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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용문시장 숨겨진 맛집 봉평메밀

디프_ 2024. 4. 5. 20:39
2009년부터 메밀 하나로 승부 보고 있는 용문시장 봉평메밀

 

 

지나가다가 입구부터 딱 여기 뭐지 싶은 곳들이 있다. 그렇게 한 번 검색을 해보거나 안을 들여다보곤 하는데, 안에 사람이 많으면 우선 여긴 다음에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검색의 경우 케바케인 것 같다. 이질감이 들 정도로 잘 찍은 사진을 보면 광고 같은 생각이 들어서 아예 마음이 식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리뷰는 몇 개 없는데 장사를 한 지 오래된 것 같으면 '여기 뭐지?'라는 호기심과 함께 다음에 방문을 고민하게 되더라. 나름 청개구리 심보인 것 같은데 이런 경우의 만족도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오늘 소개할 이 가게의 경우 나름 용문시장 내에서 구석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여태까지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었다. 근데 지나가다가 내부를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안에 사람들이 꽉 차 있었고, 다음에 와봐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다.

 

일단 여기의 경우 봉평메밀 간판에서 알 수 있듯이 메밀 하나로 승부를 보는 곳이다. 메밀과 관련된 모든 메뉴를 만날 수 있겠다. 온메밀, 냉메밀, 비빔메밀, 메밀부침, 메밀전병 등등. 이외에도 각종 기름으로 튀길 수 있는 호박전, 동그랑땡 등이 있겠다. 점심 장사로 면 종류를 판매하고 저녁 술안주로 각종 전을 판매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게를 들어오기 전에 입구에서 노릇노릇 튀겨지고 있는 각종 전들을 보면 그 냄새에 이끌려 저절로 안을 향하게 되는 것 같다. 근데 다만 가격 자체는 그렇게 저렴하게 보이진 않는다. 1인당 객단가를 보면 그래도 8,000원 이상은 되니까. 물론 이게 비싸다는 것은 아닌데 뭔가 시장인데 가성비가 좋다는 느낌이 들려면 우선 이 가격보다는 조금 낮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오면 기본으로 면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이드로 메밀부침과 메밀전병을 시키게 되는데 그러면 약 1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이 나온다.

 

아마 이건 그냥 소비자 입장에서 내 욕심이긴 한데, 기본 찬에 얇게 메밀전이 하나 있으면 어떨까 싶다. 위에 여러 재료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단순 그냥 메밀전 말이다. 물론 그게 기본으로 제공되면 서비스 요청이 있을 수도 있고, 실제 판매해야 하는 메밀부침이 잘 안 팔릴 수도 있겠는데 사실 그냥 반죽만 튀겨서 나가는 것은 재방문을 고려하면 가격 대비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걸 튀기는 것까지 고려하면 안하는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단순 한 번 방문보다 재방문이 중요하니까. 실제로 내가 작년에 방문했던 어느 가게는, 손님이 직접 메밀전을 구워서 먹을 수 있게 해두었다. 반죽만 제공하고 후라이팬에 알아서 먹는 시스템말이다. 그게 나쁘지 않았고, 여기도 그런 것을 도입하면 아마 괜찮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물론 지금도 사람이 많아서 고려하지 않으실 수도 있겠지만 그냥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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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메밀전병이 나왔다. 사실 처음엔 사이드 시킬 생각이 없었는데, 냉메밀 주문 후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해서 심심해서 하나 이렇게 시켜봤다. 근데 여기 육수는 준비되어 있고 면을 바로 삶아서 주시기 때문에 주문 타이밍이 안 맞으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근데 막상 메뉴를 받아보면 이해 가실 것이, 여기 양이 정말 미쳤다. 이날 배가 고프지 않아서 좀 남기긴 했는데 배고픈 상태라고 하더라도 아마 많이 남겼을 것 같다. 면이 정말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더라. 면 무게만 따로 재보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 이따 사진을 보시면 공감하시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다시 메밀전병 이야기로 돌아와 사실 개인적으로 메밀전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름 맛있는 곳들에서 먹어봤는데 딱히 맛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 그리고 냉동으로 팔아서 따로 데워주기만 하는 곳들도 워낙 많아서 잘 안 먹는 편이다.

 

근데 여기 용문시장 숨겨진 맛집 봉평메밀 메밀전병은 조금 달랐다. 우선 처음 봤을 때 속이 꽉 차있지 않아서 내 예상대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예상은 맛이 없겠다라는 예상이었다. 근데 한입 먹고 생각이 달라졌다. 우선 겉에 있는 피라고 해야 하나. 그 메밀피가 너무 쫀득쫀득 좋았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내용물들이 뭔가 매콤하니 맛있었다. 매운 것은 아닌데 살짝 김치 맛 정도랄까. 근데 그 아삭아삭한 식감이 괜찮았다. 그래서 하나 딱 먹고 나면 그냥 감칠맛도 살고 맛있는 느낌이랄까. 저 마늘이 절여진 소스와 함께 먹으며 조합이 좋았다. 자극적이진 않았는데 심심하게 맛있는 맛이었다. 뭔가 여기 용문시장 타겟팅에 맞게 누구나 호불호 없이 좋아할 맛이었다. 나 역시 나쁘지 않았고. 그렇게 메밀전병으로 입가심을 하고 있으니, 오늘의 주인공 냉메밀이 나왔다. 온메밀의 경우 날이 따뜻해지는 4월부터는 진행하시지 않는다고 한다.

 

아껴둔 메밀전병 하나와 한입 했고 단무지랑도 먹어봤다. 근데 단무지는 조금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메밀부침을 추가로 시켜봤다. 위에 배추김치와 파가 조금 올라가는 것 같다. 이것 역시 타이밍이 좋으면 갓 튀겨진 것이 나오기도 하는데 대게 미리 튀겨둔 것이 제공되는 것 같았다. 또 면발에 이 메밀전 싸서 먹어줘야지. 고기는 아니더라도 나름 전을 싸 먹으면 그 느낌이 있다. 맛은 앞과 동일하다. 그냥 맛있다. 그리고 여기 2009년부터 메밀 하나로 승부를 보고 있는 가게답게 메밀이 조금 첨가물처럼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100% 느낌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물론 이건 단순히 나의 추측이다. 가게 내부에 어느 설명도 없었고. 근데 뭔가 다른 곳에서 먹던 것들과 다르게 찰기부터 해서 진짜 느낌이 난다. 물론 심리적인 영향이 클 수 있는데 아무튼 그랬다. 그래서 모든 메뉴 전부 쫀득쫀득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가게 내부도 나름 요즘 고객들이 좋아하는 노포 느낌으로 잘 꾸며두신 것 같았다. 근데 최근 리뉴얼을 한 것인지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 있더라. 그리고 최근에는 운영하지 않으시지만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있는 것으로 보아, 사장님이 젊은층이 아니실까 싶다. 물론 내가 방문했던 점심시간에는 젊으신 분은 따로 없긴 했다.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냉메밀을 먹어주었다. 근데 앞서 말했듯이 정말 양이 미쳤다. 한 젓가락을 들어도 아래에 그만큼이 남아있는 면발 양이었다. 그래서 이건 남길 수밖에 없었다. 근데 같이 온 일행은 다 먹긴 하더라. 내가 먹는 양이 확실히 줄긴 줄었다. 그래도 메밀전병과 메밀부침은 남길 수 없었다. 그건 다 해치워야지. 면은 조금 남기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여기 냉메밀 자체가 쉽게 말하면 일식집에 가서 먹었을 때 나오는 냉메밀 맛이다. 퀄리티가 어느 정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맛있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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