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요즘 카페 트렌드는 커피가 아니라 티(tea)다!?

디프_ 2022. 11. 21. 20:57
안국역 인근에 위치한 조용하고 분위기 좋은 북촌 티카페 델픽

 

2~3년간 정말 전세계 사람들이 다 같이 고생을 한 이후로 세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물론 구조적인 모습들이 저 짧은 시간에 바뀔리는 없겠다.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 자체는 그대로지만 살펴보면 세세하게 변한 것들이 있다. 때론 세세한 것이 아니라 이 공간 자체의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는 곳들도 있고. 일단 대표적으로 오랜만에 방문하는 지역의 경우 그때 그 가게들이 그대로인 경우도 있지만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생기거나 그냥 그대로 멈춰있거나 하는 곳들이 많더라. 그래서 괜히 아쉽고 그랬다. 근데 반대로 또 새로운 문화들도 생겨나는 것 같아 새로움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옛것도 좋지만 새로운 것은 항상 흥미롭다. 다 경험이니까.

 

오늘 소개할 공간의 경우에도 어떻게보면 보시는 분들에게 낯선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나의 경우에도 그랬으니까. 예전에 친구랑 홍대를 거닐 때가 있었다. 정말 엄청나게 크게 어떤 카페가 하나 있더라. 처음 보는 건물이었다. 그래서 여긴 뭐하는 곳이지 하면서 살펴보니 차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티카페였다. 그래서 그것을 보고 '아 이게 요즘 좀 주목받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넓게 할 정도로 수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자선사업도 아니고 수익을 기대하고 사업을 하는 것인데 위치도 홍대이고 젊은 층이 많이 다니는 이 골목에서 이 감성이 먹힐지 의문이 들었다. 물론 한 번의 경험치로 요즘 트렌드에는 부합하는 부분은 알겠지만 지속성이 중요한데 그게 가능할지는 잘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그런 생각만 하고 그 길을 지나쳤고 또 그런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러다 지인을 만나 여기 안국역을 오게 되었는데 갈만한 카페를 찾다가 여기 북촌 티카페 델픽이라는 곳을 찾아오게 되었다.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떠한 기대도 없었다. 그냥 걸으면서 구경하다가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정도였다. 그렇게 도착했는데 입구부터 좀 남달랐다. 약간 예전에 제주도 놀러 갔을 때 박물관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가 떠올랐다. 그렇게 들어와 2층으로 올라왔는데 낮이라서 더 예뻤던 것 같다. 햇살이 쫘악 들어오고 사람들이 바 테이블 형식으로 앉아 일행들과 수다를 나누고 있고 일하시는 분들이 인사를 해주셨는데 그냥 따뜻한 느낌들이 막 올라왔다. 정말 낮에 왔기 때문에 이런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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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느낌이 너무 좋았던 델픽이다. 여기 역시 앞선 홍대처럼 차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티카페다. 확실히 요즘 커피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이런 컨셉이 많이 보이긴 한다. 근데 여기 애초에 위치가 종로 안국역이라 컨셉에 맞기도 해서 아직 동네에서 흔히 찾아볼 순 없겠다. 근데 이게 나름 트렌드가 일리 있는 것이 솔직히 그냥 평일 회사 생존용이 아니라 진지하게 살펴보면 커피가 몸에 안 받는 분들이 꽤 있다. 그리고 요즘 음식들이 너무 자극적이라 굳이 카페인이 가득 담긴 커피로 또 속을 놀라게 할 필요는 없겠다. 그래서 따뜻하고 감정이 차분해지는, 조용한 분위기의 이런 티카페가 어느 정도 먹힐 포인트는 분명히 있다. 다만 이게 맛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냥 차라는 것을 감안하고 즐기는 것이지 막 맛있다고 표현할 순 없겠다. 근데 그건 커피도 마찬가지인가?

 

아무튼 여기에서 처음 인테리어나 접시, 그릇들을 구경한 뒤에 자리가 나서 앉았다. 야외에도 자리가 있지만 이제는 날이 좀 추워져서 쉽지 않겠다. 그리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바 테이블 형식이기 때문에 실제로 앉아있을 수 있는 공간도 그리 많지 않다. 한 10개 정도 좌석이 있었나? 근데 그렇기 때문에 여기 델픽만의 분위기가 유지되는 것 같다. 한정된 인원에서 발생하는 적당한 소음이 여기만의 분위기를 한껏 더 살려준다. 오히려 완벽하게 조용한 공간보다 적당히 소음이 유지되는 곳이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한다. 오히려 너무 조용하면 불안하다고. 그래서 여러모로 일행과 수다 떨기 좋았다. 그리고 티카페의 경우 요즘 떠오르는 트렌드이기 때문에 종류나 맛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많다. 그런 경우 여기 일하시는 분들이 하나하나 시향까지 해주며 설명을 해주시니 미리 걱정할 필욘 없겠다.

그렇게 주문한 음료와 디저트가 나왔다. 델픽의 경우 나름 여러 작가들과 콜라보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나름 특별 메뉴였는데 작가분이 직접 디자인하신 컵과 그릇이라고 한다. 솔직히 눈으로 즐겁고 이 공간 자체가 앉아서 조용히 멍 때리고 휴식하기에 최적화 되어있다. 카페의 경우 좀 소란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여긴 차분하달까? 아무튼 그렇게 차 한 모금씩 즐기면서 디저트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가격이 저렴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차 자체가 맛있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 북촌 델픽 공간 자체만은 너무 매력 있었다. 차야 아직 경험이 별로 없으니 낯설어서 그런다 치더라도 이 공간만의 매력 덕분에 충분히 다음에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너무 의미 있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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