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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한우 고기로만 육수를 만들어 맑은 육수가 특징인 곰탕

디프_ 2024. 2. 7. 20:32
맛없으면 돈도 안 받고, 육수도 무한 리필인 맛에 진심인 곰탕집

 

 

사실 아직까지도 곰탕, 순대국, 해장국 등 각각의 매력은 잘 모르겠다. 물론 맛의 차이는 먹어보면 알 수 있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이러한 스타일의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그냥 위에 나열된 아무 메뉴나 먹을 때 대체적으로 같은 만족감을 얻는다는 의미가 되겠다. 아마 같은 국밥 스타일이라서 그런가? 나만 그런가? 뭔가 따뜻한 국물 요리가 먹고 싶을 때 순대국만 무조건 먹어야겠다, 곰탕만 먹어야겠다 이런 니즈는 잘 안 생기는 것 같다. 그나마 그중에 좀 다른 것이 감자탕 계열이겠다. 감자탕은 아무래도 고기가 큼지막하게 실하게 들어가 있으니 포지셔닝이 조금 다르긴 한 것 같다. 근데 다른 메뉴들은 딱히 이 중에서 큰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간 조절도 내가 하니까 말이다.

 

아 곰탕도 그 측면에서는 조금 다른가? 그래도 여긴 소금 간이라도 내가 조절은 하니까. 근데 이날의 경우 곰탕이 별도 간 조절을 할 필요 없이 한입 먹자마자 딱 간이 맞았다. 만약 먹어보지도 않고 소금을 넣었으면 짜서 못 먹을 뻔했다. 여기 육개장도 맛있긴 한데, 이날은 좀 심플하게 깔끔한 맛이 즐기고 싶었나보다. 그렇게 곰탕을 주문했고,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밑반찬 세팅을 했다. 이런 국밥 스타일 가게의 경우 테이블마다 김치가 놓여 있어서 셀프로 담으면 되겠다.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말이다. 확실히 느낀 것 중 하나는, 맛있는 곳은 기본적인 김치 자체가 맛있다는 것이다. 김치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해치울 수 있으면 정말 거긴 맛집이 맞다고 생각한다. 여기의 경우도 오랜만에 방문하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김치 맛이 꽤나 괜찮더라.

 

여기 말고 근처 자주 찾는 추어탕 집이 하나 있는데, 거기의 경우 김치를 오랜 기간 숙성시키기보단, 그때그때 겉절이 스타일로 담궈서 내어주시는 것 같다. 근데 그 김치 맛이 기복이 있더라. 물론 내 입맛 기준이다. 젓갈 향을 잘 즐기지 못하는데, 그 냄새가 날 때가 있고 안 날 때가 있더라. 물론 기존에 잘 드시던 분들은 큰 차이 없이 잘 즐기시긴 하는데, 내 기준엔 김치 맛이 기복이 있어서 갈 때마다 살짝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간혹 그런 탕 전문 가게들마다 겉절이를 내어주시는 곳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도 또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국밥집에 김치만 해치우러 가는 사람들도 종종 있으니 말이다. 메인은 정작 배불러서 못 챙기고. 아무튼 주문한 곰탕이 나왔다. 여긴 100% 한우 고기로만 육수를 만들어 내어주기 때문에 이런 맑은 육수가 특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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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국물 맛을 보고, 같이 나온 소면 한덩이를 섞어서 풀어주었다. 소면의 경우 이런 곰탕 메뉴 하나당 하나씩 나오는 것 같다. 많은 양은 아니고 딱 한 입만 먹어도 되는 양이다. 이 소면이 원래는 부산에서 유래되어 시작됐다곤 하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만약 왜 이렇게 소면이 같이 나오게 되었는지 아시는 분들이 계시면, 알려주시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말아서 먹는 것보단 위처럼 따로따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 깍두기가 이날 워낙 맛있어서 이렇게 흰쌀밥에 올려먹기도 하고, 곰탕 안에 들어있는 실한 고기를 별도 소스에 찍어서 따로 먹기도 했다. 맑고 뽀얀 국물의 경우 칼칼한 느낌보다는 시원하고 깨끗한 느낌이 있어서 뭔가 추운 날씨에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든든하게 해주었다. 전체적으로 다 먹고 난 뒤에 '아 잘 먹었다'라는 생각이 드는 맛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저걸 토렴이라고 하나. 사실 뭐 가게에서 전문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 혼자 저렇게 먹곤 하는데 밥을 본격적으로 말기 전에 저렇게 숟가락에 떠서 담궈 먹기도 하고 그런다. 이게 탕수육 찍먹, 부먹처럼 뭔가 그런 비슷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바로 다 말아서 먹는 것보다 저렇게 먹으면 뭔가 맛이 좀 다르다. 나도 왜 저런지는 모르겠다. 근데 먹다 보면 저렇게 먹고 있더라. 아무튼 그렇게 밥 반공기 정도를 해치웠을 때쯤, 말아버렸다. 사실 간혹 따로 밥 한 공기를 다 해치우곤 하는데 웬만하면 반 공기 정도는 말아서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뭔가 뚝배기에 나온 것을 존중해 주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다시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이 가게의 경우 맛이 없으면 돈을 안 받는다고 가게 입구부터 적혀 있기도 하고, 육수도 무한 리필도 제공된다고 하니 나름 손님의 많은 부분을 신경 써주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이렇게 신경 써주는 부분들이 맛에서도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예전에 한 때 자주 올 때는 몰랐었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오니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100% 한우 고기로만 육수를 만든다고 하니, 그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면 이 가격도 착한 편 아닌가? 다른 가게들은 어떻게 만드는지 잘 모르겠지만, 여기가 그런 곳들과 비교해서 양이나 퀄리티도 부족하지 않으니 말이다. 앞서 순대국이나 그런 것들과 차이를 잘 모르겠다고 하지만, 확실히 이렇게 맑은 육수 베이스는 다 먹고 난 뒤에 깔끔함이 더 있긴 한 것 같다. 순대국은 개인적으로 간을 너무 세게 해서 그런지, 다 먹고 난 뒤에 갈증을 좀 느끼는 편인데 이날 곰탕은 그렇지 않았다. 깔끔하게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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