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미슐랭 가이드 출신 쉐프가 직접 만들어주는 토마토 파스타

디프_ 2023. 7. 9. 21:41
혼자 방문해서 파스타 후딱 먹고 오기 좋았던 마곡 마노사포레

 

직장인의 경우 평일에는 회사에 있기 때문에 사적인 것들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병원을 간다거나, 은행을 가야한다거나 그런 것들 말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근무 시간에 말을 하고 다녀온다거나, 아니면 반차나 연차를 내고 그런 일들을 처리하곤 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몇 없는 휴가를 써가면서까지 그런 것들을 해결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예전에 잠깐 다녔던 회사의 경우 4.5일제를 했었는데 그날 하루를 정말 알차게 쓰긴 했다. 그날 따로 쉰 적은 없고 항상 뭔가를 했었다. 그러니까 나름 일상이 맞춰지는 기분이 들더라. 물론 그 시간만큼 야근이든 뭐든 배로 채워서 근무를 하긴 해야겠지만 어찌되었든 주어진 자유니까 잘 누렸던 것 같다.

 

먹는 이야기에 저런 말을 왜하냐면, 이 가게를 위와 비슷한 이유로 처음 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이후에도 또 방문을 했었는데 그때도 만족스러웠고, 이제 이 루틴에 이 가게를 포함시켜야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머리를 2~3주에 한 번씩은 자르는 것 같다. 근데 주말에 갈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평일 퇴근 후 바로 가게 된다. 그렇게 바로 가게 되면 저녁을 아주 늦게 먹어야 하는데 그때가 되면 꽤나 배가 고프다. 그래서 근처에 갈만한 가게를 찾았고, 그렇게 처음 알게 된 곳이 바로 여기 마곡 마노사포레라는 곳이다. 커트 후 여기서 혼밥을 하고 집에 가면 그 흐름이 딱 맞았다. 어차피 미용실에서 오래 걸려야 1시간 30분이니까. 또 이 명분으로 이날은 평일 중에 유일하게 운동을 합리화하면서 쉬기도 하고.

 

이 가게의 경우 미슐랭 가이드 출신 쉐프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서 오진 않았고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오게 되었다. 결과부터 말씀 드리자면 이날 먹었던 토마토 파스타가 너무 맛있었고, 그 다음엔 리조또 맛이 궁금해서 또 오게 되었다. 아마 다음에 또 가게 되면 파스타 종류를 먹을 것 같은데 그날 입맛에 따라 다르긴 하겠다. 사실 제일 먹고 싶은 것은 피자인데 그건 혼자 와서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아 아직 못 먹고 있다. 누군가랑 언젠가는 같이 오긴 해야겠는데 아직 기회가 없었다. 사실 이날도 배가 고팠기 때문에 파스타 하나와 리조또 하나를 주문하려고 했었다. 그래서 주문 전에 양이 정량이 나오는지 여쭤봤는데 혼자서 메뉴 하나만 시키셔도 충분히 배부르실 것 같다고 말해주셔서 실제로 하나만 주문했다. 다 먹고 나니 딱 맞는 말씀이셨다. 내가 잘 먹는 편도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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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던 식전빵이 제공되고 시간이 좀 지나 내가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 여기 가게의 경우 매장 내부가 그리 넓진 않다. 테이블이 한 7개 정도 되고 4인 기준으로 앉을 수 있었다. 근데 내가 방문하는 시간이 오후 8시 이후라 식사를 하기엔 애매한 시간이어서 그런지 올때마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널널한 편이었다. 그래서 혼밥하기에도 딱 괜찮았다. 조용히 식사도 즐기고 뭐 이렇게 사진을 찍는데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사실 눈치도 이젠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혼밥할 때는 누구랑 같이 먹을 때보다 의식은 하게 되더라. 그리고 물티슈나 이런 기본적인 셋팅은 동네 가게랑 비교할 수 없었다. 딱 진짜 데이트하기에 괜찮은 그런 느낌의 가게였다. 전체적인 조명도 너무 밝은 편이 아니라 좋았고. 동네에 이런 가게가 있으면 맛집이라 소문이 났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원래라면 봉골레나 알리오 올리오 라인을 주문해야 하는데 이날은 토마토 소스 계열을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토마토 소스 쪽은 나에게 제일 마지막 순위였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제일 먼저 생각나더라. 간이 센 음식을 찾나? 그래도 까르보나라 이쪽은 종종 시켜 먹었었는데 토마토나 로제 쪽은 거의 안 먹었었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그런 것들을 더 먹고 싶더라. 그래서 이날도 이렇게 주문했는데 실제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처음 그릇만 보면 양이 적게 느껴쪘는데 이게 안에 볼이 어느정도 깊어서 그 안에 면이 이렇게 한가득 숨어있었다. 뭐 면 익힘 정도나 그런 것은 말할 것도 없겠다. 솔직히 파스타도 만들기 쉽다고 하는데 너무 삶으면 탱탱함이 없고 또 금방 꺼내면 딱딱하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긴 그런 걱정을 애초에 할 필요가 없겠다.

미슐랭 가이드 출신 쉐프가 직접 만들어주는 토마토 파스타 안에 이것저것 많은 재료들이 담겨져 있었다. 방울토마토부터해서 애호박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들도 들어있었다. 방울토마토는 포만감을 올려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 애호박 계열은 상당히 낯설었다. 근데 면만 먹기 심심할 때 하나씩 같이 먹어줬는데 그 식감이나 향, 맛이 나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뭔가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면서 맛이 괜찮았다. 가격 자체가 일단 만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솔직히 혼자 밖에서 먹는 기준으로는 괜찮았다. 일단 퀄리티가 좋으니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재방문을 했던 것이고 또 앞으로 계속 올 예정이고. 근데 여기 분위기도 한몫했다. 만약 사람이 꽉 차고 정신이 없었으면 좀 오기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고. 마곡 마노사포레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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