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입소문으로만 찾아가 단골 돼서 나온다는 여의도 희궁

디프_ 2023. 4. 30. 12:35
5년이 지나 방문해도 처음 갔던 그 느낌 그대로 너무 맛있었던 여의도 희궁 중식집

 

그젓게인가. 아는 형과 오랜만에 만났다. 이 형이랑 진짜 매번 같은 동네에서만 보다가 오랜만에 낯선 동네에서 만났던 것 같다. 근데 이 과정도 참 녹록지 않았다. 뭐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늘 뭐 어디서 글을 보니까 누군가에게 대해 분노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시간 낭비라고 한다. 그 마음을 지고 있으면 뭐 내가 독약을 먹고 누군가가 안 좋게 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인용도 해주고. 개인적으로 누굴 미워하지 않은지는 꽤 된 것 같다. 물론 당연히 누군가를 미워한 적은 있겠다. 근데 그걸 마음에 담아주지 않았다. 그냥 흘려보냈다. 흘려보냈다는 것이 그 사람과 아무렇지 않게 지낸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겠다. 이것 역시도 그냥 내 합리화고 계속 마음에 안 좋게 생각하는 건가? 정확히 뭐가 어떤 것인진 모르겠다. 아무튼 그 사람을 미워하진 않는다. 그냥 그런 사람이라고 이해하는 것이지.

아무튼 이날은 정말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났다. 올해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퇴사와 이직을 하는 것 같다. 작년부터 시작을 하더니 올해는 본격적으로 하는 것 같다. 이런 것을 보면 정말 평생 직장 개념도 없긴 한가보다. 뭐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든 개인적인 생각은, 회사가 내보내려고 하기보단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맡기려 하는데 더 좋은 회사로 직원들이 나가는 느낌이랄까.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일 수 있고. 근데 이게 내 연령대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10년, 20년 지나면 또 상황이 달라지겠지. 그때면 또 이런 말을 못 하겠지만 뭐 요즘 내가 드는 생각은 그렇다. 그리고 지금 정도의 경력에서 이직을 하면 다 지금보다 나은 곳으로 가더라. 물론 가서 초기에 고생은 하겠지만 환경적이나 실질적이나 다 나아지니까 직원 입장에서도 그만큼의 대우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옮기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 차원에서도 정말 직원을 잡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체계가 안 잡힌 회사일수록 더더욱 말이다.

아무튼 이 친구도 이직 준비를 하더니 처음에 이직이 잘 안된다고 전화가 몇 번 왔다. 그래서 잘 될 거라고, 주변에 나도 그렇고 이직 준비한 사람에 실패한 사람 없었다고, 지금 잘 팔리는 시기라고 연락 올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고 한 달도 안 됐나. 이직 확정이 됐다고 했고 그럼 이제 여의도에 올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 급으로 날을 잡고 이렇게 만났다. 뭐가 먹고 싶냐 물으기에 내가 중식집 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여의도 오래된 빌딩 중 하나인 미원빌딩 3층에 있는 희궁이라는 중식집에 오게 되었다. 여기 나도 예전에 좀 왔었다. 근데 올 때마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양도 괜찮고 맛도 괜찮고 여러모로 다 괜찮은 곳이다. 근데 신기한 것은 정말 어디 광고를 안 하나보다. 이렇게 직장인 입소문만으로 방문을 해서 올 때마다 대기는 없고 자리는 많이 차는데 사람은 몰리지 않는 딱 적당히 운영되는 그런 느낌의 가게다. 단골손님들이 좋아하는 그런 곳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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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를 하다가 말았는데, 아무튼 얼마 전에 아는 형과 만나 피자를 먹을 수 있는 펍 같은 곳을 갔었다. 거기서 한 30분 정도 있었나. 어느 손님들이 오더니 그 가게 주인분께서 인스타그램이라고 뭐 하더니 그 사람들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사진을 다 열심히 찍으시더라. 인플루언서를 초대해 협찬을 지원하고 가게 홍보를 맡기는 것 같았다. 뭐 요즘 그런 게 워낙 많긴 한데 이렇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다. 아, 아니다. 저번에 아는 동생 때문에 카페 협찬 받아 먹어본 적도 있구나. 아무튼 그렇게 요즘 가게들은 다 홍보를 하는 것 같다. 근데 여기 희궁의 경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말 이렇게 가게 본질적인 느낌으로 승부를 보는 느낌이다. 물론 홍보를 하고 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나도 오랜만에 오니까. 근데 내가 여기 올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렇다.

탕수육 요리 하나를 주문하고 나는 유니짜장을 친구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솔직히 간짜장을 먹을까 했는데 탕수육을 다 먹기 위해선 최대한 심플하게 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주문해서 먹었다. 탕수육이 먼저 나오고 요리들이 나중에 나오긴 했지만 순서에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위에 고춧가루를 뿌려주고 야무지게 비벼봤다. 고춧가루의 경우 솔직히 뿌린다고 해서 좀 칼칼해진다거나 그런 차이는 개인적으로 못 느끼겠다. 내가 저렇게 뿌리면 누군가는 많이 뿌렸다고 하는데 누군가는 적게 뿌린다고 하더라. 내가 봐도 정말 저거의 5배는 넘게 뿌리는 사람도 있고 진짜 톡톡 정도로만 뿌리는 사람도 있더라. 근데 나의 경우 저건 좀 비주얼을 살리기 위한 느낌이고 실제 맛 차이는 잘 못 느끼겠다. 정말 저렇게 넣어서 느끼함이 줄어드는지는 모르겠는데 약간 습관처럼 저러고 있다.

 

입소문으로만 찾아가 단골 돼서 나온다는 여의도 희궁 중식집. 짜장면만 먹기도 하고 탕수육을 위에 올려서 같이 먹기도 하고 단무지랑 함께 먹기도 하고 열심히 야무지게 다양한 조합으로 즐겼다. 솔직히 여기 거의 5년 만에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예전 퀄리티 그대로였다. 뭐 가격이야 달라졌을 수 있겠지만 양이라든가 맛이라든가 퀄리티라든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인테리어도 그대로인 것 같고 뭐 서비스는 그냥 여느 장사 잘 되는 가게가 하는 딱 그 느낌이었다. 손님 입장으로서 불편할 것이 하나 없는 그런 가게였다. 여러모로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이렇게 오랜만에 왔지만 아마 나중에 또 근처에 올 일이 있으면 여기를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근데 이제 이 친구도 이 지역을 떠나니까 솔직히 올 일이 없겠다. 나와 함께 일하던 동기들도 이제 다 여의도를 떠났다. 진짜 한 명도 빠짐없이.

 

그리고 중간에 탄산음료 대신에 맥주 한잔을 했다. 이날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예전처럼 막 그 평일이라는 틀에 가두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어느 정도의 자유로움은 허락하는 편이다. 나한테 허락이라는 표현이 웃기긴 한데 아무튼 뭐 그렇다. 다음날 조금 피곤하면 피곤한대로 보내야지 뭐 이런 느낌이랄까. 근데 요즘처럼 운동만 하고 산지도 벌써 6개월이 넘게 지나니까 확실히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 외형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체력면에서는 확실히 좋아졌다.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사람의 몸은 천천히 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날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 식후에 소화도 시킬 겸 여의도를 거닐었다. 덕분에 벚꽃도 보고 좋았다. 다들 여의도에 가실 일이 있을 때, 갈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여기 여의도 희궁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나름 맛집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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