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튀김러버들은 그냥 못 지나치는 왕새우튀김이 올라간 텐동

디프_ 2023. 1. 16. 20:52
오늘 하루 스트레스를 날려줄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즐기는 텐동

 

원래 이날 여길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좀 걸어가기 애매한 거리였다. 아마 걸어서 2~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걸어갔다. 어차피 지하철을 이용하기엔 애매했다. 크게 시간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렇게 또 오래 걷기엔 약간은 힘들 것 같은 그런 상태였다. 여행 중엔 웬만하면 걸어 다니는 편이다. 평균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최소 2만보에서 시작해서 25,000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더라. 물론 가끔 적게 걷는 날을 보더라도 18,000보 이상은 걸었다. 그렇기 때문에 밤이 되면 좀 지친다. 또 이렇게 걷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발마사지를 꼭 받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신기하게도 풋마사지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서 구글 리뷰를 찾아본 뒤에 괜찮은 곳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다. 받았던 곳들마다 대만족이었다.

 

아무튼 이 저녁 식사가 마지막 일정이었기 때문에 좀 지친 상태였는데 그래도 걸었다. 그렇게 근처에 도착했는데 매장이 따로 상가에 가게가 있는 것이 아니고 건물 지하에 작게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찾느라 고생을 좀 했다. 일본어로 되어있어서 한자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그 글이 그 글 같아서 결국 지하에 내려가 물어본 뒤에 그 가게를 찾아갈 수 있었다. 근데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뭐지 싶었는데 사장님께서 단체 예약이 있어서 오늘은 식사가 불가하다고 하셨다. 혼자 여행의 나름 장점 중 하나가 맛집이어도 식사를 나름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여긴 애초에 매장이 좁다 보니 아예 식사가 불가했다. 리뷰가 꽤나 좋길래 꼭 먹고 싶었는데 아쉬웠고 또 그렇게 고생해서 걸어왔는데 못 먹어서 아쉬웠다. 딱 밥 먹으면서 좀 앉아서 쉬고 싶은 상태였는데.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 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면 억울하기도 하고 아쉬울 것 같았다. 무엇보다 나름 먹방 여행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먹지 못해서 꼭 먹어야 했다. 나름 여행 중에 걸어다니는 이유도 평소 대식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걸으면서 소화를 해야 또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어서 그런 것도 있다. 차라리 운동을 하면 좋은데 일본 호텔은 헬스장이 없더라. 물론 엄청 비싼 곳은 있겠지만 나의 경우 그렇게 저렴한 곳에서 안 묵었음에도 불구하고 호텔에 다 헬스장이 없었다. 아무튼 그래도 이번엔 그나마 합리적으로 움직이고자 숙소 근처에 온 다음에 갈만한 식당을 찾았다. 그렇게 여기 이 텐동 가게에 오게 됐다. 부부가 운영하시는 것 같았는데 사장님이 꽤나 친절하고 유쾌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일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오픈형 주방에서 직접 새우튀김을 손질하면서 튀겨주고 계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내부는 쾌적해서 기름 냄새가 난다거나 그런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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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러버들은 그냥 못 지나치는 왕새우튀김이 올라간 텐동이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도 포기할 수 없었다. 오늘 하루 스트레스를 날려줄 시원한 생맥주였다. 얼마전 친구에게 물어봤다. 이상하게 일본에 가면 생맥주가 왜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고. 주변을 봐도 아침부터 점심, 저녁까지 식사를 할 때마다 맥주를 마시는 친구들이 많다. 일본 여행을 가면 말이다. 한국에선 절대 안 그러는데. 근데 나도 한 가지 의아한 것이 정말 맥주 맛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여행 중이라 기분이 좋아서 맛있게 느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원래 여행 중에 들린 맛집은 평소 갈 수 있는 식당들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고 기억에 남는 법이다. 그래서 생맥주도 좀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는데 고민을 해봐도 그건 아닌 것 같다. 정말 일본 생맥주가 더 맛있는 것 같다. 근데 이유를 모르겠다. 물어보는 사람들마다 명쾌한 답은 내어주지 못했다. 혹시 이웃님들 중에 아는 분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아무튼 그렇게 시원한 생맥주 한잔과 함께 바삭바삭 갓 튀겨진 튀김을 먹었다. 아래 숨겨져 있는 흰쌀밥들 역시 매력적이었다. 소스도 적당히 뿌려져 있었는데 짠기 하나 없이 너무 맛있었다. 솔직히 그렇게 걸어도 배가 그리 고픈 상태는 아니었다. 이미 잘 먹었기 때문에. 아마 이날은 그리고 커피도 마셨을 것이다. 그래서 그나마 나름 합리적인 가격의 사이즈를 주문해서 먹는 것이긴 한데 확실히 잘 나오긴 한다. 뭐 애초에 메뉴 자체가 저렴하지 않기도 했지만. 각 재료마다 하나씩 골라먹는 재미가 있고 그 한입에 맞춰 밥을 떠먹는 재미도 있었다. 솔직히 갓 튀겨져 나온 튀김 요리가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 그렇다고 해서 뭐 덜 익거나 그런 것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호불호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그리고 또 생맥주가 함께 있으니 느끼함도 잡을 수 있겠고.

 

원래 맛있는 것을 먼저 먹는 편이다. 이 부분은 솔직히 살면서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제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어느 요식업계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나에게 물었다. 맛있는 것을 먼저 먹는 편인지 아니면 나중에 먹는 편인지라고 말이다. 그래서 그런 고민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순간 즉흥적으로 말했다. '예전이면 모르겠는데 요새는 소화 능력이 많이 떨어져서 어차피 많이 못 먹기 때문에 맛있는 것을 먼저 먹는 편'이라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사실이었다. 솔직히 그렇게 고민하지 않는데 그냥 나에게 맞는 답변이었다. 갑자기 이 생각이 왜 들었냐면 이날은 이상하게 왕새우튀김이 나중에 손이 갔다. 처음에 먹고 나머지들은 거의 마지막에 먹었던 것 같다. 이미 맛을 봤으니 다른 튀김들 맛이 궁금했던 것 같다. 가지도 맛있고 저 고추튀김이었나. 아무튼 저것도 맛있었다.

그래도 대부분 이 왕새우튀김을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식감이 다른 튀김 종류들과 달랐다. 아무래도 사이즈가 있다 보니 살도 실하게 들어있었는데 안에 속살이 굉장히 부드럽고 정말 탱글탱글했다. 한입 베어 물면 톡 튕기는 맛이 있는 그런 식감이랄까. 아마 새우 드셔보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아실 것이다. 처음에는 좀 남길 것 같았는데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이 바닥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맥주도 작은 사이즈가 딱이다. 밥을 먹을 때 500을 시키면 정말 많이 남기는데 300은 나에게 딱 알맞은 것 같다. 밥 먹을 때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편인데 그 느낌처럼 마실 수 있달까.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유쾌하신 사장님 부부의 인사를 받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꿀잠을 잤던 것 같다. 아닌가. 타코야끼 먹으러 갔나.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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