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하루 200그릇 한정판매에도 사람이 몰리는 논밭골 왕갈비탕

디프_ 2023. 1. 25. 20:55
맑은 국물 베이스에 고기도 실하게 들어가 있는 논밭골 봉천점 왕갈비탕

 

친구 중에 정말 알뜰한 친구가 한 명 있다. 간혹 뭐 인터넷에 너무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면 많은 것들을 놓친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 친구의 소비를 따라가면 정말 합리적이고 괜찮은 포인트들이 많다. 나 역시도 어딜 갈 때 좀 까다로운 편인데 이 친구가 주장하는 것은 믿고 따르는 편이다. 왜냐하면 여러 경험상 믿고 갔을 때 실패한 적이 별로 없어서. 때로 내 기준에 어긋나서 이건 아닌가 싶은 경우에도 결과적으로 먹는 것이든 다녀오는 곳이든 어쨌든 경험하고 나면 납득이 가고 이해가 가더라. 그러곤 내 고집대로 굳이 할 필요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이 친구 덕분에 가성비 괜찮은 맛집들도 많이 갔다. 양도 많고 맛있는데 심지어 저렴하기까지 한다. 오늘 소개할 곳의 경우에도 이 친구랑 다녀온 가게인데 한번 어떤지는 직접 살펴보시면 되겠다.

 

일단 본격적으로 설명을 하기 전에 결과 스포부터 하자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솔직히 요즘 어디서 이런 갈비탕을 맛보겠나 싶다. 다만 가격이 저렴한지는 모르겠다. 우선 친구의 말에 의하면 여기 역시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했다. 예전엔 이 가격이 아니었다고. 그래서 그땐 싸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말해주었다. 확실히 첫 느낌은 가격이 저렴한지 모르겠다. 하나에 13,000원. 직장인 점심으론 너무 비싸고 그냥 밖에서 먹는 기분을 낼 때 지불할 수 있는 한 끼 식사 금액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성비 맛집까지는 모르겠다. 이 가격에 판매하는 갈비탕 집들은 많으니까. 고깃집에 가더라도 갈비탕 따로 해서 10,000원~15,000원 사이로 판매하지 않나? 솔직히 밖에서 잘 안 사 먹어본 메뉴라 잘 모르겠다. 그럼 여기서 가격을 제외하고 만족한 포인트가 무엇인지 살펴봐야겠다.

 

우선 여태까지 많은 맛집들을 포스팅하면서 일관되게 해온 말이 있다. 요즘 사람들은 가격이 천원 더 비싸다고 하더라도 양이나 퀄리티가 그만큼 확실하게 보장된다면 지갑을 연다고 말이다. 괜히 천 원 아끼기 위해 이것저것 구성을 빼면 오히려 올린 것보다 못하다고 말이다. 여기 하루 200그릇 한정판매에도 사람이 몰리는 논밭골 왕갈비탕 가게가 그렇다. 가격은 올랐지만 일단 이거 하나 먹고 나면 속이 그렇게 든든할 수 없겠다. 맑은 국물로 속을 달래주고 갈빗대에 붙어있는 큼지막한 살들로 먹는 기분 제대로 느끼게 하고. 나중에 밥까지 말아서 먹으면 정말 딱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겠다. 메인이 훌륭하기 때문에 밑반찬의 경우 심플하다. 근데 뭐 본연의 맛만 즐기면 충분하고 굳이 다른 군더더기들이 필요 없는 맛이었다. 오히려 본질에 집중할 수 있어 좋은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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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기서 하나 내가 실수를 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 갈비탕의 경우 맑은 국물이 포인트다. 첫 사진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아래까지 보일 정도로 국물이 맑고 깨끗하다. 근데 여기서 내 뚝배기를 보면 이것저것 뭔가 떠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다. 저게 먹다가 그런 것이 아니고 뼈에 붙은 살들을 분리한다고 막 가위로 자르다가 살코기에 붙어있는 지방들이 흩어진 사진이다. 솔직히 먹으면 맛이야 똑같겠지만 괜히 저렇게 해두니 뭔가 맛이 반감되는 기분이 들었다. 근데 처음엔 원래 다 이런 줄 알고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근데 먹다가 친구걸 살펴보니 국물이 여전히 맑고 깨끗했다. 그래서 내 잘못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냥 생각 없이 막 살들을 잘랐는데 깔끔하게 먹는 것이 여러모로 좋겠다. 나중에 밥을 말 때도 그렇고. 뭐 물론 이 상태여도 맛있게 계속해서 먹긴 했지만.

 

아 그리고 여기 다른 가게들과 또다른 차이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고기를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가 별도로 없었다는 것. 소스를 워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뭔가 찍어 먹을 것이 있나 살펴봤지만 따로 없었다. 참소스 같은 것이라고 찍어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것도 따로 없었다. 뭐 여기 사장님께서 의도하신 것인지 아니면 뭐 어떤 것인진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아쉬웠다. 근데 솔직히 소스가 몸에도 안 좋기 때문에 이럴 때 건강하게 먹으면 좋긴 하겠다. 그런 시선으로 접근하면 또 이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뭔가 괜히 몸에 좋은 것 먹고 마무리는 탄산으로 하는 느낌이랄까? 소스 하나로 너무 비약적인가. 아무튼 밥은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하고 계속 고기만 먹었는데도 그 양이 쉽게 줄지 않았다. 정말 실하게 들어가 있었다.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식당이다.

 

하루 200그릇 한정판매에도 사람이 몰리는 논밭골 왕갈비탕 김치, 깍두기도 꽤나 맛있었던 것 같다. 먹다가 부족해서 추가로 요청 드렸다. 아마 소스가 없어서 더 먹었던 것 같기도 한데 이런 곳은 또 애초에 김장을 잘 담그시니까 맛있는 것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깍두기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여기 봉천점 가게의 경우 매장 내부가 굉장히 협소한 편이다. 그리고 요즘 트렌드와 다르게 바닥에 앉아서 먹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이 10~15석 정도 되나. 아무튼 굉장히 좁다. 그래서 그런 쾌적함이나 편의성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데도 정말 주방부터 홀까지 바쁘게 움직인다. 대기 손님도 계속해서 있는 편인데 나름 회전율도 빨라서 금세 빠지긴 한다. 우리 역시 처음부터 다 먹기까지 한 15분 정도밖에 안 걸린 것 같다. 금방 후다닥 먹고 나왔다.

저거 양념장 같은데 소스인척 하고 한번 찍어서 먹어본 모습이다. 맛은 크게 나지 않았다. 오히려 본연의 맛을 담백하게 즐기는 것이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일단 이 가게의 경우 이 근처에서 입소문 난 곳은 맞겠다. 나의 경우 친구 덕분에 멀리서 찾아왔는데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근처에서 점심 먹으러 오는 느낌으로 방문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 상권이기 때문에 주차도 힘들다. 개인적으로 맞은편 은행이 있는 건물 지하주차장에 유료 주차를 했었는데 이렇게 하는 경우가 아니면 주차할 곳이 거의 없겠다. 매장 앞에 한두 자리 정도 있긴 한데 거기는 뭐 정말 운이 좋지 않고서야 차지하기 힘들겠고. 그렇게 마지막 남은 고기까지 먹고 국물은 조금 남겼다. 친구의 경우 국물까지 다 마셨는데 난 그러기엔 너무 배가 불렀다. 하루 200그릇 한정판매라는 희소성 때문에도 사람들이 찾기도 하겠지만 정말 오랜만에 괜찮은 왕갈비탕을 맛봤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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