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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부터 찐임을 알 수 있는, 3대가 운영 중인 50년된 옛날중국집

디프_ 2024. 3. 13. 20:36
진짜 탕수육과 진짜 옛날 짜장면을 만날 수 있는, 성북구 50년 전통 옛날중국집

 

 

여러 맛집투어를 다니면서 얻은 자산 중 하나는, 단순 광고로 유명해진 곳을 어느 정도 거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100% 거르지 못하는 것은 맞긴 한데, 딱 느낌이 오긴 온다. 오늘 여기는 정말 찐이다, 입소문이 난 곳이다 이런 곳이 있으면, 또 다른 곳은 '아 어느 정도 광고겠다. 너무 기대는 하지 말자' 이런 느낌이랄까. 근데 오늘 소개할 곳은 오기 전부터 그냥 여긴 진짜겠구나 싶었다. 우선 광고성 컨텐츠가 아닌 곳에서 해당 장소를 접하기도 했고, 그 비주얼이 정말 진짜였다. 간판 이름부터 뭔가 마음에 들고. 그래서 나름 휴일에 먼 길을 찾아와 봤다. 사실 여기 오면서 추억 여행을 했다. 예전에 신입 느낌일 때 면접을 본 회사가 이 근처에 있더라. 딱 주차를 하고 나오는데, 그 회사 상호명이 보여서 뭐지 싶었는데 알고 봤더니 내가 면접을 봤던 그 건물이 맞았다. 그래서 뭔가 스타트가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오늘 소개할 이 가게의 경우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은 모르는 곳이지만, 이 동네에 살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 가게처럼 보였다. 다만 기존에 동네 사람들만 알다가, 여러 유튜버들이 소개를 하게 되어서 그래서 나처럼 멀리 사는 사람들도 찾아오게 된 느낌이랄까? 유튜브에 소개된 사장님 인터뷰를 보면 힘들었다고 하니, 이렇게 홍보가 되어서 멀리서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 어느정도 도움이 된 것은 맞겠다 싶다. 여기 성북구 50년 전통 옛날중국집 가게의 경우 월요일은 정기 휴무이고 영업일 기준으로도 브레이크타임이 있다.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따라서 이 시간은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나의 경우 친구와 함께 주말 낮에 방문하기로 하였고, 브레이크타임을 고려하여 일찍 도착했다. 그래도 여기 거리 자체가 전반적으로 한산하니까 웨이팅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미 도착하니 가게 입구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웨이팅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막 오래 기다리는 것은 아니고, 2~30분 정도 기다린 다음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술이 메인이기 아니끼 때문에 나름 회전율이 있어 보였다. 물론 술을 드시는 테이블도 많긴 했지만, 어쨌든 면 요리니까 자리가 금방 금방 났다. 또 어떻게 보면 탕수육이 메인이긴 한데, 술자리처럼 그렇게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들은 없어 보였다. 저녁이 아닌 낮이기도 하고. 그리고 여길 찾아오면서 처음에 주차로 고민을 했다. 근처에 가까운 공영주차장이 없기도 해서 그냥 개인 건물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주차비가 꽤 나왔다. 웨이팅하고 먹고 나오는 시간까지 고려해서 2시간 정도 머물렀었는데 주차비를 약 8,000원 정도 지불했다. 그러니까 짜장면 하나 값을 주차비로 낸 셈인데 여기 가게 앞에 붙어있는 것처럼 워낙 손님들이 주택가에 주차를 해서 그걸 하지 말라고 얘기하긴 하시니 차를 안 가져오는 것이 제일 베스트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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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아 짜장면과 탕수육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공깃밥도 하나 주문했다. 짬뽕 국물의 경우 기존 짬뽕을 주문해야 추가로 국물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온 김에 짬뽕 국물 맛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지. 왜냐하면 이런 곳의 경우 기본적으로 양이 많기 때문에 너무 많이 시키면 안됐다. 물론 맛을 본다는 명목으론 시켜도 되지만 아마 그랬으면 많이 남겼을 것이다. 그리고 이날 메인이 탕수육이기도 해서 그 메인을 사이드 느낌의 작은 사이즈가 아닌 본사이즈로 먹고 싶었고 그래서 친구와 협의 끝에 이렇게 주문을 했다. 사실 원래 간짜장을 주문했어야 하는데, 이날 웍이 하나가 고장 나서 간짜장 종류는 안된다고 하여 나를 포함한 모든 테이블에서 간짜장이 아닌 짜장면을 주문했다. 원래 진짜 중국집 맛을 알려면 간짜장이긴 한데 뭐 아쉽지만 어쩔 수 없겠다.

 

간판부터 찐임을 알 수 있는, 3대가 운영 중인 50년된 옛날중국집. 원래 짜장면이 먼저 나오고 탕수육이 한참 나중에 나왔다. 우리 주문만 튀겨지는 것이 아니라, 주문이 동시에 들어오니 같이 튀겨지다 보니 조금씩 딜레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동시에 먹고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기다리다간 면발이 다 불을 것 같아서 짜장면을 먹고 있었다. 거의 다 먹고 밥을 비벼야 할 타이밍에 탕수육이 나와서 그 부분은 아쉬웠다. 근데 그만큼 짜장면이 너무 맛있었다. 여기 짜장면의 경우 불맛이 나거나 매콤한 느낌은 아니고 정말 달짝지근한 옛날 짜장 느낌이다. 근데 그게 물린다거나 그런 포인트는 없고 감칠맛이 살아있는데, 근래 먹어본 짜장면 중에 제일 맛있었다. 솔직히 이거 곱빼기로 하나 시켜서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 혼자 시켜서 먹어도 다 먹었을 것 같다. 물론 그러면 탕수육을 제대로 못 먹었을 테지만.

