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일본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라는 현대식 야키토리 식당

디프_ 2023. 6. 2. 20:52
Yakitori Shouchan 현지인이 아니면 갈 수 없는 야키토리 맛집

 

비가 오다 안 오다 했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우산을 쓰고 걸어오다가 롯폰기에 도착해서는 비가 그쳤다. 롯폰기를 온 이유는 일루미네이션을 보기 위해서. 솔직히 이게 그렇게 크게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느낌? 근데 일본 도쿄에서는 뭔가 이 자체가 하나의 관광이 되어서 이 시기에는 꼭 이걸 보러 오는 느낌이었다. 현지인도 그렇고 관광객도 그렇고. 난 이 존재도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이렇게 경험할 수 있었다. 근데 예전에 오사카에 놀러 갔을 때도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보곤 했는데 아무튼 일본 전체적으로 뭔가 시기에 맞춰 이렇게 꾸미는 것 같았다. 한국을 막연하게 떠올렸을 때 청계천을 시즌마다 꾸미곤 하는데 이렇게 그냥 어딜 찾아가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 두면 어떨까 싶다.

 

그렇게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 구경을 했다. 사실 저 롯폰기 일루미네이션을 보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는다. 사진을 찍을 경우에야 좀 오래 머무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진짜 마음만 먹으면 10분이면 다 보겠다. 어차피 장소야 한정적이니까. 근데 난 이날 롯폰기가 처음이기도 하고 비도 그쳤겠다 좀 주변을 구경했다. 내 사진은 아니지만 나름 풍경 사진을 얻기도 했고. 이때 시간이 대략 9시 정도였던 것 같다.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엔 아쉬워서, 이번 여행에서 아직 야키토리를 먹지 않았으니 주변에 갈만한 곳을 찾아서 가볍게 한잔하면서 안주 느낌으로 먹어볼까 했다. 이미 식사는 해서 배가 고프진 않았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구글맵을 켰고 다행히 근처에 평점 좋은 가게가 있었다. 그렇게 가봤는데 만석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웨이팅 할 여유는 없었고 그렇게 다른 곳을 가봐야겠다 하며 나온 뒤에 다시 검색을 했다.

 

그러다 오게 된 곳이 바로 여기 Yakitori Shouchan이라는 곳이다. 일단 여기는 진짜 관광객이 올리가 없는 곳이다. 위치가 힘들거나 그렇진 않다. 역 주변 빌딩 위층에 있으니까. 그럼에도 저렇게 장담할 수 있는 것은 관광객은 이런 곳이 아니라 로컬식으로, 내가 처음에 가려다 못 간 곳을 갈테니까. 여긴 현대식이다. 현대식이라는 게 이게 애초에 빌딩에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하는데, 실내 내부가 그냥 일반 레스토랑 느낌이다. 근데 맞은편 주방에서 직접 이렇게 주문이 들어온 것을 구워주신 뒤에 내어주신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그렇다고 해서 연기가 내부로 퍼져서 옷에 냄새가 밴다거나 연기가 자욱하거나 그렇지도 않다. 환기 시스템을 잘 구비해 두신 것 같았다. 그냥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야키토리 자체 퀄리티도 맛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감성이 필요한 관광객은 원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게 일상인 현지인들에겐 오히려 좋은 장소일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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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메뉴 특성상 주문을 하고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근데 개인적으로 그게 나은 것 같다. 예전에 홍대에서 꽤나 유명한 가게를 갔었다. 근데 거기서 주문을 하고 음식을 받았는데 씹다 보니 좀 질겼다. 질기길래 왜 이러지 하고 안을 살펴봤는데 덜 익었다. 가게 내부 자체가 어두워서 솔직히 잘 구분이 힘들었는데 유명한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을 보고 좀 충격을 받았다. 뭐 어차피 사장님이 하나하나 다 구워주시는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이 직접 구워주시는 것이니까 퀄리티가 다를 순 있겠지만 애초에 먹을 수 없는 음식은 다른 것이니까. 아무튼 그랬던 경험이 있어서 적어도 이 메뉴는 시간이 좀 걸려도 제대로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게 주문한 꼬치구이들이 나왔다. 솔직히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한입씩 먹어봐야 알지. 일단 비쥬얼은 합격이었다.

소스도 이것저것 다양했지만 솔직히 기본 간이 어느정도 되어있어서 짭조름하니 괜찮았다. 그리고 배를 채우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점씩 맛보면서 맥주 한잔씩 하면 딱 좋았다. 그리고 주변을 구경했다. 여기 계속해서 느끼는 것이지만 현지인이 아니면 진짜 올 수 없는 야키토리 맛집 느낌이다. 그리고 여기 일본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인 가게는 맞는 것 같았다. 이런 표현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도쿄 여행에서 제일 멋있고 예쁜 친구들을 여기서 봤다. 무슨 고급 레스토랑에 온 것처럼 드레스라고 해야 하나. 그런 식으로 옷을 입고 온 손님분들이 계셨는데 정말 연예인 같더라. 내가 모르는 진짜 연예인일수도 있다. 음식 가격 자체가 그렇게 비싸서 못 올만한 가게는 아니었는데 아무튼 현지인들 사이에는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난 가게는 맞는 것 같았다. 그 외에 젊은 친구들도 신나게 웃고 떠들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야키토리 하나하나 다 너무 맛있었다. 솔직히 이거 자주 먹고 싶긴 한데 의외로 그게 쉽지가 않다. 일단 이 메뉴를 파는 가게가 많지 않다. 물론 주로 가는 가게가 있긴 한데 거기도 피크 타임에 가면 만석이라 웨이팅을 해야한다. 거긴 사장님이 하나하나 다 구워주시는 구조인데 그렇다 보니 입장할 수 인원에 한계가 있고 매장 자체도 애초에 좁은 편이다. 근데 이게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하나하나 구워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동화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자주 갈 수 없어서 갈 때마다 맛있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뭔가 먹는 재미가 있다. 여러 종류를 한 번에 시켜서 먹기 때문에 하나하나 맛을 보는 재미도 있고 그 다름을 즐기는 부분도 좋고. 지금 생각난 김에 조만간 홍대 갈 일이 있으면 거길 한번 가봐야겠다 싶다.

그리고 다른 야키토리 맛집들과 다르게 여기 Yakitori Shouchan 가게의 경우 매장 내부가 밝은 편이다. 뭐 이것도 편견일 수 있겠는데 대부분 이런 꼬치구이를 파는 가게들은 전체적으로 좀 오래 된 느낌들이 있는 것 같다. 오래되었다는 게 물리적일 수 있지만 분위기 자체를 의도적으로 그렇게 해둔 것도 포함한다. 근데 여기의 경우 그냥 레스토랑 느낌이다. 밝고 쾌적하고 깔끔하다. 일하시는 분들도 역시 연령대가 젊으신 편이고 매우 밝고 친절하시다. 화장실도 넓고 깔끔하고.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은 느낌이다. 막 좁고 복잡한 느낌은 없으니까. 솔직히 나의 경우 아무리 오래 머무른다고 해도 관광객이기 때문에 다음에도 여길 온다기보단 노포 스타일의 그런 야키토리 맛집을 갈 것 같다. 근데 이번 경험 그 자체는 꽤나 좋았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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