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고기가 아니라 된장찌개 먹으러 가게 되는 김해 옥이네뒷고기

디프_ 2023. 4. 21. 20:28
여러 맛집 가봤지만 개인적으로 된장찌개는 여기가 최고인 김해 옥이네 뒷고기

 

저번 돼지국밥 집에 이어서 김해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맛집 중 한 곳을 오늘 소개해볼까 한다. 개인적으로 여길 오기 전에 한 3~4군데의 다른 뒷고기 가게들을 들렸었다. 그중 한 곳은 두 번인가 세 번 방문할 정도로 자주 갔었다. 난 솔직히 거기가 최고인 줄 알았다. 친구 역시 거기에 허영만, 백종원도 방문한 이 지역 대표 맛집이라 하기도 했고. 근데 어느 날 김해에 또 놀러 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다른 곳을 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내가 '굳이 왜?'라고 말했다. 이 친구에겐 김해가 사는 동네이지만 나에겐 여행지였기 때문에 다른 곳을 테스트해보고 싶진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맛있는 검증된 가게가 있으니까. 근데 이 친구가 말하길 너도 여길 좋아할 것이라고, 자기 지인 그니까 같이 일하는 김해 토박이 동료들이 여기 맛있다고 말해주었다고 그랬다.

 

이 친구도 나름 20대 초반부터 여기서 지냈기 때문에 거의 현지인은 많았지만 그래도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는 못 이기겠다. 맛있는 곳을 좋아하는 만큼 낯선 곳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한번 친구의 말을 믿고 따라가 봤다. 그래도 가기 전에 인터넷 검색은 좀 해봤다. 일단 여기 옥이네뒷고기의 경우 정말 주택가 주변에 있다. 근처에 먹는 상권이 없다. 그러니까 정말 동네 사람 아니면 입소문 듣고 찾아오는 손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지나가다 들리기엔 절대 그럴 수가 없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 일단 일차적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먹자골목처럼 상권의 경우 지나가다 우연히 사람들이 들어올 순 있어도 여긴 힘드니까. 또 하나는, 동네 맛집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다. 이날의 경우 여기 한 세 번째 방문한 것이었나, 그랬을 텐데 세 번 모두 웨이팅이 있었다. 피크 타임에 방문한 것도 아니고 어정쩡한 8시 이후에 방문한 것인데도 말이다.

 

그렇게 한 30분 정도 기다렸나 안으로 자리를 안내 받아 들어올 수 있었다. 아 여기 아예 처음 왔었을 때는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기다려도 못 먹는다고 했어서 이제는 무조건 오기 전에 전화를 하고 오는 편이다. 아 그게 처음이 아니었나? 아니면 두 번째였을 수도 있겠다. 또 가려는데 그날이 하필 휴무여서 못 갔다. 아무튼 이제는 여러 번 와 본 가게가 되었지만 처음에는 아예 여기가 인연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가고 싶어도 못 가고 그랬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와 주문을 했다. 사실 여긴 뭐 다른 거 뭐 시킬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애초에 메뉴가 별로 없기도 하지만 그냥 다른 것 고민할 필요 없이 뒷고기와 된장찌개만 주문하면 되겠다. 밥 먹고 싶으신 분들은 밥을 따로 주문하면 되겠고. 개인적으로 뒷고기는 솔직히 여기 말고 다른 맛집을 가도 맛있다. 근데 된장찌개는 여기 이기는 가게 못 봤다. 김해가 아니라 전국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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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맛도 맛인데 그냥 양이 미쳤다. 솔직히 이거 5천원에 판매하는 것 자체는 사장님께서 머리를 쓰신 것 같았다. 흔히 미끼전략이라고 표현하는데 가게 입장에서 손해를 보거나 아니면 본전치기 하는 히트 메뉴를 내놓고 그것 때문에 고객을 유치한 뒤에 그 고객이 다른 것들을 같이 구매하면서 매출 효과를 일으키는 그런 전략 말이다. 만약 의도하신 것이라면 아주 적중하셨다. 사실 이따 비주얼을 보면 아시겠지만 애초에 이게 양이 5천 원 양이 아니다. 근데 안에 내용물도 실하고. 진짜 고기가 아니라 된장찌개 먹으러 가게 되는 김해 맛집이 빈말이 아니다. 아마 나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호불호 없는 그런 맛이다. 특별하게 맵거나 그렇지도 않으니까. 그래도 고기는 먹어줘야지. 열심히 생고기를 뜨거운 불판 위에 굽기 시작했다.

