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흔히 먹는 김치찌개가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을 한다고!?

디프_ 2022. 9. 8. 20:17
김치찌개 메뉴 하나만 판매하는데 입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몰리는 저-집

 

우선은 이 가게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TV에서든 아니면 유투브에서든 뭔가 유명한 사람이 소개를 했나, 아니면 뭐를 했나 어쨌든 봤던 것 같은데 검색을 해도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이 근처에서 식사를 자주 하는 친구에게 여기 가봤냐고 물어봤었는데 자긴 가봤었다고 하면서 내가 '왜 혼자 갔냐' 이러면서 말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그게 어디인지를 모르겠다. 분명히 단순 입소문 때문에 알게 된 가게는 아니었는데. 아무튼 뭐 그건 중요하지 않겠고, 어쨌든 여길 요즘 가고 싶어졌다. 원래 그냥 가야지 이러면 시간만 흐르고 못 간다는 것을 알기에 아예 계획을 잡고 가야겠다 싶었다. 그러다 어느 날 친구와 이 근처에서 만날 일이 있었고 뭘 먹을까 하다가 여기가 생각나 김치찌개 괜찮냐고, 여기 가보자고 했다. 친구도 괜찮다 말해주었고 그렇게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가게 앞에 도착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영업시간만 확인하고 왔다. 마감까지 한시간 삼십 분 정도 남았었나. 그래서 별 걱정 없이 가게에 도착했다. 근데 저녁 시간대가 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안에는 식사를 즐기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어차피 매장 자체가 바 형식이고 앉을 수 있는 자리가 10자리도 되지 않았다. 아닌가. 딱 10자리 정도 됐나. 아무튼 그렇게 넓지 않은 규모인데 원래 꽉 차 있다가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 두 명이 계산을 하고 나오셔서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앉자마자 주문을 했다. 등촌동 저-집 가게의 경우 메뉴가 김치찌개 하나기 때문에 뭐 고민할 것도 없었다. 거기에서 그냥 라면을 먹느냐 밥을 먹느냐 이 정도 차이만 있으니 당기는 대로 주문하면 되겠다. 나의 경우 처음에 라면이 먹고 싶어서 라면이 들어간 메뉴로 주문했다가 공깃밥이 그럼 빠지는 것을 알고 변경 가능하냐고 여쭤본 뒤 밥이 같이 나오는 것으로 다시 주문했다. 밥 추가해서 라면까지 먹으면 너무 헤비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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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제 메뉴가 나오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한 팀이 더 나갔고 바로 한 팀이 들어왔다. 근데 사장님께서 당황을 하셨다. 그리고 혹시 전화주신 분이냐고 했더니 그 팀들이 맞다고 하자 다행이라고 하셨다. 그 이유를 알고 보니 이제 딱 2명 분만 음식이 남아있어서, 전화 주신 분이 아니면 양해를 구하고 식사가 불가하다고 말씀을 주려고 하셨다는 것이다. 깜짝 놀랐다. 그럼 우리가 마지막 손님 바로 앞 일행이었구나. 그냥 친구랑 천천히 왔으면 못 먹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겠다. 그리고 속으로 놀랬다. 아니 여기 이렇게 유명했나? 나도 물론 어디서 보거나 소문을 듣고 이렇게 찾아온 것이긴 한데 평일 저녁에 이렇게 사람이 몰리고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을 할 정도로 인기인지는 몰랐다. 흔히 먹는 메뉴가 이렇게 품절 메뉴가 되는 것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딱 바로 먹기 전에 이런 이야길 들으니 뭔가 더 기대가 됐다.

