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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은 모르고 현지인들끼리만 즐기고 있었다는 부산 국대밀면

디프_ 2025. 9. 19. 22:07
물과 비빔 그 사이에 위치한 부산 국대밀면 특미 물비빔

 

 

부산에서의 마지막 식사다. 사실 여행 일정은 이때 자유였기 때문에 마지막은 내가 편하게 정할 수 있었다. 원래는 이렇게 빨리 돌아올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게 마지막 식사가 되었다. 원래라면 좀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 점심 겸 저녁도 먹고 돌아올까 싶기도 했는데 막상 그냥 체크아웃을 하고 이 식사를 하고 서울로 돌아가고 싶더라. 그렇게 체크아웃을 하고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 마린시티 근방에 위치한 어느 상가에 도착했다. 이 가게는 오려고 한 것이 아니고 네이버지도를 보다가 즐겨찾기 해둔 곳이 있길래 그것을 보고 가봐야겠다 싶었다. 언제 왜 즐겨찾기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부산 사는 친구한테 추천을 받았었나? 근데 지금 돌이켜보니 나 이때부터 밀면 시작했구나.

 

올여름 수원에서 먹은 밀면이 본격적인 시작인 줄 알았었는데 이때부터 워밍업을 했었나 보다. 아무튼 그 무거운 백팩을 메고 여기를 걸었다. 사실 거리 자체는 그리 멀지 않았는데 여기 바다 근처라 그런지 약간 서울 골목길과는 다르게 길이 뻥 뚫려있어 가까운 거리도 꽤 먼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날 실제로 꽤 더웠는데 무게가 거의 15kg가 넘는 가방을 메고 걸어 다니니까 좀 힘들기도 했다. 원래 분위기와 날씨도 즐길 겸해서 좀 걷자였는데 뭔가 행군 같은 운동처럼 변질이 되었다. 나도 좀 딱히 일정이 없으니 천천히 걸으면 됐는데 뭔가 빨리빨리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땀이 나도, 힘들어도 계속해서 빠르게 걸었던 것 같다. 그때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찍었어야 했는데. 그래도 중간에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한 5분 정도 쉬긴 했다. 덥더라.

 

뭔가 시원한 것을 먹기 전에 땀이 나게 운동을 해서 그 맛을 극대화 시키려고 하는 것처럼, 의도한 행동은 아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여기 부산 국대밀면을 먹기 전에 나름 니즈를 끌어올렸었구나 싶다. 아무튼 그렇게 마린시티 근방에 도착하고 지도를 열심히 봐가면서 이렇게 어느 상가 안에 도착했다. 상가 안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마음이 급하면 좀 헷갈릴 수 있으니 차분히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사실 이게 위치가 위치인지라 나와 같은 관광객은 거의 없어 보였다. 매장 자체가 좁은 편이라 테이블이 몇 개 없는데 이날도 막 여행 가방이나 그런 것 메고 온 사람은 나뿐이었고, 주변에 사시는 분이나 가족 단위가 많았다. 단골손님들도 많이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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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름 밀면을 먹어본 사람이 되어서 무조건 먹을 때 물을 먹지만 이때는 여기 시그니처 메뉴로 보이는 특미 메뉴를 주문했다. 물과 비빔 그 사이의 맛으로 맛있다고 해서 약간 일석이조 느낌으로 먹으면 괜찮겠다 싶었다. 근데 아마 지금 다시 가서 먹었다면 물밀면을 시켰을 것이다. 그 살얼음 동동 육수 한입 쏵 하고 그 탱탱한 면발의 밀면 먹고. 번갈아 가면서 즐기는 이 맛을 도저히 놓칠 수 없겠다. 이때는 그냥 비빔도 매력적일 것 같았다. 실제로 육수가 있어서 괜찮기도 했고. 다만 그래도 물밀면 하나 제대로 먹는 것이 여전히 최고라 생각한다.  여기 가격도 8천원으로 착한데 맛보기 수육이 제공된다. 곱빼기도 1천 원 추가를 하면 나오는데 아마 잘 드시는 분들은 곱빼기만 시켜도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다.

 

밀면의 장점 중 하나가 주문이 들어가면 면발을 뽑아낸다는 것이겠다. 여태까지 장사 잘 되는 곳들을 방문했을 때 거의 다가 그랬다. 그렇다 보니 면발이 굉장히 탱탱하다. 근데 이 탱탱한 레벨도 밀면 가게마다 다르긴 하다. 여태까지 밀면을 먹은 곳 중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수원에 위치한 어느 가게였다. 물론 거기 역시 맛있다고 유명하다고, 밀면 좀 먹어본 사람들도 찾아갈 정도로 맛집이긴 한데, 부산에서 50년 전통을 가지고 있고 줄 서서 먹는 그 곳보다 개인적으로 더 맛있었다. 부산 그 맛집도 조만간 포스팅을 하긴 할 텐데 내가 여태까지 먹어왔던 밀면과는 좀 결이 다르더라. 그게 몇 번 먹어보면 중독성에 빠질 것 같긴 한데 딱 한 번 먹었을 때는 살짝 다른 맛을 느껴서 그렇게 매력을 못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부산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는 것은 그 매력이 있다는 것이겠다.

 

부산은 그만큼 밀면 가게가 많긴 하니까. 근데 은근히 부산만 벗어나면 서울이나 경기에서 밀면 가게 찾기가 힘들다. 내가 밀면에 빠져서 밀면을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정말 지역마다 가게가 별로 없다. 사실 한국은 나라가 좁아서 큰 차이가 없는데 한 지역에서만 인기 있는 메뉴가 있다는 것이 좀 신기하긴 하다. 그래서 어느날 밀면이 너무 먹고 싶어서 파주 쪽에 특이하게 부산 직영으로 운영하는 밀면 가게가 있길래 거길 다녀오기도 했다. 거기도 조만간 소개해볼 예정이다. 이러고 보니 올해 정말 밀면 먹으러 여기저기 많이 쏘다니긴 했다. 한번 꽂히면 꼭 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올여름 컨셉은 밀면과 물놀이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 돌이켜보니 그 목표는 이룬 것 같아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관광객은 모르고 현지인들끼리만 즐기고 있었다는 부산 국대밀면. 나오자마자 야무지게 비벼준 뒤에 먹기 시작했다. 맛보기 수육도 처음엔 그 자체로 맛만 보다가 나중엔 밀면 위에 올려서 싸먹었다. 여기 시그니처인 특미 물비빔의 경우 사실 나처럼 이날 더웠던 사람에게는 좀 적합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살얼음 동동 육수가 부족하니까. 나중에 육수를 조금 따로 받고 싶어서 요청드렸는데 그렇게 시원하게 나오지 않더라. 그래서 개인적으로 첫 방문이라면 이 특미보단 물밀면을 시키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밀면은 개인적으로 물이 시그니처라 생각한다. 비빔도 맛있긴 한데 밀면은 그래도 물이 더 잘 어울린다. 냉면은 뭐 개인적으로 고기와 함께 할 때 비빔이 더 나은 것 같긴 하지만 둘은 은근 비슷하면서 다른 메뉴니까. 아무튼 여기 부산 국대밀면 가격도 착하고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맛도 괜찮은 곳이다. 다음에 부산 해운대 놀러 가실 때 가볍게 들려보시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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