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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처 어머님들의 입맛 꽉 잡고 있다는 강원도 칼국수 곤드레밥

디프_ 2024. 1. 8. 20:22
건강한 맛 그 자체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곤드레밥

 

 

예전엔 건강한 맛의 매력을 잘 몰랐다. 그냥 건강한 맛 하면 맛은 포기하고, 건강을 위해 먹는 맛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건강한 맛도 건강한 맛의 매력이 있다. 그 부분을 최근에 알아가고 있다. 이게 아마 그래도 10대와는 다르게 나이와 상관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주변에서도 건강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다만 공통적으로 그렇게 건강한 맛을 선호하는 경우 자극적인 음식을 싫어하고, 야식을 먹는 것도 싫어하고 과식을 하지도 않더라. 그렇다 보니 체격이 좀 마른 편이었다. 근데 이게 뭐 내가 데이터를 많이 살펴본 것도 아니고 내 주변에 그런 입맛을 가진 사람들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라 뭐 정답 같은 것은 아니겠다. 근데 확실히 저런 공통점이 있었다.

 

예전이었으면 돈 주고 뭐하러 건강하게 먹지라는 생각이 나도 들었을 것이다. 집에서 먹을 때나 그렇게 먹으면 되지, 굳이 사서 먹으면서까지 그래야 하나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근데 확실히 이 건강한 맛도 매력이 있다. 삼삼한 맛이라고 해야 하나. 심심한 맛은 아니고 삼삼하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그 재료 고유의 맛에서 오는 담백함들이 있다. 맛이 없다는 무맛이라는 것이 아니라, 정말 별도 군더더기 없이 재료 그 자체의 맛을 즐길 수 있달까? 쉽게 말해서 회를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 아니라 그냥 먹거나 간장에 찍어 먹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처럼, 간이 약할 경우 재료 그 자체로 즐길 수 있어서 오히려 그 맛에 빠지면 매력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예전엔 몰랐던 이 부분을 최근에 많이 깨달아가고 있다.

 

오늘 소개할 강원도 칼국수 곤드레밥 같은 맛이 바로 그런 맛이 되겠다. 여기 항상 지나갈 때마다 사람이 많아서, 저긴 왜 저렇게 장사가 잘 되지 싶었다. 근데 매번 까먹고 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이렇게 오게 되었다. 사실 이 근처에 올 일이 있어서 왔다가 이렇게 부랴부랴 오게 되었다. 아마 그 올 일이 아니었으면 또 까먹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평소에 잘 즐겨 찾는 맛이 아니다 보니 기억을 하기 힘든 부분이 있겠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왔고, 키오스크로 주문을 한 뒤에 자리에 앉았다. 양념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그냥 기본이라 생각할 수 있는 양념간장을 택했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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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별도 셀프바가 있어서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가볍게 즐겨주면 되겠다. 근데 확실히 여기 리뷰가 많이 쌓여있는 것처럼, 단골 손님들이 많은 가게다. 저녁에도 이 장사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점심에는 사람들이 붐빈다. 매장 자체가 그리 넓은 것은 아니지만, 공간이 나름 효율적으로 꾸려져 있어서 그렇게 사람을 많이 수용 못하는 곳은 아니다. 근데 정말 이 근처 어머님들의 점심 회식 장소처럼 많은 단골손님들이 들어오시더라. 혼자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니면 모임처럼 여러 명이서 오시는 손님들도 계셨다. 셀프바도 자연스럽게 이용하시고, 수다도 떠시고 메뉴도 알아서 척척 주문해 주시고 한두 번 오신 모습이 아니셨다. 이 가게에서 어머님들 입맛을 꽉 잡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그도 그럴 것이, 여기 셀프바에 있는 재료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간이 약하면 모든 음식이 신선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베이스겠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그냥 구워서 먹도록 나온 고기는 신선하고 양념이 배여있는 고기는 좀 덜 신선한 거라는 말이 있듯이, 그냥 재료 자체만 나올 경우 뭔가로 숨길 수가 없겠다. 근데 여기 강원도 칼국수 곤드레밥 가게의 경우 양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그 깊이가 얕다. 간을 좀 세게 하더라도 웬만하면 세게 할 수 없는 그런 베이스다. 그렇다 보니 재료가 신선해야겠다. 그리고 눈도 즐거울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각자 재료들의 색이 살아있다. 무언가에 덮여 있지 않다. 어머님들이 왜 이 맛을 좋아하는지 한입 먹어보고 알 수 있었다.

 

나도 열심히 즐겼다. 갑자기 포스팅을 하면서 왜 군침이 도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이거 정말 특별한 자극 없이 심심한 맛인 것을 아는데도 말이다. 가끔 이런 기본 맛에 빠질 때가 있는데, 여기 가게가 이 부분을 잘 충족하고 있겠다 .중간 중간 샐러드도 먹고 미역국으로 입 안을 깔끔하게 해주면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 뚝배기에 나와서 바닥 아래가 누룽지처럼 살짝 그을리는데 그렇게 먹는 식감도 재밌고, 여러모로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물론 가격이 점심 기준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요즘 물가 고려하면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다음엔 제육 정식 같은 것을 먹어볼까? 왠지 여기 나오는 제육도 다른 곳들과 다르게 뭔가 더 신선하고 맛있는 것을 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한 번 방문한 손님을 재방문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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