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성동구 주민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는 행당시장 꼬랑치킨

디프_ 2024. 2. 6. 20:50
테이블 셋팅, 주문, 서빙 모든 게 셀프인데 오는 손님들 모두 척척하는 단골손님이다!

 

 

왕십리 동네의 경우 매번 지나가기만 했던 것 같다. 사실 이쪽 지역을 지나간 경험도 잘 없다. 아무래도 거주하는 곳이 강서 쪽이다 보니 여기를 잘 안 가게 되더라. 그나마 강남이나 그 주변을 간다고 하더라도 9호선을 타고 가면 되니까 더더욱 2호선 라인은 잘 안 가게 된다. 물론 학창 시절에는 주로 이용하긴 했는데, 그때도 여기 왕십리까지는 가지 않았겠다. 근데 이번에 어떤 기회가 있어서 여기 지역을 오게 되었는데, 반전이었다. 너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사실 예전에 친구에게 듣긴 했다. 여기가 학교 주변이 있어서 음식 가성비도 좋고 맛도 괜찮다고 말이다. 근데 그때 흘려들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방문하고 난 뒤로 왜 진작 오지 않았을까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았다. 아마 앞으로 자주 이쪽을 오게 될 것 같다.

 

일단 여기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 물론 내가 이쪽 지역을 잘 안 와보기도 했고, 최근에 번화가 주변을 나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근데 가는 가게들마다 활력이 넘치더라. 좀 왁자지껄한 분위기? 실제로 근처에 대학교가 있다 보니까 내가 처음에 갔던 가게의 경우 한 20명 예약 손님이 있더라. 그리고 사장님도 익숙하신 듯 다 마신 술을 담을 수 있도록 술이 담길 수 있는 박스를 테이블 위에 올려주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실 그래본 적도 없는데 괜히 예전 학창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뭔가 다들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나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거기가 1차였는데, 거긴 나중에 포스팅하기로 하고 오늘 소개하는 2차 여기 역시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매장 내부는 좁은 느낌이었는데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다들 그 분위기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뭔가 소음 속 안정감이라고 해야 하나. 문 앞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선 이 가게, 입소문을 통해 오게 됐다. 이날의 나의 첫 방문이었다. 요즘 계속해서 치킨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그렇다고 혼자 집에서 먹기엔 또 과식을 통한 소화불량이 올 것 같았다. 밖에서 시원한 맥주랑 함께 먹고 싶기도 했고. 그러다가 이날 이렇게 기회를 잡았다. 원래 처음에는 여기를 패스하려고 했었는데, 1차가 아쉬워서 2차로 여길 오게 되었다. 밖에서 봤을 땐 조용해서 사람이 없는 줄 알았는데 문을 열고 안을 살펴보니 딱 테이블 하나만 남아있었다. 그래서 운 좋게 앉았고 메뉴 주문을 할 수 있었다. 근데 여기 사장님께서 혼자 조리를 하고 계산을 해주신다. 그렇다 보니 모든 것들이 다 셀프로 운영된다. 테이블 셋팅, 주문, 서빙 모두 다 말이다. 그래서 사장님께서 처음에 '테이블 셋팅 할 수 있으면 먹고 못하면 나가라'라고 말씀 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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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오는 사람들의 경우 좀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워낙 바쁘시다 보니 친절 부분은 조금 잊어도 될 것 같다. 근데 그게 사장님께서 안 좋은 마음이 있으셔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만 앉아있다 보면 느낄 수 있다. 너무 바쁘시기도 하고 뭔가 여기 성동구 주민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는 행당시장 꼬랑치킨만의 매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여길 자주 오는 단골손님들과는 가볍게 이야기도 하시고 서비스도 주시고 그런 것 같다. 우리의 경우 이날이 아예 처음이어서 살짝 얼탔던 것이고. 그래도 계산을 하고 나갈 때 살짝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첫 만남에 정이나 따뜻함 같은 것을 말하긴 뭐 하지만 그런 분위기 자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당황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른 손님들처럼 알아서 셀프로 내가 챙겨야 할 것들만 챙기면 되겠다.

 

그렇게 셀프 서빙을 하고 달달한 배추와 시원 상큼한 오이를 고추장에 찍어 먹고 있었을까. 주문한 치킨이 나왔다. 사실 여기 제대로 된 노포 느낌의 가게다. 위치 자체도 행당시장에 있겠다. 즉 가성비가 괜찮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근데 실제로 그랬다. 이 시그니처 메뉴 꼬랑치킨의 가격은 15,000원. 솔직히 이 금액대의 치킨은 요즘 만나기 힘들겠다. 근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양이 어마무시하다. 그리고 여기 비밀이 하나 더 있다. 닭다리가 3개라는 사실. 닭다리가 3개일 경우, 세 명이서 먹으러 와도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있겠다. 확실히 위치가 위치인지라 여러모로 인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케요네즈 양배추 샐러드도 너무 좋고. 이 부분 소스를 추가로 원할 경우 역시나 셀프로 가져오면 되겠다. 간혹 누군가는 이 치킨 비주얼을 보고 맛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개인적으론 공감하지 못하겠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치킨이 너무 하얗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이런 후라이드 치킨을 만나면 '아 여기 깨끗한 기름으로 튀겼네'라는 생각이 들어 더 반가워하는 편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잡내 같은 것 하나 없고 기름의 느끼한 포인트도 하나 없었다. 그리고 가격이 가격인지라 솔직히 양도 많아서 맛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최근에 먹었던 치킨 중에 제일 맛있었다. 양념치킨도 아니다 보니, 아마 사장님 자체적으로 염지나 튀김 반죽 자체를 잘 만드신 것 같다. 그리고 치킨무가 아니라 이 아삭아삭한 식감의 양배추와 오이 조합도 괜찮았고. 근데 이런 것들을 떠나서 잘 튀겨진 치킨만 먹으러 와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왜 여기 꼬랑치킨을 성동구 주민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고 말하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이후로 여기 즐찾을 해두었고, 앞으로 종종 방문할 생각이다. 이쪽 지역도 앞으로 자주 올 예정이니! 셀프를 척척하는 다른 단골손님들처럼 나도 그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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