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새벽 4시부터 하루 장사를 준비하는 막국수 대가 박명도봉평메밀막국수

디프_ 2023. 10. 3. 12:14
한 여름에도 점심시간에는 대기가 많아 기다려야 하는 박명도봉평메밀막국수

 

거리를 지나가다가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맛집을 보게 되면, 저기가 왜 저렇게 인기가 많은지 호기심이 당기면서 다음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 즐겨찾기 목록에 그렇게 등록된 가게들이 꽤나 많다. 온라인이 중심이 되면서, 가게들도 온라인 홍보에 꽤나 힘을 쓰고 있다. 근데 실제로 온라인은 노출 측면에서 유료라든가 알고리즘에 의해 뜨는 곳들만 뜨게 된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이 똑같은 가게만 보고 있다. 이 와중에 정말 맛있는 가게들이 홍보가 부족해 노출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며, 오프라인 경험은 이렇게 나만 알고 있는 맛집 같은 곳들을 알게 해준다. 실제로 요즘은 거리를 지나다니면서 저런 가게도 있나 이런 곳들이 오히려 높은 만족감을 주고 있다.

나름 인터넷 서치에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 역시 숨어있는 정보를 찾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알게 된 곳들은 꼭 잊지 않고 가는 편이다. 얼마 전에도 서촌에 갔었을 때 언제 즐겨찾기 해둔지 모르는 가게를 가게 되었고, 실제로 비쥬얼도 좋고 너무 만족도 있게 식사를 즐겼다. 요즘은 또 브런치 감성에 빠져 있었는데, 홍보가 잘 된 곳들보다 퀄리티나 가격, 실력 등이 훨씬 더 좋더라. 그래서 그 가게도 조만간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조용한 동네에 있는 것도 좋았고 인테리어부터 해서 모든 것들이 다 좋았다. 서울에서 갔던 브런치 가게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구성도 그렇고! 오늘 소개할 용산 맛집 박명도봉평메밀막국수 역시 검색을 통해 안 것은 아니고 지나가다 우연히 알게 되었다. 여기 한여름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더라.

 

별도 주차장도 없는 곳인데 바로 앞에 차를 대고 사람들이 내려서 안으로 들어가더라. 주변에 식당 상권이 모여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이 가게 하나 있는데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을 보고 언제 한번 가봐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날 이렇게 오게 되었다. 사실 피크 타임엔 웨이팅이 너무 많아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다. 근데 이날은 식사시간이 좀 당겨져서 이렇게 방문할 수 있었다. 그래도 딱 한 테이블이 남아있더라. 여기 사장님께서는 새벽 4시에 재료를 직접 장보고 백김치를 만드신다고 한다. 그리고 막국수 육수도 야채와 한약재를 20시간 이상 우려내서 만드신다고 한다. 이런 정보를 접하기가 힘든데 사장님께서 우연히 남겨주신 리뷰 댓글을 보고 파악하게 되었다. 확실히 인기 있는 곳들은 이런 비결이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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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메인 메뉴인 막국수를 시켰다. 나의 경우 비빔을 시켰다. 이렇게 따로 육수를 받을 수 있으니 맛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두가지 맛을 즐겨보고 싶었다. 여기를 몇 번 와 본 일행의 경우에는 들기름 막국수를 시켜서 먹었다. 사실 들기름 막국수는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아 무슨 맛일지 감이 오지 않는다. 요즘은 기름진 맛에 많이 취약해졌는데 나로서는 잘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았다. 약간 간장 국수 같은 것은 많이 먹어봤는데 들기름이라.. 상상이 가지 않아 패스했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 메뉴는 생각보다 금방 나왔다. 아마 여기 사장님께서 오랜 장사 노하우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 하루 일정 소요량을 파악해서 미리 준비를 해두셔서 그렇게 빠른 회전율이 가능한 것 같다.

먼저 계란부터 먹어주고 본격적으로 면을 먹어주기 시작했다. 일단 개인적으로 면 요리는 항상 면발이 탱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쫄깃해야 한다. 간혹 장사가 안 되는 곳들을 가면 면을 오래 삶아서인지 면발이 툭툭 끊기고 흐물흐물하고 그렇더라. 그러면 아무리 육수가 맛있더라도 면발 식감이 없으니 굉장히 실망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장사가 잘 되는 곳들이 항상 면발이 탱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몰리는 주문으로 인하여 타이밍을 놓쳐서 면을 더 오래 삶는 경우가 있더라. 실제로 어느 맛집에 갔었는데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다. 그래서 기대를 했는데 면발이 완전 녹는 면발이었다. 너무 오래 삶은 것 같았다. 그래서 꽤나 실망스러웠고, 다시 거기는 가더라도 그 요리는 이제 안 먹지 않을까 싶다.

 

근데 여기 새벽 4시부터 하루 장사를 준비하는 막국수 대가 박명도봉평메밀막국수의 경우 그런 부분에선 실망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실망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먹다가 뭔가 계속해서 간이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설탕을 달라 해야겠다 생각했다. 일행에게 물어보니 원래 그런 맛에 먹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신기했는데 참을 수 없었고 설탕을 요청 드렸다. 그랬더니 점원 분께서 놀라시면서 이것저것 가져다주셨다. 알고 보니 원래 테이블마다 개인이 간을 할 수 있도록 설탕, 식초 등이 있었다. 근데 이게 2인 테이블로 분리되면서 우리에게 그런 것들이 하나도 없던 것이었다. 내 입맛이 맞았다. 그냥 먹어도 되는데 기본적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음 편하게 설탕을 넣어서 나름 간 조절을 한 뒤에 다시 먹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아삭한 식감을 살려주고자 안에 있는 무생채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들과 오이를 같이 먹어주었다. 시원하면서 새콤달콤함이 꽤나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말씀 주셨던 백김치도 잊지 않고 먹어주었다. 백김치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고 맛있었다. 입 안의 감칠맛을 살려주었다. 그리고 나가는 길에 이게 메밀인가. 아무튼 이런 것들이 봉지로 준비되어 있더라. 유료인지 아니면 가져가고 싶은 사람은 가져가도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커피 집 같은 곳에서도 커피 찌꺼기라고 해야 하나. 사용하고 남은 것들을 재활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내놓기도 하던데 처음엔 그런 느낌인 줄 알았는데 뭐 스티커 같은 것도 없어서 어떤 용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날 오랜만에 시원하게 면 요리를 즐겼다. 가격 자체가 좀 비싸긴 한데 양은 꽤나 어마무시하니 둘이서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시켜서 나눠 먹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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