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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식가들도 가격과 양에 놀란다는 낙성대 맛집 기절초풍왕순대

디프_ 2023. 8. 20. 10:14
둘이 와서 정식은 꼭 하나만 시키세요. 순대국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반복한다. 진짜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기계가 아니고 감정이 있는 인간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 똑같은 실수를 점차 줄여나가거나, 처음엔 실수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맞는 행동이라고 바뀌거나, 아니면 오히려 그러한 행동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거나 등등. 여러가지로 다양하게 해석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꼭 자책만 해야 하는 일도 아니고. 아무튼 서론이 좀 먹방 포스팅과 안 어울리긴 했는데, 나름 오늘 하고 싶은 말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적어봤다. 오랜만에 친구와 밥을 먹으러 왔다. 이 친구와 만나면 이 친구가 가자고 하는 곳을 따라가는 편이다. 나름 알짜배기 맛집들을 잘 알고 있는 친구다. 그리고 꼭 자기가 직접 가본 곳을 가자고 하더라. 나의 경우 나도 안 가본 곳을 추천 많이 하는 편인데 이 친구는 자기가 꼭 가본 곳을 가자고 하더라.

 

너무 괜찮아서 또 데려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나보다. 오늘 소개하는 곳도 그런 곳이다. 자기가 1~2년 전에 많이 와봤었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온다고 했다. 내가 좀 순대국을 제대로 먹고 싶어서 가보자고 했다. 근데 사실 오기 전에 여기 말고 닭갈비였나. 그게 굉장히 독특하게 나오는 곳이 있다고 해서 순간 땡기긴 했는데 그래도 가기로 했던 곳을 가보고 싶어서 이렇게 오게 되었다. 주차장은 따로 없었지만 가게 앞 길목에 도로에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사람은 없지만 유료로 운영되고 있었다. 자동으로 무인시스템에 결제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 되겠다. 이 가게는 이곳에서 약 20년 넘게 운영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지만 이미 이 동네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맛집이라고 뭐 그런 식으로 소문이 난 것 같다.

 

운이 좋았다. 매장에 들어왔는데 딱 한 테이블이 남아있더라. 그렇게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했다. 여기에 앞서 왜 인간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이 친구는 이미 와봤기 때문에 대충 양이 어느정도인지 안다. 그리고 내가 먹을 수 있는 양도 알고. 그래서 이 친구가 먹자는 대로 주문을 하면 되는데 괜히 또 내가 꽂히면 양보를 못하겠더라. 처음에 이 친구가 정식 하나와 순대국 하나를 먹으면 좋겠다 했는데, 내가 그냥 정식 두 개를 먹자고 했다. 내 입장에선 수육을 시키려 했는데 정식으로 충분할 것 같아 한번 양보한 것이기 때문에 그건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정식 각자 두 개를 주문했다. 근데 이게 착오였다. 난 여기 정식이 이렇게 퀄리티 좋게, 양 많이 나올 줄 몰랐지. 그리고 정식으로 나오는 이 별도 모둠만 잘 나오면 모르겠는데 기본 순대국 퀄리티도 장난 아니었다. 애초에 순대도 크고, 고기도 실하게 많이 들어있었다. 왜 대식가들도 가격과 양에 놀란다는지 비쥬얼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낙성대 맛집 기절초풍왕순대 클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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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 새우젓도 딱 저렇게 많이 나온 게 좋았다. 그리고 새우젓이 작은 사이즈가 아니고 나름 이렇게 통통하게 큰 사이즈였다. 새우젓도 사이즈가 클수록 맛있더라. 아마 아시는 분이 있으실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김해에 정말 좋아하는 순대국 가게가 있는데 거기 새우젓을 보고, 아 새우젓도 맛이 다를 수가 있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근데 여기 괜찮게 나오더라. 그렇게 모듬정식으로 나온 순대와 수육을 먼저 맛봤다. 새우젓이랑 먹기도 하고 순대의 경우 쌈장에 찍어먹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 비쥬얼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순대가 그냥 순대가 아니다. 막창순대라고 한다. 그래서 식감도 굉장히 매력적이고 굉장히 쫄깃쫄깃하다. 그래서 그런지 좀 어른 맛처럼 잡내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이런 향에 굉장히 민감한 편인데 이날 배가 고팠는지 뭔진 모르겠는데 딱히 냄새는 잘 모르겠더라. 심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막창순대와 고기를 조금 즐기고 있었을까. 순대국이 나왔다. 여긴 기본적으로 얼큰 베이스다. 맑은 순대국을 원할 경우 따로 말하면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더라. 우리가 5시 정도에 방문한 것 같은데 식사 시간대가 되자 사람들이 많이 올려왔다. 그래서 속으로 진짜 타이밍 잘 맞췄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여기 2층도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웨이팅이 별로 없겠구나 싶었는데 다 먹고 나오니 웨이팅 줄이 생겼더라. 정말 인기가 어마무시한 것을 알 수 있겠다. 우리의 경우 술을 안 마셔서 회전율이 빠른 편이었는데 다른 손님들은 대부분 술을 드실 테니 그래서 매장 크기에 비교해서 웨이팅이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기본찬은 딱 심플하게 나오고 메인이 훌륭하게 나와 딱 제대로 하는 집이라는 생각을 받은 가게다.

