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어머니가 직접 담근 김치로 만들어지는 묵은지 김치찌개

디프_ 2023. 5. 2. 20:20
고기 듬뿍에 라면사리까지! 점심 식사로 딱이다!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하루를 죽어간다는 것'이라는 글귀를 어디서 봤다. 처음 이 글을 읽고 나서 되게 신기한 표현이다 생각했다. 재밌기도 하고. 그래서 의미를 조금 곱씹어봤다. 가끔 좀 꽂히는 문장이 있으면 어딘가에 적어두고 나중에 보는 편이다. 근데 이건 문장 자체가 쉬워서 그럴 필요도 없이 각인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한번 검색을 해봤는데 뭐 예전에 인기 있었던 드라마인 야인시대 주제곡 중 가사의 일부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거기서 시작되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근데 갑자기 드라마 OST라고 하니까 뭔가 몰입감이 깨져버렸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이 많긴 한데 언젠가 할 수 있을 날이 오겠지 싶다. 오늘도 여전히 맛있게 먹었던 곳을 소개해볼까 한다. 여기도 가성비가 괜찮은 곳 중 하나라 생각한다.

 

일단 여기 밑반찬이 마음에 든다. 계란이 나오는 곳도 있지만 여긴 계란까지는 아니고 저렇게 머스터드소스와 케첩이 뿌려진 햄이 같이 나온다. 그리고 젓갈 종류가 하나 나오는데 저게 또 은근 밥도둑이다. 근데 여기 워낙 손이 갈 곳이 많아 평소라면 좀 잘 챙겨 먹었을 것 같은데 이날은 잘 손이 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오징어젓갈 굉장히 좋아한다. 근데 막상 집에 사두고 먹어보니 뭔가 먹어야 하는 것이 일이더라. 그래서 이렇게 가끔 식당 같은 곳에서 우연히 만나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는 편이다. 가끔 그런 음식들이 있다. 어디 카페에서 샐러드로 그릭 요거트 종류를 먹어서, 너무 맛있어서 집에서 주문해서 먹었는데 유통기한이 짧다 보니 내가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이 아니라 주객전도된 느낌으로 계속해서 신경 써서 먹어야 했다. 그것도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보다 밖에서 사 먹는 것이 편하다고 말하는 것에 이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어머니가 직접 담근 김치로 만들어지는 묵은지 김치찌개, 여기의 경우 생삼겹살이 들어가는 베이스는 아니다. 애초에 육수를 끓일 때 고기를 같이 끓이시는 것 같았다. 아닌가. 처음부터 그렇게 끓이면 고기의 탄력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들이 다 사라지니 적절한 시점에 넣으시는 것인가? 아무튼 손님이 이미 끓여지기 전 고기를 만나볼 수는 없는 구조다. 그래서 생삼겹살이 들어가서 직접 보글보글 끓여가며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경우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근데 개인적으로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고기는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1인으로서 뭐 이래저래 나쁘지 않았다. 여긴 김치의 맛이 좌우하니까 국물을 졸여져 가면서 김치찌개가 흰쌀밥 위에 올려져 아삭아삭 씹히는 그런 식감을 좋아한다. 그리고 또 비밀병기 라면사리가 있으니까. 2인분이여도 전체적인 양이 꽤 돼서 육수도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그래서 빨리 끓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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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끓어가는 것 같아 라면사리를 올렸다. 이제 이 상태에서 한 2분 정도 지나면 맛있게 먹으면 되겠다. 그리고 여기 오성삼겹살의 경우 위생도 꽤나 쾌적한 편이다. 원래 이렇게 손님 상에서 직접 끓여먹는 가게의 경우 위생 관리가 좀 힘든 부분이 있다. 환기 문제도 그렇고. 근데 여기 매장 테이블을 일단 다닥다닥 붙여놓지 않으신 점 때문에도 전체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느낌이 있다. 그리고 사장님께서도 청결에 예민하신 것 같았다. 테이블 정리며 기타 자재들이며 다 괜찮았다. 솔직히 용산 이쪽 지역의 경우 뭔가 점심시간에 사람이 우르르 몰렸다가 우르르 빠져나가는 그런 점이 있어서 복잡한 곳들이 많은데 적어도 여긴 그렇지 않더라. 아직 내가 모든 곳을 가본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종종 여길 찾고 있다. 맛이야 대단하진 않아도 기본에 충실한 묵은지 베이스의 김치찌개 본연의 맛은 잘 구연해 내었으니까.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을 때는 이렇게 꼬들꼬들한 중간을 맞추기가 정말 힘들다. 근데 각종 찌개류에 올라간 라면사리의 경우 음식을 먹으면서 라면사리를 올렸다가 먹는 것이다 보니 일단 한 젓가락 먹어보고 덜 익은 것 같으면 더 끓이면 되니까, 내가 원하는 꼬들꼬들 타이밍을 쉽게 맞출 수 있겠다. 그래서 괜히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 예전에 라면사리 하나를 둘이서 나눠 먹는 것은 너무 부족한 것 같아 두 개를 넣어서 먹은 적이 있는데 꽤나 헤비하더라. 그리고 메인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라 라면을 먹은 느낌이 들고. 평소 라면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기 때문에 확실히 라면사리 2개는 오바였다. 그래서 그 경험 뒤로 라면사리는 무조건 하나만 넣어서 먹는 편인데 그래야 메인 요리 본연의 맛도 즐기고 더 감칠맛 있게 라면사리를 즐길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평소 햄을 잘 먹진 않지만 점심시간은 좀 예외기 때문에 흰쌀밥과 함께 열심히 먹어주었다.

 

어머니가 직접 담근 김치로 만들어지는 묵은지 김치찌개, 개인적으로 저렇게 국물이 졸아있는 상태를 좋아한다. 근데 어떤 사람은 나처럼 저 상태를 좋아하기도 하는데 어떤 사람은 국물이 저렇게 졸기 전에 불을 끄는 사람이 있더라. 내 친구 중 한 명이 그렇다. 그래서 난 더 졸이고 싶은데 이 친구는 그게 마음처럼 안되나 보다. 그냥 그 상황 자체가 웃겼다. 그래서 난 약간 짜글이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 밥에 비벼 먹는 느낌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김치찌개 안에 들어간, 식감 살아있는 파도 굉장히 좋아한다. 파나 마늘처럼 건강에 좋아하는 야채라고 해야 하나. 채소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이런 것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단일 간식처럼 챙겨 먹기는 힘든 구조니까 좋아하는 만큼 잘 먹지는 않는 것 같다. 근데 야채와 채소 구분은 어떻게 하는 거지? 매번 헷갈린다. 막상 구분도 어려웠던 것 같은데. 아무튼 오늘 얼큰하니 김치찌개가 생각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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