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프렌치 토스트 하나로 유명해진 서촌 스펙터 카페

디프_ 2024. 3. 10. 15:35
크림브륄레 스타일의 프렌치 토스트로 이색적이었다

 

 

3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1분기가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나에게 올해 1분기는 나만 알고 있는 챕터의 한 시작이었고, 그게 대략적으로 마무리가 된 것 같다. 배운 것도 있고, 깨달은 것도 있고, 아직 알아가는 것도 있고 뭐 그렇다. 남은 20일 정도 준비를 하고, 2분기부터는 조금 더 새로운 시작들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러한 변화들의 내가 의도한 것도 있는데, 의도했다고 하여 그렇게 원한다는 것은 아니겠다. 그냥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들도 있는 것 같다. 그 선택에 관해서는 또 책임을 스스로 져야겠지. 그래도 뭐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 2023년에 배운 것 중 하나는,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 그 시간이 지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걸 깨닫는데 거의 일 년이 걸렸다.

 

다만 저 시간들을 보냈다고 해서 그렇게 후회하진 않는다. 저 시간들이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길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또 저 나름대로 저 시간 안에서 배운 것들도 잇다. 그리고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항상 정신이 건강해지는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두루뭉술하게 말을 해버렸는데, 뭔가 이렇게 또 글을 작성하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고 그런다. 아무튼 오늘은 날이 좋은 날 방문했던, 서촌의 스펙터라는 카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실 여기 저번에 한 번 와봤던 적이 있다. 근데 그때는 웨이팅도 생기고 안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밖에서 안을 구경만 했었는데, 사람도 많고 내부가 굉장히 좁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그냥 다음에 와야겠다 싶었고, 이렇게 이날 오게 되었다.

 

근처에 일정이 있어서 의도치 않게 오픈런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는 사람도 없고 여유롭게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뭔가 점심 시간 이후에 다들 카페에 가는 시간에만 사람이 몰리고 막 아무 때나 웨이팅이 발생하는 그런 곳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내부가 꽤나 넓었다. 은근 테이블도 있고. 다만 공간 자체는 넓은 편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느낌들이 있었다. 흔히 말하는 뭔가 감성 카페 같은 느낌이랄까. 사실 여기 방문한 이유는 프렌치 토스트를 먹기 위해서였다. 커피도 디카페인을 팔면 마셔볼까 했는데 별도 디카페인 커피는 판매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음료 하나를 택했고, 프렌치 토스트로 약간 브런치 느낌으로 즐겨주면서 여기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이후 일정은 나름 운동이었기 때문에 속을 가볍게 해주어야 했다.

반응형

 

이날 오픈 시간보다 원래 메뉴를 만들고 주문을 받아보시는 분이 살짝 늦으신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오픈을 해주시는 분이, 준비를 해야한다는 명목으로 주문을 좀 늦게 받으셨다. 그래서 뭐 이것저것 정리하시나보다 싶었는데, 나중에 늦게 온 분이 오시자마자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들고 그러시더라. 그래서 속으로 미리 인사를 나누었던 분은 그냥 근처 가게 직원 분이신가 싶었다. 커피나 음료의 경우 대게 바로 준비가 되는데, 이 프렌치 토스트는 준비까지 좀 시간이 걸린다고 하셨다. 사실상 이 디저트를 먹기 위해 왔기 때문에 기다려야 했고 그렇게 나오기 전에 음료부터 먼저 해치웠던 것 같다. 사실 이런 카페도 이제 대부분 사진을 찍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동시에 나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사진만을 찍기 위해서 온다는 것은 아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사진도 남기고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카페 측에선 자연스럽게 홍보도 되고 사실 마다할 이유는 없겠다. 그 프로세스를 맞추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 실제로 이날 나는 그냥 먹긴 했는데, 옆에 왔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음료수를 마시지도 않고 메인 디저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시더라. 그리고 전체 사진을 찍으시더라. 솔직히 이런 부분은 뭐 여기서 나중에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약간 직업적인 생각을 살리면 다소 아쉬운 포인트이긴 하다. 사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지금 맡고 있는 일도, 고객 하나하나의 의견이 매우 중요한데 그런 포인트들을 놓치는 느낌을 받았달까. 뭐 친절한 서비스 같은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노래 안에서 햇살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사진 찍을 의향이 없었으나, 사람도 없고 그래서 나름 한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어봤다. 뭔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예쁘게 잘 꾸며둔 서촌 스펙터 카페. 메인이었던 프렌치 토스트의 경우 가격 자체는 좀 비싼 편이라 생각한다. 애초에 크기도 좀 작은 것 같고. 다만 크림브륄레 스타일로 다른 곳들과 비교해서 확실히 이색적이긴 하다. 손님 테이블에 오기 전에 살짝 토치로 설탕을 그을려 주고, 테이블에서 한 번 더 녹여주시는데 그게 나중에 바삭하게 코팅이 되면서 적당히 달달한 식감을 살려준다. 사실 크림브륄레라는 용어를 안 지가 얼마되지 않았다. 예전에 일본 놀러 갔을 때였나, 어느 빵집을 갔는데 저게 너무 맛있어서 신기해하니, 누군가가 그게 크림브륄레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알려줘서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게 벌써 거의 이 년 전이구나. 아무튼 이렇게 휴일에 종종 바람을 쐬러 나가는 것도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