 

대식가들도 가격과 양에 놀란다는 낙성대 맛집 기절초풍왕순대 순대국 비쥬얼만 봐도 딱 추가적인 간은 필요 없어 보인다. 실제로 그랬다. 뭐 새우젓이나 그런 것을 딱히 넣을 필요가 없더라. 본연 그 자체로 즐겨도 간이 딱 맞았다. 그렇게 국물을 조금씩 즐겨주면서, 순대국보다는 아까 나온 것들을 먼저 먹기 시작했다. 와 근데 이게 순대 한알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 사이즈 하나 자체도 커서 한입에 넣으면 입 안이 꽉 차는데 고기 자체도 두툼하고 진짜 양이 많더라. 그래서 이 시기에 친구에게 사과했다. 너 말대로 정식을 하나만 시킬 것 그랬다면서. 그랬더니 친구가 너 때문에 자기도 배부른데 계속해서 먹고 있다고 하더라. 이 친구는 잘 먹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이 친구는 안 남기고 다 먹긴 했는데 나는 조금 남겼다. 진짜 양이 많았다. 그래서 둘이 오셨을 경우 정식은 꼭 하나만 시키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진짜 순대국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게 드실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한입이다. 흰쌀밥 위에 수육 고기를 올리고 그 위에 새우젓을 올려서 한입에 먹는 것. 여기에 쌈장 찍은 마늘도 있으면 더 좋고. 진짜 이렇게 먹으면 처음엔 새우젓 짠맛이 감칠맛을 돌아주고, 그다음 담백하고 식감 좋은 고기가 입 안에서 씹힌다. 흰쌀밥의 경우 그냥 조연 느낌이다. 근데 또 고기만 먹을 때와는 다른 그 매력을 만들어주긴 한다. 이렇게 먹으면 진짜 맛있다. 어떻게 보면 이 첫 입 때문에 계속해서 이 수육 조합을 찾는 것 같기도 하고. 국물이 기본적으로 얼큰 베이스여서 좋은 것이 물리는 부분들을 잡아주더라. 느끼함도 어느 정도 리프레시 해주고. 그래서 이런 조합들이 여기가 장사가 잘 되는 이유라 생각한다.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정말 다 이유가 있다. 마케팅을 잘해서 뜨는 곳은 그래도 오래 못 가더라. 어느 곳에서나 본질이 중요한데, 그 본질이 그 가게를 오래 유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본질을 잘 지키는 가게를 보려면 나름 역사가 있는 곳을 가면 좋은 것 같다. 물론 그런 곳들도 시대가 변하면서 변질될 수도 있긴 한데 그나마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말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었다. 아직도 저렇게 순대국 안에 큰 순대와 고기들이 한가득이다. 왜 대식가들도 가격과 양에 놀란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곳이다. 먹방 유튜버들도 내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여기 와서 평소보다 메뉴 주문 가짓수를 적게 하는 것 같아 보이긴 했다. 단순 가격만 보면 저렴하지 않다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을 보면 가격이 착하게 느껴지니까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겠다. 이 근처에 서울대역과 낙성대역이 있는데 그런 학생들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기절초풍왕순대 매장 안에 가면 젊어 보이는 친구들도 꽤 많이 있다. 그렇게 신나게 메뉴를 해치우고 배를 퉁퉁 치면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친구에게 오랜만에 여기 안 와보는 지역도 왔는데 디저트를 먹어보고 가자고 말했고, 그럼 어딜 가자고 하더라. 그래서 걸으면서 좀 소화도 시킬 겸 2차 디저트 먹방을 하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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