 향인 것 같다. 아마 토치로 그을려서 적당히 불향을 입힌 것 아닌가 싶은데, 이 담백하고 깊은 육수 베이스와 함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라. 솔직히 사리곰탕면을 먹을 때도 어떻게 고기 넣고 하면 이 비슷한 맛이 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사리곰탕면 정말 잘 만든 것 아닌가 싶다. 요즘 불닭볶음면이나 신라면이 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사리곰탕면도 그러한 노력만 조금 하면 오히려 더 주목 받고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 놀러 오면 돼지국밥 꼭 먹고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것을 보면 나름 반응도 괜찮을 것 같고!

 

아무튼 마지막에는 이렇게 숟가락에 흰쌀밥을 올려서 국물을 담아 먹어주었다. 개인적으로 국밥 먹을 때에도 밥을 아예 국밥에 말아서 먹는 사람과 숟가락에 밥을 올려서 담궈 먹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으로 아는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담가 먹는 것이 좋더라. 솔직히 그냥 말아먹는 것과 담가 먹는 것의 차이는 모르겠다. 밥이 조금 더 고슬고슬하려나. 근데 애초에 쌀밥으로 만들어져 나올 텐데 큰 차이가 있겠나 싶기도 하고. 근데 개인적으로 이게 뭔가 더 좋더라. 밥을 아예 말아버리면 좀 먹다가 찾기 힘들어서 그런가. 이유는 정말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먹고 있다. 오늘 소개한 종로 라멘 맛집 니지라멘의 경우 특이하게 서울의 중심에서 일본인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그런 가게다. 요즘 일본 여행 즐기시는 분들 많은데 서울에서 일본이 그리울 때 이 가게 한번 가시는 것도 좋겠다 싶다. 맥주 한잔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올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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