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치즈와 계란이 들어갔는데 아직도 2500원에 판매하는 햄버거집

디프_ 2023. 1. 11. 20:01
한적한 시골길에 있을 것 같은 간판없는 햄버거집

 

신림에 위치한 멕스칸즉석햄버거 가게를 다녀온 이후 그런 가게들의 매력에 빠졌다. 사실 근데 그런 가게들이 많지 않겠다. 애초에 그런 가게는 살면서 거기를 처음 가봤으니. 근데 거긴 생각이 난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니고 해서 주변에 혹시 갈만한 곳이 있나 찾아보았다. 그래서 아마 그냥 무심결에 어느 날 검색창에 검색을 해본 것 같다. 뭐라 검색했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내가 원하던 감성의 가게가 동네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여기 역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닌데 충분히 갈만한 거리였다. 차 타고 금방 가니까. 그래서 언제 한번 가야지 했는데 아무래도 이런 곳 특성상 오래 장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또 영업시간이 걸렸다. 주말에 가면 괜히 웨이팅이 있을 것 같고. 그러다 이번에 기회를 잡고 이렇게 다녀올 수 있었다.

 

아는 형과 내가 이직 시간이 운 좋게 겹쳤다. 내가 먼저 쉬었고 그 뒤 좀 지나서 이 형도 쉬게 되었다. 사실 이 형이 이직을 할 줄은 몰랐다.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순식간에 진행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둘 다 입사가 확정되고 또 아이러니하게도 입사 날짜가 동일했다. 그래서 그만큼 동일한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딱 이 한적한 시골길에 있을 것 같은 간판없는 햄버거집 가게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이 형한테 여길 바로 가자고 했다. 근데 이 형으로서는 여기를 썩 내켜하지 않았던 것 같다.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근데 난 이번 기회에 여길 무조건 가야 했다. 이번에 안 가면 언제 갈지 모르는 게 아니라 갈 일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만나는 날 어떻게 어떻게 잘 설득해서 여길 가자고 해서 이렇게 같이 오게 되었다. 여기 따로 주차장은 없지만 골목길에 위치한 만큼 주변에 차를 댈 수 있는 곳들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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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여기가 대기가 있는지, 사람이 많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나 역시도 누구 소개받아서 온 것도 아니고 우연히 검색해서 발견한 곳이니 말이다. 그래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고 그냥 이 컨셉이 마음에 들어서 오게 되었다. 그게 진실이든 컨셉이든 뭐든! 일단 내부에 들어오니 가본 적 없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봤던 다방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뭔가 오래된 다방에 가면 정말 이런 분위기를 나타낼 것 같은 느낌이랄까.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봤다. 솔직히 둘 다 아침도 안 먹고 나왔기 때문에 배가 고팠고 빨리 먹고 싶었다. 그래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제일 비싼 2,500원 치즈 애그버거를 주문하였다. 난 기본 메뉴를 시킬까 하다가 여기 이름을 딴 시그니처 메뉴 같은 것은 없어서 나 역시 그것으로 주문했다. 음료의 경우 다양한 맛이 있길래 이 형은 냉커피, 나는 율무차를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율무차를 굉장히 좋아한다. 뭔가 이상하게 율무차에서 오는 달달함이 좋다. 그리고 냉커피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는 커피 중 하나가 그냥 아이스 믹스커피라 생각한다. 아마 내가 음료를 마실 때 단맛을 꽤나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날도 냉커피를 마시고 싶었는데 요즘 잠을 잘 못 자서 카페인을 더 열심히 피해야 할 것 같아 아마 율무차를 픽했을 것이다. 그리고 햄버거와 함께 마시는 율무차는 또 처음인 것 같아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치즈와 계란이 들어갔는데 아직도 2500원에 판매하는 햄버거를 만나게 되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들어가다 보니 음식이 빨리 나오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메뉴 특성상 나름 빨리 나왔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둘 다 배가 고팠기 때문에 후다닥 먹었다. 나의 경우 사진을 찍어야 해서 바로 먹진 못했는데 이 형의 리액션을 보고 빨리 먹고 싶었다. 꽤나 맛있어 보였다.

 

일단 25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는 비주얼이다. 크기도 꽤나 큰데 그 안이 이렇게 꽉 차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양배추와 피클이 무심하게 들어있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 유명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다양한 재료를 넣어 프리미엄 가격으로 판매를 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곳에 가더라도 그냥 치즈버거나 불고기버거를 먹는 편이다. 나름 이런 맛 저런 맛 다 먹어봤는데 저렇게 심플하고 기본맛이 제일 입맛에 맞더라. 그래서 내가 아마 여기 간판없는 햄버거집 햄버거를 더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딱 군더더기 없이 내가 원하는 맛이다. 그래서 한입 맛을 보고 정신이 팔려서 계속해서 먹었다. 아마 입에도 많이 묻혀가며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스도 풍족하게 넉넉하게 들어있어서 부족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만약에 이 가게가 집 근처에 있었다면 종종 포장해서 먹고 싶을 때마다 먹었을 것 같다. 요즘 햄버거를 이렇게 파는 가게들이 별로 없으니 말이다.

근데 처음부터 주문을 할 때 두 개를 주문하면 몰라도 한번 먹고 타이밍이 끊긴 상태에서 또 주문해서 먹기에는 좀 그랬다. 이게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확실히 단일 메뉴 두 개는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이날이 그랬다. 둘 다 너무 맛있게 하나씩 순식간에 해치웠는데 배가 차지 않았다. 세트 메뉴도 아니고 확실히 단품 하나로 배가 차기엔 힘든 체격이다. 그래서 일단 여기서 나와 근처에 갈만한 다른 가게를 가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 근처에 나름 맛집들이 많이 있었다. 이 형이 아는 곳도 있다 했고. 그래서 여기 이렇게 미소돈가스라는 곳을 오게 되었다. 근데 여기 원래 즉석떡볶이를 판다고 해서 그 메뉴를 먹으러 온 것인데 1~2년 전에 해당 메뉴를 없앴다고 하셨다. 많이 아쉬웠다. 근데 그 덕분에 다행히 내가 평소 좋아하는 떡볶이 가게가 근처에 생긴 것을 알게 되어서 다녀왔다. 만약에 이 간판없는 햄버거집에서 떡볶이만 팔았어도 더 완벽했을 텐데. 확실히 햄버거만 하나만으론 풍족한 느낌은 힘들겠다. 그래도 기분 좋게 잘 먹었다. 일단 가격이 2500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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