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감정에 대한 이야기

[사랑의 단상 Chapter 5] 짙은 - 잘 지내자, 우리

디프_ 2017. 9. 30. 21:30

[사랑의 단상 Chapter 5] 짙은 - 잘 지내자, 우리

 

 

한강 자전거

 

 

 

오늘 포스팅 주제는 한 가수의 노래에 대한 것이다. 사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지금도 왜 하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이 노래에 빠졌을 당시에 이에 관한 글을 하나 적어봐야겠다 생각했고 메모를 해두었다. 그렇게 해둔 지 시간이 좀 흘렀는데, 뭔가 연애나 사랑에 관해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이 노래를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래서 오늘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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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 보여줬던 너와는 다르게

지난 사랑에 겁을 잔뜩 먹은 나는 뒷걸음질만 쳤다

너는 다가오려 했지만 분명 언젠가 떠나갈 것이라 생각해 도망치기만 했다

 

같이 구름 걸터앉은 나무 바라보며 잔디밭에 누워 한 쪽 귀로만 듣던 달콤한 노래들이

쓰디쓴 아픔이 되어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나는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었다고 용서해달라고 얘기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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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그까짓 두려움 내가 바보 같았지 하며

솔직해질 자신 있으니 돌아오기만 하면 좋겠다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나는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었다고 용서해달라고 얘기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우리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다고 용서해달라고 이야기 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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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좀 잔잔한 느낌에 슬픈 가사가 담겨있는 노래를 좋아한다.

'짙은- 잘 지내자, 우리'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이 부분이다.

 

간혹 어떤 글을 좋아할 때 경험에 기반한다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그런 것보단 그냥 나도 모르게 어느 부분에 대해 갑자기 상상이 되어버리면, 나를 생각하게 만들면 그 부분에 빠져버린다. 이 역시 경험해본 적 없는 가사다. 정말 신기하게도(?) 여태까지 살면서 누군가를 우연히 다시 만나본 적은 없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진 모르겠지만.

 

근데 이 가사를 듣고 한번 생각을 해봤다. 좀 슬펐다. 모든 이들이 연애가 깊어지면 세상에 서로가 없으면 죽을 것처럼, 전부인 것처럼 서로만 생각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수많은 추억을 쌓아간다. 근데 '그만하자'는 이 한마디에 그 끊어질 것 같지 않았던 사이는 남이 되어버린다. 그 한마디 안에는 미리 수많은 경고가 있었겠지만 말이다. 하루종일 떠들며 그렇게 행복했던 우리가 인사 한마디 건넬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앞 가사 '마음을 다 보여줬던 너와는 다르게'에서 이성을 포함해 모든 다른 것들에 관한 관심 없이 온전히 나만을 바라보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다른 가사에 나오는 사람은 당시에 그런 마음의 깊이를 알아채지 못하다가 후회하며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기적을 꿈꾼다고 하지만, 말 그대로 기적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현실은 받아들인 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요즘 연애에 대한 생각이 많으면서도 없다. 많으면서도 없다고 표현한 이유는, 정말 아무 생각도 안하고 둘만 바라보고 믿으며 세상 행복한 연애를 하고 싶단 생각은 있는데 이게 이제 가능하긴 할까라는 생각 때문에 그냥 접어버리게 된다. 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 누군가를 만나면 '아 우리가 제일 행복해' 이 생각이 항상 확고했다. 뭐 여느 커플처럼 항상 달콤하고 사랑스럽진 않았지만 그냥 그 믿음이 깨지진 않았다. 근데 요즘 들어선 잘 모르겠다. 내가 변한 것인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찌 됐든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옛날이 좋았어, 그때만한 일은 이제 다신 없을거야'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에게 이런 사고는 그냥 바보 같은 생각이다. '이게 마지막이겠지, 이런 사람은 또 없을거야'라는 것은 반복된다. 그 말은 그런 상황이 또 온다는 의미다. 추억은 좋은 거지만 그에 젖어 현재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면, 또 추억에 젖게 될 것이다.

 

이 노래 제목이 참 좋다. 정말 그냥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지금은 연락하지 않더라도, 서로에 대한 미움으로 마지막을 정했을지라도, 힘들어한다거나 안 좋은 일 없이 정말 잘 지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잘 지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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