 

그만큼 짜장면이 진짜 맛있었다. 소스도 맛있고 면발 자체도 탱글탱글하니 괜찮았다. 사실 고급 중식집이나 뷔페도 아니고, 이런 정통 중국집에서 주문 후 바로 먹어보는 것도 오랜만이긴 한데 진짜 맛있더라. 가격도 기본 금액은 6천원으로 저렴한 편인데 퀄리티가 워낙 좋았다. 진짜 이 짜장면만 먹으러 또 오고 싶은 느낌이랄까. 나만의 생각은 아니고, 친구 역시 감탄했다. 이 친구가 내가 가자고 하는 식당에는 별로 만족을 못하는 편인데, 여기선 딱 맛을 보자마자 나중에 여자친구랑 와야겠다며 말을 하고 그러더라. 뭐 나도 알아서 온 것은 아니고 그냥 컨텐츠 보고 부랴부랴 와본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여기, 가게에선 다소 아쉽겠지만 공깃밥 추가해서 이렇게 소스까지 야무지게 드시는 것을 추천한다. 간짜장을 주문하더라도 동일하게 즐겨주면 되겠다.

 

그리고 탕수육. 사실 여기 오게 만든 이유는 짜장면이 아닌 탕수육이었다. 이 탕수육 비주얼은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느낌이었다. 정말 여기 아니면 다른 곳은 이렇게 안 팔 느낌이랄까? 그래서 여길 안 올 이유가 없었고, 오게 만든 동기가 되었다. 나의 경우 튀김 요리를 워낙 좋아하니까 이 맛이 너무 궁금했다. 유튜브에서 봤을 때에도 너무 바삭해 보여서 그 바삭함을 즐기고 싶었다. 안에 고기도 가득하고. 그렇게 오랜 시간 기다린 뒤에 탕수육을 만났다. 확실히 사이즈가 큼지막했다. 누군가 팁을 보면 이건 잘라서 먹지 말고 입으로 베어 물으라고 하더라. 안 그러면 식는다나 뭐라나. 뭐 그건 잘 모르겠고, 나의 경우 크게 먹는 것을 좋아하기도 해서 입으로만 베어 물어서 먹었다. 질긴 포인트 하나 없이 바삭하게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하나하나 튀김 자체의 사이즈가 있어서 그렇지 양이 엄청 많은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양이 많은 것도 맞긴 맞다. 애초에 여기 가성비가 괜찮으니까.

 

너무 칭찬 일색이었나? 그럼 광고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여기서 살짝 아쉬운 점을 소개해볼까 한다. 사실 광고로 의심하는 사람도 별로 없겠다. 여긴 워낙 유명한 곳이니까. 일단 첫 번째 아쉬웠던 점은, 여기 서비스 방식이다. 뭐 불친절하다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그냥 나와 결이 다른 것이겠다. 여기 매장 내부가 협소하고 테이블이 좀 다닥다닥 붙어있는 편이다. 다닥다닥 붙어있다 보니 서빙이 좀 힘들다는 이유가 있겠는데, 매장 내부가 넓지 않다 보니 조금만 크게 말해도 손님이나 일하시는 분에게 전달이 되겠다. 그렇다 보니 여기 사장님께서 그냥 카운터, 주방 근처에서 주문을 큰 목소리로 받고 하나하나 응대해 주시는데 그 부분이 난 좀 부끄러웠다. 낯간지러운 것은 아니고 부끄러웠다는 표현이 맞겠다. 뭐 잘못한 것은 없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는데 그냥 조용조용히 주문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좀 민망했다. 그래서 친구가 알아서 다 소통하게 내버려두었다.

 

마지막 하나는, 탕수육이었다. 이것 역시 맛이 없다거나 별로라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이렇게 잘 튀겨진 탕수육은 오랜만이었고 이런 탕수육은 소금&후추에만 살짝 톡 찍어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았다. 근데 사장님께선 소스와 함께 하는 것을 원하시는지 테이블마다 별도 소금&후추가 준비되어 있진 않았다. 내가 아쉬운 포인트는 이게 아니었고, 이날 소스였는지 뭐였는지 이상한 살짝 누린내라고 해야 하나. 뭔 냄새가 나더라. 그래서 이게 고기 냄새인가 싶어서 탕수육만 먹어보면 또 그 냄새가 안 났다. 근데 소스랑 찍어서 먹으면 뭔가 모를 냄새가 나더라. 근데 이걸 나만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런 것인지 모르겠다. 내 일행도 그렇고 옆 테이블도 그렇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나만 그런가 싶어서 조용히 먹긴 했다. 근데 국밥 같은 것을 먹을 때도 젓갈이 들어간 김치는 못 먹곤 하니까 뭔가 내 입맛 기준으로 안 맞는 것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서 이 부분은 직접 여기 간판부터 찐임을 알 수 있는, 3대가 운영 중인 50년된 옛날중국집에 방문하셔서 후기를 공유해 주시면 좋겠다.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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