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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대부분 하나의 추억은 가지고 있는 쏘렌토

디프_ 2023. 3. 19. 23:38
이제는 많이 사라지고 없어진, 8090에게 추억의 쏘렌토 다녀왔어요

 

자영업의 경우 독점 자체가 힘들고 항시 경쟁이기 때문에 원래 다른 산업군보다 변화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자영업 자체를 하나의 산업군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있겠다. 그중에서 뭐 중식이냐 양식이냐 일식이냐, 아니면 배달 전문으로 하냐 홀 장사만 하냐 등등 엄청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니 또 무한 경쟁이라고 보기에도 힘들겠고. 솔직히 이 분야를 잘 모르긴 한다. 소비자들이 매일매일 경험을 하지만, 그래서 잘 안다고 생각하고 그 시장에 뛰어들지만 막상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경험은 없기 때문에 또 막상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그런 곳인 것 같다. 원래 쉬워 보이는 것이 그 사람이 잘해서 쉬워 보이는 것이지 내가 하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또 그런 착각을 항상 경계하긴 해야겠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왜하냐면, 이 시장에서 정말 최근 3년간 급변화가 이루어진 것 같다. 그래도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가게가 사라지고 다시 생기기도 했지만 최근 3년처럼 급격한 변화를 이룬 적은 없는 것 같다. 오랜 시간 두고 지켜봤을 때 '뭐야 이 가게 사라졌어?', '이건 언제 생겼지?' 이런 느낌이었는데 최근에는 새로 생겨도 일 년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지고 그러더라. '또 바뀌었네' 이런 느낌이랄까. 이와는 반대로 30년 넘게 전통을 유지하던 가게가 사라지기도 했다. 누군가의 추억이 잠겨있을 그런 곳들이 말이다. 누군가는 경쟁에서 밀리면 사라지는 게 당연하다고 쉽게 말하겠지만 속사정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 사람이 당사자였으면 그렇게 쉽게 말하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물론 나 역시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남일처럼 말하는 것도 또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숫자로만 모든 것을 보려 하면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위에 했던 이야기들이 평소처럼 그냥 혼잣말일 수 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관련이 있다. 아마 나만 그런 것 같진 않고 티스토리를 즐겨 보시는 분들은 한번의 추억은 모두 있을만한 그런 장소가 되겠다. 바로 쏘렌토이다. 여기 우리 어렸을 적에 정말 인기가 많았다. 그때는 유명한 레스토랑도 딱히 없었을 때이기 때문에 이런 곳들이 주목을 받았다. 근데 전국적으로 찾아오거나 그럴 정도는 아니고 그냥 동네 맛집 느낌이랄까. 물론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웃백이나 티지아이 등등이 생겨나서 인기가 사그라들긴 했지만 아무튼 8090에게는, 특히 90년대생에게는 대부분 추억을 잠시 회상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겠다. 나 역시 여기를 갔던 경험이 있다. 오늘 소개할 이 서오릉 지점과는 다르게 내가 갔던 곳은 되게 아기자기하게 소풍 공간처럼 알록달록하게 꾸며두었던 기억이 난다. 캔모아랑 비슷한 향수를 가진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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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언제부턴가 이 가게가 안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안 보이기 시작한지도 모를 정도로 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만큼 이 가게에 대한 충성도는 없었던 것 같다. 만약 안 보이면 생각이 나거나 그래야 할텐데 그 텀이 너무 길었으니. 근데 이것 역시 또 대부분 다른 분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뭔가 대체재가 없어서, 시장에 잘 진입을 해서 잘 된 느낌이랄까? 물론 이 자체도 대단한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근데 이제는 사라진 줄 알았던 이 쏘렌토가 아직 남아있는 지점이 있었고, 어느 날 한번 가보자고 해서 이렇게 다녀와봤다. 사실 뭔가 여길 간다고 했을 때만 하더라도 진짜 나도 모르는 잠시 추억이 떠오르긴 했다. 그냥 아무런 레스토랑을 가는 느낌은 확실히 아니었다. 그래서 이런 감정을 떠오르게 해 준 것 자체만으로도 이 가게 방문은 의미가 있다 싶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왔고 자리를 안내받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에는 어느 정도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차분하고 좀 고풍이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현대적인 느낌은 아니고 어느정도 품위가 느껴진달까. 전통이 있는 느낌? 애매하긴 한데 막 고급스럽다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무게감은 있었다. 아마 여기 지점이 또 다른 곳들보다 더 커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세명 다 배가 고팠기 때문에 메뉴를 이것저것 주문하였다. 근데 어렸을 때와 확실히 다른 것이 있었다. 바로 가격. 여기가 원래 이렇게 비쌌나 싶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이 가격대의 가게는 아닌 느낌이었다. 원래 레스토랑마다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선이 있다. 예를 들어 고급 호텔 레스토랑이랑 일반 호텔 레스토랑이랑 그런 가격대 수준 말이다. 근데 여기 90년대생 대부분 하나의 추억은 가지고 있는 쏘렌토의 경우 나에게 이 가격대의 느낌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비쌌다는 의미다.

 

그러면 뭐 양이 풍족하게 나오겠지 싶었다. 아니면 어떤 퀄리티가 다르다던가. 시간이 흐르면서 여기도 변했을테니, 단순 가격만 오르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믿고 주문하고 기다렸다. 음식은 한 번에 나오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순서대로 나왔다. 그 텀이 길진 않았지만 원래 요즘 또 잘하는 가게들은 정말 바쁠 때를 제외하고 이런 순서도 고려해서 나오는데 그 부분은 확실히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우린 다 배가 고팠기 때문에 하나라도 먼저 나오면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나오자마자 각자 앞접시에 덜어서 열심히 먹었다. 파스타 종류와 리조또 종류, 그리고 국물이 있는 뚝배기 양식 요리를 주문했다. 메뉴 하나당 가격이 대충 1.5~2.5 사이였다. 근데 이게 양을 보니까 정말 1인분 기준이었다. 물론 메뉴 하나에 일인분이 맞긴 한데 이건 나눠 먹기도 애매할 정도로 양이 부족했다. 특히 뚝배기 안에는 면발이 너무 적어서 이거 제대로 나온 것 맞냐고 여쭤볼 정도였다.

물론 각종 해산물은 이렇게 실하게 들어있긴 했는데 배를 채우긴 부족이었다. 일단 가성비면에서는 확실히 실망적이었다. 그렇다면 맛인데 솔직히 맛 자체는 괜찮았다. 이게 엄청 맛있네, 역시 추억의 맛집이다 이정도로 뛰어나진 않았지만 여타 다른 가게들과 비교해서 충분히 맛 자체는 괜찮았다. 근데 우리에겐 양이 부족했다. 총 세명 중에 한 명이 그리 잘 먹는 편이 아님에도 양이 부족했고 이렇게 피자를 추가 주문했다. '화덕에서 구운 피자'라는 소구점이 우리에게 적중했다. 그렇게 안 먹어본 메뉴인 아보카도가 들어간 피자를 주문했는데 도우와 치즈, 재료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서 맛은 괜찮았다. 다만 계속해서 먹을 수 있는 감칠맛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물리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다들 배가 고팠기 때문에 남김없이 끝까지 열심히 잘 먹었다. 이렇게 다 먹고 가격은 약 10만 원 언저리가 나왔던 것 같다. 8만 원 이상이었나. 아무튼 이렇게 90년대생 대부분 하나의 추억은 가지고 있는 쏘렌토를 다녀와봤는데, 개인적으로 이제는 다시 추억에 묻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잘 먹긴 했지만 확실히 만족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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