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한우 차돌박이와 서해안 키조개 관자로 만드는 최고의 삼합

디프_ 2022. 12. 26. 20:30
앉아서 주시는 대로만 먹으면 최고의 재료들로만 구성된 삼합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진대감

 

낯선 사람들과의 교류를 그리 즐기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사실 그 부분이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성향 차이겠다. 그래도 원래 같은 성향을 갖고 있었을지라도 어렸을 때 아무래도 외부 활동이 더 많고 잦다 보니 덜 티가 난 것이겠다. 아무튼 요즘 그냥 낯선 사람들과 굳이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알아가기보단 옆에 있는 사람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 지킨다고 표현해야 하나. 근데 때론 그게 이상한 표현도 아닌 것 같다. 물론 이성 관계는 알아가야 하기 때문에 좀 다르겠지만 우정 기준으론 그렇겠다. 근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낯선 관계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겠다. 사회생활 단어 자체에 사회가 들어가니까 고립된 삶을 살 수 없겠다.

 

좀 횡설수설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데 저 말을 왜 했냐면, 아무튼 저 관계에 놓여진 사람이 자기가 아는 맛집이 있다고 추천을 해주었다. 그때 설명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차돌박이와 키조개 관자를 바로 구워져서 삼합을 주는데 정말 부드럽고 맛있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자기 집 근처에 지점이 있는데 가족끼리도 가고 종종 간다고 진짜 맛있다고 말이다. 다만 가격이 조금 나간다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내가 거기 이름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는데 진대감이라는 곳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한번 가야지 하고 갈 타이밍을 잡고 있었는데 기회가 마땅히 나지 않았다. 나름 이제 입소문도 나고 방송에도 많이 나와서 체인점도 많아졌는데 딱히 갈 기회가 없었다. 그렇게 살짝 잊고 있다가 누군가 또 여기 맛있다고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래서 이젠 무조건 가봐야겠다 싶었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갈 타이밍을 잡고 있었다.

 

그럼에도 마땅히 갈 타이밍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우연한 기회로 방문할 수 있었다. 지인과 전시회 구경을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좀 걸었다. 근데 지나가다 맛있는 곳이 보일 줄 알았는데 찾으려던 곳도 나오지 않고 막상 입맛이 당기는데도 없었다. 나름 먹자골목이었는데 술 감성이 아니다 보니 눈에 밟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조금 더 걸어보자 하고 걸었는데 바로 여기 진대감 가게가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저기 한번 가보자고 했고 지인도 좋다고, 여기 한번 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못 오고 있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이렇게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시간대가 애매해서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중간에 먹다가 둘러보니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자리가 만석이었다. 확실히 요즘 인기는 인기인 것 같았다. 미리 예약된 자리도 많고.

 

그렇게 자리에 앉았고 여기 시그니처 메뉴인 한우차돌삼합 2인분을 먼저 주문했다. 차돌 90g에 관자 60g이 들어가고 가격은 28,000원이었다. 1인분에! 2인분만 주문한다고 하더라도 5만 원이 훌쩍 넘어가겠다. 그래도 그렇게 맛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으니 제대로 먹어봐야 했다. 그리고 기본 찬이 세팅되었고 조금씩 먹고 있으니 이렇게 메인 재료가 나왔고 바로 불판 위에서 직접 구워주셨다. 한우 차돌박이와 서해안 키조개 관자로 만드는 최고의 삼합 맛집이라는 말만 들었지 어떤 시스템인지는 알지 못했다. 근데 여기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구워주시는 시스템이었다. 아무래도 차돌 자체가 바로 구워지니 가능한 부분 같았다. 근데 차돌박이와 관자 두 개인데 왜 삼합이냐 궁금한 분들도 있으실 텐데, 나머지 한 개는 앞으로 사진을 지켜보면 아시겠다. 앞서 찬으로 나왔던 종류 하나하나를 상세한 설명과 함께 같이 올려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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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밑반찬들도 해주시는 설명을 들어보면 그냥 뭐 하나 허투루 나오는 것이 없었다. 솔직히 모르고 먹었으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을텐데 설명 덕분에 하나하나 음미할 수 있었다. 앉아서 주시는 대로만 먹으면 되니까 확실히 편하긴 했다. 요즘 고기를 구워주는 가게들이 많다 보니 안 구워주는 곳을 가면 낯설고 괜히 본연의 맛을 제대로 못 즐기는 기분이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보다 잘 구울 자신은 없으니까. 고기는 재료 상태도 중요하지만 굽기 실력도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알기 때문에 내 자신을 잘 못 믿겠다. 아무래도 일하시는 분들이 훨씬 나을 테니. 아무튼 그렇게 하나하나 직접 구워주시는 고기를 바로바로 먹었다. 소스까지 알아서 챙겨주시니까 뭐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애초에 재료들이 워낙 부드러운 맛을 나타내다 보니 입 안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근데 여기 한우 차돌박이와 서해안 키조개 관자로 만드는 최고의 삼합 진대감 명확한 단점이 하나 있었다. 물론 내가 이날 이 매장을 처음으로 와봤고 다른 매장을 가본 것도 아니고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근데 아마 크게 다를 것 같진 않다.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급하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돌박이의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가 얇기 때문에 빠르게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기 잘 드시는 분들은 식전에 배고프니까 이걸로 배를 채우기도 한다는데 아무튼 그렇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관자 역시 마찬가지겠다. 그럼 우리 생각보다 삼합이 빨리 완성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속도때문에 일하시는 분이 하나하나 챙겨주실 수 있는 것이긴 한데 이게 천천히 먹는 사람들에겐 꽤나 큰 부담이 되겠다.