 

일단 여기의 경우 막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국물이 많은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그리고 막 묵은지 신맛의 맑은 국물 베이스가 아니라 국물이 농도가 좀 있다. 약간 진하고 진득한 느낌이랄까. 이 표현이 확실할 것 같은데 짜글이와 찌개 그 중간 어디즘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짜글이라고 보기엔 국물이 많고 찌개라고 보기엔 국물이 별로 없다. 정말 그 중간선이다. 그래서 이렇게 밥과 함께 먹을 때 정말 딱 알맞겠다. 밥을 따로 먹어도 괜찮고 이렇게 국물에 말아서 먹어도 괜찮고. 처음엔 좀 따로 먹다가 이건 비벼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중엔 그냥 밥을 숟가락 위에 듬뿍 뜬 다음에 안에 넣고 이렇게 김치와 고기를 함께 올려서 팍팍 먹었다. 뭔가 약간 국밥 먹는 느낌처럼? 뭐 비교할 수 있는 비슷함은 아니지만 그냥 느낌이 그랬다.

 

그리고 여기 같이 나오는 깻잎도 은근 별미다. 솔직히 깻잎만 있어도 밥 한공기 다 비울 수 있을 정도로 중독성 있고 맛있었다. 근데 그만한 밥도둑이 또 여기 김치찌개다. 한입 두입 먹으면 여기가 왜 입소문이 나고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을 하는지 아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막 특별하게 대단한 그런 맛은 아니다. 비주얼만 보더라도 뭐 딱히 특별할 것은 없으니까. 근데 사장님께서 감칠맛을 정말 잘 잡으신 것 같다. 그냥 계속해서 손이 간다. 깻잎도 그렇고 여기 찌개도 그렇고. 밥 한 공기가 부족하다. 그래서 이날 밥 한 공기를 추가로 요청해서 친구랑 반반 나눠 먹었다. 밥 추가의 경우 옆 사람을 보고 배운 것인데, 더 달라고 하니 사장님이 더 주시더라. 나중에 가격이 추가되는 것인지 아닌지 궁금했는데 따로 추가가 되진 않았다. 뭐 이날만 장사 마감하셔서 그런 것인지 원래 그런 것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오기 전에 그렇게 많이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니었다. 물론 저녁 때가 되어 밥을 먹긴 해야 했지만 막 배가 고픈 그런 수준은 아니었다. 근데 너무 정신없이 먹고 있었다. 그 와중에 사진을 찍느라 잠시 친구를 잃고 있었다. 그래서 적당히 반쯤 먹었을 때였나. 친구에게 맛 어떠냐고 물어봤다. 근데 친구도 맛있다면서 여기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이 친구가 원래 막 뭐에 감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이날은 맛있다고 여기를 인정했다. 근데 그도 그럴만한 것이 내가 밥 두 공기를 먹은 것이 정말 오랜만인데 여기선 그렇게 먹어도 뭔가 더 먹고 싶었다. 이 그릇을 깨끗이 싹 다 비워야 만족스럽게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밥이 계속해서 부족하니까 또 먹어야 되네 이 생각만 들었다. 깻잎도 너무 맛있고. 솔직히 깻잎 좀 사다가 집에서 쟁여놓고 먹고 싶을 때마다 꺼내서 먹고 싶은 그런 맛이다. 어떻게 만드신 거지?

 

그리고 이게 뭐 한상차림 메뉴는 아니지만, 이렇게 식후 디저트처럼 즐길 수 있도록 샤인 머스캣도 준비해두셨다. 솔직히 과일을 평소에 잘 안 먹는 편이지만 여기선 마무리로 먹어주었다. 뭔가 입 안이 깔끔하게 나가기 전에 기분 좋음을 선사해주었다. 솔직히 여기 상호명도 저-집으로 되게 특이하다. 가게 이름에 - 표시가 붙은 것은 처음 본다. 근데 먹어보면 여기가 왜 입소문이 나고 늦게 오면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을 하는지 아실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흔히 먹는 김치찌개 메뉴다. 근데 여긴 다르다. 짜글이도 아니다. 맵거나 달거나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그런 맛도 아니다. 그냥 적당히 밥을 부르는 짠맛과 느끼하지 않을 매콤함, 그리고 실한 고기와 김치만 들어있을 뿐이다. 근데 그게 중독성 있고 맛있다.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배가 불러서 힘든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밥을 부른다. 참 신기한 곳이다. 여긴 그래서 주변에 누가 이 근처에서 식사한다고 하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가게다. 가격대도 크게 부담 없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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