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매일 메뉴가 바뀌어 나오는 9천원 시골밥상

디프_ 2023. 6. 14. 20:37
오늘 뭘 먹을지에 대한 고민을 대신해서 음식을 내어주는 식당

 

어느 직장인이나 오늘 점심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은 계속해서 다 하는 것 같다. 이게 매일 메뉴가 바뀌어서 나오는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에 다녀도 마찬가지인 고민이다. 오히려 구내식당이 있을 경우 오늘은 좀 색다른 것을 먹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으로 다른 어디 갈만한 가게가 있나 고민하게 되더라. 물론 아닌 날도 있지만. 그래서 같이 식사를 하는 팀인 경우 신입이나 막내가 들어오면 막내보고 회식 때마다 갈 데를 알아보라고 하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다. 근데 사실 그것도 한두 번이지, 어차피 갈만한 곳들은 정해져 있고 매번 비슷한 곳만 가긴 한다. 그래서 회사생활을 하면서 은근 점심만 야무지게 잘 해결이 되어도 나름 힐링이 되는 부분이 있다. 근처에 괜찮은 백반집 하나만 있어도 시간도 아끼고 만족도도 높고 괜찮달까.

 

오늘은 그나마 좀 그런 만족도를 채워줄 수 있는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가게는 우연히 알게 되었다. 사실 여기 처음에 낮에는 조명도 잘 안 켜져 있고 메인이 저녁 술안주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장사를 하는지도 몰랐다. 근데 지나가다 우연히 봐보니 불이 켜져 있어서 한번 들어와봤다. 근데 내부는 나름 실내 쾌적하고 깔끔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꽉 차 있더라.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근처에 제휴를 맺은 회사가 있어서 그 사람들은 명부를 적고 식사를 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뭔가 구내식당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그래도 가격이 일단 9천 원으로 착하니까 한번 먹어보자 싶었다. 근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괜찮았고 그때부터 뭘 먹을까라는 고민이 들 때면 이 가게를 방문했다. 막 올 때마다 엄청나게 만족스럽진 않아도 적어도 실망스럽진 않았다.

 

일단 여기의 경우 매일 메뉴가 바뀌어 나온다. 그 메뉴 자체가 시골밥상이다.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이 카레 같은 것을 먹고 있길래 메뉴판에 저 메뉴가 없는데 뭐지 싶었고, 시골밥상 메뉴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걸 주문해서 먹었고 그 다음에도 똑같이 주문했는데 그때는 보쌈이 나왔다. 오늘 포스팅으로 소개하는 이날은 이렇게 육개장이 나왔다. 이처럼 메뉴가 계속해서 바뀌어 나오니 직장인 입장에선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가게에서 그날그날 알아서 고민을 해서 음식을 내어주니 그냥 주는 대로 먹으면 됐다. 어차피 한식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호불호도 없고 괜찮겠다. 그리고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요즘 백반집들은 적어도 반찬이 다 기본은 하니까 그것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겠다. 여기도 기본찬이 이렇게나 많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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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징어젓갈은 솔직히 나름 비싼 재료 중 하나인데 여기 올 때마다 있더라. 물론 여기도 근처에 제휴를 맺은 회사가 있어서 나름 이렇게 점심때마다 신경을 써서 음식을 내어줄 수 있는 것이겠다. 적어도 하루에 어느정도 재료 소진은 되겠다는 일정함이 있으니까 말이다. 일반적인 가게의 경우 그날 재료가 다 소진되는 경우도 있지만 안 되는 경우도 있어서, 당일 소진해야 하는 음식의 경우 또 안 버리고 그냥 냅둘 수는 없으니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없겠다. 근데 적어도 여긴 그렇지 않으니까 다양한 메뉴를 그때그때 내어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손님도 계속해서 찾을 수 있고 좋은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가게와 손님 입장이지만 좀 상생하는 느낌이랄까.

 

근데 개인적으로 육개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돼지국밥이나 순대국, 갈비탕 이런 음식들은 그래도 뭔가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데 여전히 육개장은 잘 모르겠다. 된장찌개처럼 구수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김치찌개처럼 얼큰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좀 어정쩡한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고기가 실하게 들어있는 것도 아니고. 근데 괜찮아진 이유는 내가 예전에 비해 국 요리를 좀 좋아하게 되었다. 근데 그 국요리를 처음에 맛 때문에 좋아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배가 찬 체질이라는 것을 안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배를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종종 노력한다. 그 노력 중 하나가 바로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이다. 매일 음료도 차가운 것만 마시니까. 그래서 차가운 성질 음식을 먹을 때 일부러 뜨거운 국물을 먹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예전보다 국 요리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뭐 잠시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아무튼 여기 매일 메뉴가 바뀌어 나오는 9천원 시골밥상에서 이날 메인이었던 육개장도 먹으면서 여러 가지 찬들과 함께 야무지게 식사를 했다. 혼밥을 하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매장 자체가 워낙에 조용한 편이라. 그래도 나의 최애 한 숟갈은 바로 위 사진이다. 흰쌀밥 위에 야무지게 올라간 오징어젓갈. 해산물에 약한 편이기 때문에 젓갈 종류를 원래 잘 못 먹는 편이다. 근데 이상하게 오징어젓갈은 맛있더라. 저 탱탱한 식감도 좋고. 그래서 밥 위에 이렇게 올려 먹는 것을 좋아한다. 명란젓도 이렇게 많이들 드시던데 개인적으로는 아직 좀 무리인 것 같고. 아무튼 요즘 1인 식사가 만원이 기본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도 여긴 아직 9천원이니 나름 가성비 좋게 야무지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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