 

입 안에서 먹고 있는데 바로 내 앞접시에 다음 고기들이 올라와있다. 근데 그것을 입 안에서 다 먹었다고 하여 바로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 앞접시에서 그냥 유지되고 있겠다. 근데 차돌을 드셔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얇기 때문에 또 빨리 식는다. 근데 이게 식으면 부드럽지 않고 좀 딱딱해진다. 그럼 또 그 바로 구워서 먹을 때 먹는 그 맛이 안 난다. 맛이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앞접시에 오래 놓여져 있으면 또 맛이 없겠다. 어떻게 보면 여긴 첫맛이 제일 맛있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런 단점이 있는데 이걸 극복하려면 첫 방문에는 힘들겠다. 하나씩 먹어봐야 내 입맛에 맞는 것이 뭔지 알고 먹을 텐데 아예 먹는 방법도 모르고 뭐가 뭔지 모르니까. 근데 두 번째 방문에선 대충 시스템을 알았으니 첫 불판 위에 올라간 것들만 구워달라 요청드리고 그다음부턴 셀프로 하면 되겠다. 그럼 개인적으로 모두 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빨리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마지막엔 속도가 빠르다 싶더라. 근데 앞서 말한 것처럼 이게 이날 이 매장에서만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근데 생각해보면 일하시는 분들과 수다 떨면서 고기를 먹을 것도 아니고 아마 이 시스템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싶다. 빨리 이 테이블을 해결해야 다른 손님도 응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 부분이 살짝 아쉽긴 했다.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한 기분이다. 그래도 확실히 이 삼합은 이색적이고 다른데서 맛보지 못했고 맛있는 맛이었다. 일단 질긴 부분 없이 너무 부드러웠고 담백했다. 차돌에서 나오는 기름기를 관자가 해결해주는 것인지 다른 하나의 재료들이 해결해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고 너무 맛있었다. 육즙도 잘 느껴지고. 그래서 여길 추천해준 사람들이 왜 맛있다고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앞서 속도감이 아쉽다고 했지만 맛은 있었는지 추가로 1인분을 더 시켜서 주문하였고 그것까지 잘 해치웠다. 근데 지인과 공통적으로 한 말이 하나 있다. 한우차돌삼합의 경우 딱 2인분 정도만 시키고 만족하고 나머지를 차라리 그냥 한우꽃게된장찌개나 라면 같은 것을 시켜서 밥이랑 먹는 것이 깔끔하겠다고 말이다. 아니면 된장찌개와 볶음밥을 먹거나. 정말 이게 딱인 것 같다. 진대감의 경우 아마 다음에 재방문은 할 것 같다. 눈에 보이면 가거나 아니면 지인 중에 안 가본 사람이 있다고 하면 같이 가보자 할 것 같다. 근데 다음부터는 무조건 메인 2인분 시키고 나머지는 곁들임으로 해결할 것 같다. 3인분까진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때부턴 메리트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고. 아무튼 이날 오랜만에 한우로 맛있게 배를 채웠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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