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고슬고슬한 밥 위에 올라가 있는 소고기 스테이크

디프_ 2023. 7. 28. 23:08
혼밥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맛있어서 자꾸 가게 되는 마노 사포레

 

최근에 여기저기를 좀 많이 돌아다녔다. 여행도 가고 짧게 맛집도 가고 뭐 나름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근데 한 가지를 잊었었다. 잊었다기보단 그냥 기억은 났는데 행동하지 못했다. 바로 블로거로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것. 정말 여긴 꼭 알리고 싶다 하는 맛집들도 갔었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다. 다음에 가기도 힘든 곳들인데 언제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사실 그때만 해도 이런 생각이 크게 들지 않았다. 근데 최근 좀 위기의식을 느꼈다. 바로 포스팅할 곳들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것. 나름 여기저기는 많이 다녔는데 먹는 사진을 찍지 않으니 올릴 곳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요즘은 다시 분발하여 어딜 가든 사진을 좀 찍고 있다. 둘이나 여럿이서 만날 경우 찍진 못해도 혼밥할 때는 무조건 찍으려 한다. 오늘 소개할 곳처럼 말이다.

 

여기는 이전에도 짧게 소개한 적이 있겠다. 우연히 급하게 방문한 곳인데 분위기부터 음식 구성, 서비스까지 너무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그래서 다음에 또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 다시 찾았다. 오늘은 그때 못 먹었던 리조또를 먹기 위해 방문했다. 아직 이 이후에는 가보지 못했는데 다음엔 피자를 먹으러 가보고 싶다. 뭐 혼자 한판 시켜서 먹다가 남은 다시 싸오지 뭐. 그만큼 내 기준 괜찮은 곳이다. 사실 여기가 혼밥이랑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흡사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다. 같은이 아니라 레스토랑이 맞나? 나름 고급지게 구성도 해두셨고 인테리어도 잘 꾸며놓으셨다. 매번 갈 때마다 나만 혼자지 다들 그룹으로 손님들이 와있었다. 근데 나도 사실 혼밥하러 여기 온 것은 아니고 여기 근처 오는 일이 있어서 여길 들리는 것이기 때문에 혼밥 상권이 아니어서 없는 것이기도 하겠다.

 

주문은 별로 고민하지도 않았다. 아 살짝 고민했구나. 리조또 종류가 세 가지이길래 그중에 뭘 먹어야 하나 싶었다. 가격 자체는 17,000원에서 23,000원까지 갭이 조금 있는 편이었다. 근데 이 중에 제일 먹고 싶은 것은 일단 트러플이 들어간 것은 패스하고, 밀라노식 샤프란 리조또와 만조 페스토 리조또가 남았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제일 저렴한 샤프란 리조또를 먹고 싶었다. 싸서 먹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이날 식사 시간이 오후 8시 정도로 너무 배가 고팠다. 저거 하나로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았고 뭔가 보상심리가 발동하여 풍족하게 먹고 싶었다. 그래서 고슬고슬한 밥 위에 소고기 스테이크가 올라가 있는 제일 비싼 23,000원 메뉴로 주문해서 먹었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 식전빵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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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빵의 경우 딱히 뭐 음미하면서 먹을 것은 없겠다. 배가 고프기 때문에 금방 해치워버렸다. 딱딱한 느낌보다는 촉촉하니 맛있었다. 그렇게 한 10분 지났나. 이날의 메인 요리가 나왔다. 근데 생각해보니 주문 전에 고기 굽기를 따로 말씀 안 해주셨었는데 여기 그런 설정은 불가한가보다. 솔직히 1인 요리로 23,000원이 저렴한 금액은 아닌데, 그렇다고 개인에 따라 굽기를 조절해 줄 정도로 비싼 금액은 아니긴 하겠다. 근데 뭐 이건 금액의 차이라기보단 가게의 매뉴얼 차이일 것이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진 않겠다. 근데 내 기준 이 소고기 스테이크가 더 익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개인적으로 미디움 레어을 선호하는데 이건 뭔가 레어 느낌이었다. 그래서 먹기 전에 살짝 겁이 나긴 했는데 여기 마노 사포레의 경우 신뢰하는 가게 중의 하나로서 좀 믿고 먹어봤다.

 

소고기 스테이크 고기를 따로 먹기도 하고, 고슬고슬한 리조또 밥과 함께 먹기도 했다. 리조또 자체에 이렇게 페스토 소스가 뿌려져 있어서 한입씩 먹기 좋았다. 그냥 같이 먹어도 좋고 따로 먹어도 좋았다. 사실 리조또가 맛있다는 정의 자체는 모르겠다. 근데 어디서 진짜 맛있는 리조또를 먹어본 기억이 있는데, 그 맛 자체는 정말 밥알 알갱이 하나하나가 씹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니까 죽처럼 뭔가 녹는 기분이 아니라 알갱이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내게 맛있는 리조또의 기준은 그 맛이다. 뭔가 그런 고슬고슬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맛집이 아닌 것 같더라. 근데 이건 내 생각이고 뭐가 맞는 것인진 모르겠다. 하고 싶은 말은 여기 마노 사포레 리조또의 경우 내가 원하던 고슬고슬함이 살아있는 것이었고 그래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처음엔 양이 많나 싶었는데 역시나 배고픔은 이기지 못하겠다. 슥삭슥삭 깨끗이 다 해치웠다. 물도 마무리로 시원하게 마시고. 뭔가 이렇게 정량만 주문하면 깔끔하게 잘 먹는 것 같다. 근데 혼자 와서 이런 것이지 둘이 왔으면 이것저것 시켜서 와구와구 먹은 뒤에 좀 남겼겠다. 근데 그래야 먹는 기분이 드는 것도 맞다. 이렇게 딱 먹으면 다 먹고 난 뒤 30분이 지나면 배부르게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 먹고 난 뒤에 계산을 하고 나오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 30분간 군것질이든 뭐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쉽지 않겠다. 솔직히 30분 지난 뒤에 배가 부르다는 것은 여기서 더 먹으면 과식이라는 것인데 그걸 맞추기가 힘들겠다. 특히 요즘처럼 먹는 것들에 대한 유혹이 강한 때면 더더욱. 아무튼 이날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다음에 또 가게 되면 피자 포스팅을 올려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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