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하루 5시간, 일주일 딱 3일만 운영하는 꼭 가봐야할 제과점

디프_ 2022. 9. 4. 10:02
1시 오픈이지만 12시에 가도 이미 대기가 있는, 조기 품절 발생하는 잇다제과

 

아는 동생을 만났었다. 내가 나름 이제 디저트를 제대로 먹어보고 싶다,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 말을 하니까 자기가 아는 곳이 있다며 한 군데를 알려주었다. 인스타그램을 보여줬었는데 요즘에야 워낙 예쁘게 잘 꾸미는 곳들이 많으니 그러려니 했었다. 근데 이 친구 말로는 자기가 차를 타고 먼 곳까지 가서 거기서 마카롱만 5만 원어치 넘게 사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냉동고에 얼려둔 뒤에 생각이 날 때마다 꺼내서 먹었다고. 아니 뭐 그렇게까지 먹나 싶었는데 이해가 가긴 갔다. 일단 애초에 먼 지역을 가게 되면 그 오는 길동안 기회비용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보상 욕구가 생겨서 평소보다 이것저것 더 많이 담게 되더라. 예를 들어 내가 원래 1인 한계 소비 비용이 만원이라고 하면, 이때는 2~3만 원이 된달까. 이걸 어떻게 표현하는 용어가 있었는데 현재 생각나지 않아 그냥 풀어서 말해본다. 아마 대충 어떤 느낌이신지 이해 가실 것이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테니.

 

일단 여기 위치가 주변에 바로 수목원이 있다. 이름이 국립수목원이라고 하는데 거기 입구 들어가는 초행길에 나름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모여있다. 능안마을 음식 문화재 테마거리라고 하는데 여기 안에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주차의 경우 그냥 이 안에서 자유롭게 편하게 하면 되겠다. 문을 안 연 가게도 있어서 나름 공터가 많다. 물론 늦게 오면 여기 가게 때문인지 주차할 공간이 부족해서 좀 돌기도 하는데 어찌 됐든 하긴 하겠다. 현재는 모르겠지만 내가 갔을 때에는 매장 안에서 취식도 불가해서 대부분 구매하고 떠났기 때문에 차도 바로바로 빠지는 편이다. 나의 경우 여기 하루 5시간, 일주일 딱 3일만 운영하는 꼭 가봐야 할 제과점 잇다제과 방문 전에 정보를 대략 살펴봤다. 영업은 목, 금, 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하는데 예약은 12시부터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12시에 맞춰 방문해야겠다 생각했고 그 시간에 맞춰 왔다. 아닌가 11시부터 받는다고 했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가보실 계획이라면 한번 확인해보셔야겠다.

내 계획은 서울에서 여기까지 차로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리니 예약 시간을 맞춰 와서 대기 명단을 걸어둔 다음에 점심을 먹고 1시부터 입장을 할 수 있으니 조금 기다리다가 바로 살 것 산 뒤에 식후 디저트 먹는 느낌으로 먹으면서 집에 가는 것이었다. 근데 역시나 아침에 게으른 1인으로서 시간을 맞춰 도착할 수 없었다. 아마 12시가 조금 넘게 도착한 것 같고 오자마자 대기명단에 이름을 적었다.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는 시스템이었다. 근데 예상했던 것처럼 내가 1번은 아니었고 앞에 대기가 10팀 넘게 있었다. 그래도 뭐 그 정도면 기다릴만하겠다 싶었고 계획대로 근처에서 점심을 먹은 뒤에 1시부터 이 앞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주차를 맞은편에 해서 매장 내부에서 빠지고 있는 대기 번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 나름 기다리는 꿀팁 중 하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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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게 생각보다 사람이 빠지지 않는 것이었다. 매장 내부로 들어가면 앞서 여러 가지 종류를 살펴본 뒤에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게 되는데, 이게 사람들이 다 한두 개씩만 구매해서 커피와 즐기는 것이 아니라 포장을 해서 집에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보니 대량 구매를 하게 되더라. 그렇게 하나하나씩 살펴보며 더 신중하게 구매를 하게 되고 또 대량이다 보니 금액도 생각하게 되면서 나름 쇼핑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기다리기 전까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내가 한번 살 때가 돼보니 이해가 가더라. 나도 이것저것 살펴보고 주문하고 고르는데 대충 10분 이상 걸렸던 것 같다. 솔직히 비주얼을 보고 다 먹고 싶은데 그중에서 골라야 하니 어쩔 수 없겠다. 그리고 내가 거의 오픈하자마자 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조기 품절하는 메뉴가 있었다. 아마 앞선 손님이 여기 단골손님이라 맛있는 메뉴를 알고 대량 구매를 하신 것이겠지. 그래서 그런 조기 품절 제품은 그냥 운에 맡기는 것이 맞겠다.