여기 와서 맥주는 마셔봤던 것 같다. 왜냐하면 시원한 맥주 한잔 정도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니까. 근데 이날 이상하게 막걸리가 마시고 싶어졌다. 내가 먼저 이야기한 것인지 아니면 친구가 이야기한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 친구가 말했겠지. 나야 이 맛을 모르니까. 친구가 막걸리에 사이다 타서 먹고 싶다 말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탄산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맛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그렇게 주문하자고 했다. 그렇게 막걸리와 사이다 하나씩을 주문했다. 근데 여기서 비율이 중요하겠다. 친구의 경우 9:1 아니면 8:2 비중으로 막걸리를 더 많이 따랐는데, 나의 경우 그 반대였다. 그래서 친구가 이건 사이다를 마시는 거지 뭔 이게 막사냐고, 이렇게 마시는 사람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근데 나 이날 아마 이렇게 막사 마셔본 것 처음 맞을 것이다. 기억이 안 나는 것일 수도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먹어본 경험이 많지 않다는 말이겠다.

 

그렇게 마셔봤는데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그 맛 그 자체였다. 막걸리가 들어간 1의 비중으로 적당히 술맛은 나는데 9의 사이다가 탄산과 달달함을 더해주었다. 뭔가 과일소주처럼 그냥 술맛은 안 나는데 술 마신 기분은 나는 내가 딱 좋아하는 그런 맛이었다. 술을 잘 마시는 이 친구의 경우 내가 그렇게 계속 마시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며 웃었다. 근데 그 친구가 나중에 막사 먹고 있는게 맞다고 인정을 해주었다. 왜냐하면 내 몸이 빨개졌기 때문에. 사이다 9와 막걸리 1을 섞었어도 술이 1만큼 들어가긴 했으니까 몸에 바로 변화가 왔다. 역시 술은 술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뭐 취한다거나 그러진 않기 때문에 적당히 기분 좋게 잘 마시는 편이다. 그리고 이날은 마법의 된장찌개도 있고. 딱 위 사진이 여기 김해 옥이네뒷고기 가게를 대표하는 사진이라 보시면 되겠다.

된장찌개 비주얼 정말 남다르지 않나? 저게 사진으로 잘 못 느끼실 수 있는데 뚝배기 자체가 엄청나게 크다. 그리고 두껍기 때문에 뜨거운 열기가 오랜 시간 유지가 된다. 그리고 참 신기하게 먹으면 먹을수록 저 두부나 각종 야채에서 나오는 채수 때문인지 조금 더 걸죽해진다. 그래서 뭔가 짜글이처럼 진득하게 먹을 수 있는데 그게 또 별미다. 그렇게 고기를 다 먹었을 경우 또 불판 위에 올려서 다시 뜨겁게 먹을 수 있는데 그게 또 맛있다. 뭔가 점점 먹으면서 맛있어지는 신기한 맛이랄까? 애초에 양이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저렇게 즐길 수 있다. 여긴 매번 세 명이서 오게 되는 가게인데 올 때마다 된장찌개가 부족했던 적은 없었다. 그만큼 양이 많다는 말이겠다. 진짜 여기 와서 뒷고기만 먹고 가면 진짜 큰 실수하시는 것이다. 원래 평소에 확신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진짜 이것만큼은 확신한다.

 

열심히 먹었다. 아 근데 오늘 슬픈 글을 하나 봤다. 평소에 마늘을 잘 안 먹는 편이다. 왜냐하면 별로 먹을 일이 없으니까. 물론 향신료로서 각종 요리에 알아서 잘 섞이겠지만 내가 말하는 마늘은 그냥 생마늘을 말하는 것이다. 근데 그나마 마늘을 풍족하게 먹을 때가 바로 고기를 먹을 때다. 대한민국 대부분 고깃집에선 고기와 함께 마늘이 제공되니까 이때라도 많이 먹는 편이다. 말로는 건강을 생각해서 먹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맛있어서 먹는 것일 수도 있고. 근데 오늘 본 글이 고기를 먹을 때 같이 구워서 먹는 마늘이, 고기 기름을 흡수하고 그렇기 때문에 몸에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이다. 적당히는 괜찮지만 많이 먹으면 안된다고. 이 적당히의 기준은 안 나와서 모르겠다. 근데 이게 탄산음료보다 몇 배 당도 더 높고 칼로리도 높다고 뭐 그러더라. 믿기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건강식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탄산음료보다 특정 성분이 안 좋을 수 있지? 솔직히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근데 아마 고기 먹을 때 마늘은 여전히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 적당한 알싸함이 느끼함을 잡아주기도 하고 그 향도 좋고 쌈장에 찍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으니까. 아무튼 여기 특제소스랑도 야무지게 먹고 중간중간 막사도 즐기고 행복하게 시간을 보냈다. 나름 수다도 열심히 떨었다. 여기 오면 적당한 소음이 있어서 테이블끼리 나름 붙어있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하지 않게 수다를 떨 수 있다. 가게 분위기가 뭐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편인데 여러모로 그냥 우리만의 공간처럼 몰입을 할 수 있달까? 내가 연고지 없는 타지에 놀러온 것이라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고. 아무튼 이날 역시 너무나도 맛있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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