 

이날 내가 하루 5시간, 일주일 딱 3일만 운영하는 꼭 가봐야 할 제과점 잇다제과에서 구매한 제품은 다음과 같다. 나름 내 입맛에 맞고 제일 맛있을 것 같은 맛들로 골랐다. 사전에 시장조사를 하고 왔으면 좋았겠지만, 솔직히 여기 나름 사람들이 믿고 먹는 가게라 인식을 해서 그냥 자기가 원하는 맛을 고르면 다 맛있겠다는 인식이 있어 보였다. 뭔가 가게마다 시그니처 제품이 있는데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달까. 사람들 다 골고루 잘 사시더라. 우선 보냉 포장은 각각 2천 원을 주고 추가로 구매했다. 돈을 조금이라도 세이브하고 싶으신 분들은 집에서 보냉 포장을 챙겨가는 것이 좋겠다. 아무튼 바닐라밀푀유, 휘낭시에, 플레인스콘, 클래식버터바, 바닐라사블레, 마카다미아쇼콜라사블레, 꼬끄크러스트, 사워도우소금빵 한 묶음 주문하여 총 31,100원이 나왔다. 그리고 7가지잇다롱, 무화과쉬폰, 흑임자쿠키슈, 유자글라세마들렌, 초코타다끼, 캐러멜치즈바, 사워도우소금빵 해서 총 42,500원이 나왔다.

 

대략 7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 나왔으니 솔직히 큰돈을 썼다고 볼 수 있겠다. 뭐 고기를 사 먹는 것도 아니고 디저트인데. 요즘 디저트 가격을 무시할 수 없겠다. 사람들이 종종 식사보다 더 비싸게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 괜히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2인 이서 삼겹살이나 다른 고기 먹어도 5만 원이면 충분한데 뭐 확실히 내가 많이 산 것도 있지만 이 가격 자체가 평범하다 볼 순 없겠다. 근데 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말로는 직접 만들어봐야 이 가격이 왜 이렇게 되는지 알 수 있다고 하긴 하시더라. 재료 값도 비싸고 노동력도 꽤나 들어간다고 한다. 뭐 아직 난 배워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다 이유가 있겠지. 특히 마카롱이 그렇다는 것은 익히 많이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차를 타고 이동하다 중간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계곡이 보여서 거기에 잠시 멈춰 섰다. 무더운 여름날이었는데 뭔가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디저트를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소금 빵 하나와 빨리 먹어야 하는 무화과 케이크를 꺼내 들었다.

일단 보냉 포장 효과 덕에 온도는 시원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생크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무화과가 좋아서 이렇게 구매를 해봤는데 확실히 생크림 그 특유의 느끼함과 기름짐은 덜했고 무화과 향은 가득했다. 그리고 촉촉하고 폭신폭신한 저 빵 부분이라 해야 하나. 그 부분도 꽤나 괜찮았다. 맛있어서 빨리 먹은 것도 있는데 날이 더워 허겁지겁 빨리 먹고 손을 편안하게 하고 싶은 이유도 있었겠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마카롱 뚜껑 부분을 과자처럼 먹으면서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 이날 구매한 목록을 전체적으로 펼쳐서 이렇게 인증샷 하나 찍어본다. 여기 잇다제과 맛있게 먹는 방법도 있으니 같이 소개해보도록 한다. 역시나 디저트는 당일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마카롱은 30분 안에 냉장보관, 잘 밀폐 후 냉장보관 3일. 케이크는 30분 안에 냉장보관, 당일에 드셔야 맛있다. 구움 과자는 파운드류 25도 이하 상온 보관 2일, 쿠키류 상온보관 5일. 사워도우, 빵은 당일 섭취 혹은 냉동보관 1 달이라고 한다.

 

이렇게 펼쳐놓고 보니 참 많이도 샀다. 이제 이 중에서 하나씩 먹으면서 내 입맛에 제일 뭐가 맞는지 찾는 과정이 남았겠다. 그렇게 맛있는 제품을 찾아야 다음에 또 갔을 때 원하는 것만 후다닥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유명하고 맛있는 가게라고 하여서 내 입맛에 모든 음식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니 그중에서도 잘 고르긴 해야겠다. 그렇게 하나씩 먹어보기 시작했다. 과연 이 후기가 내가 서울에서 여기까지 정말 이 제과점만 방문하기 위해 왕복 3시간 정도를 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솔직히 아예 기본 베이스도 없다가 아는 동생 말만 믿고 이렇게 다녀온 것이었는데 그 부분이 궁금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일단 제과 가게 중에 이런 가게가 간혹 있긴 하지만 하루 5시간, 일주일 딱 3일만 운영하는데 조기 품절도 발생하고 대기까지 발생하는 가게가 있다는 게 신기해서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만약 나도 뭔가 사업을 한다면 이 시스템으로 운영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최근에 내가 아는 가게는 나름 디저트로 유명한 가게인데 한 달을 여름휴가 다녀오시더라. 이쪽 세상에선 다른 곳과 다른 게 뭔가 있나 보다.

 

마카롱 뚜껑은 오면서 차에서 먹었으니 뭐 별로 새롭지 않았다. 그냥 우리가 상상하는 설탕 달달한 그 맛이다. 특별할 것 없다. 그다음은 기대했던 유자글라세마들렌을 먹어봤다. 겉에 발려진 설탕 베이스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게 달달함을 나타냈고 안에는 촉촉, 푹신했다. 식감이 괜찮았고 전체적인 조합도 거부감 없이 맛있었다. 뭔가 커피보다는 우유랑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론 그랬다. 다만 너무 기대가 컸었는지 어떻게 보면 평범하게 느껴지긴 했다. 근데 이것도 개인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 평소 나름 디저트도 맛집만 다니는 편이라 그런 유명한 곳들과 비교해서 그렇게 느껴진 것이겠다. 앞서 간략하게 말했듯이 디저트 자체가 좀 비싼 편에 속하기 때문에 아무런 곳에나 갈 수도 없고, 오히려 식사보다 더 잘 챙겨 먹고 싶은 식후이기 때문에 신경 써서 다니고 있다. 그래서 그런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좀 평범하게 느껴졌다.

 

근데 대박은 여기에 있었다. 딱 이거 한입을 먹자마자 여기가 왜 1시 오픈이지만 12시에 가도 이미 대기가 있는지, 조기 품절이 발생하는지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캐러맬치즈바. 와 이거 한입 먹자마자 신세계였다. 나름 해외에서부터 국내 여기저기까지 다양하게 먹어봤는데 이 맛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일단 보기와 다르게 아래 부분이 굉장히 바삭하다. 근데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금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같이 올라오는데 그게 너무 맛있고 감칠맛 있었다. 물론 내가 짠맛 베이스를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진짜 맛있더라. 이건 무조건 다음에 많이 사 와야겠다 생각했고 초코타다끼는 그에 비해 상상한 그대로였다. 꾸덕꾸덕 초콜렛 본연의 맛을 잘 담아냈다. 근데 앞서 캐러멜치즈바가 너무 크게 다가와서 평소 초콜렛 매니아인 내가 이 빵엔 그다지 반응하지 않았다. 저것만 먹기도 바빴다. 보시다시피 크기가 어느 정도 되니까. 이렇게 짧은 하루 동안 밖에서든 집에서든 디저트 여행을 떠났었다. 맛있는 음식 먹는 것만큼 즐거운 것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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