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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숯으로 장시간 훈제한 숯향 가득 산골 항아리바베큐 삼겹살

디프_ 2022. 8. 31. 22:15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는 캠핑장 분위기도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아닌가. 벌써 가을 시작이려나. 하긴 처서가 지났다고 하니 여름은 끝이 났다고 볼 수 있겠다. 근데 올해는 유독 더위가 짧은 느낌이다. 그만큼 강하긴 했는데 정말 짧게 지나간 느낌? 실질적으로 여름이 3~4개월은 가야 하는데 한 달만 반짝하고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뭐 나만 그렇게 든 생각일 수 있는데 체감상 그렇게 느껴진다. 벌써부터 날이 선선해지기 시작했고, 솔직히 밤에 운동 끝나고 땀이 식으면 추울 정도다. 물론 옷을 얇게 입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무튼 여기서 더 더워진다고 하더라도 한여름 때처럼은 더워지지 않을 테니 이제 막 무더위를 걱정할 필욘 없어 보인다. 이 말은 더위가 끝나서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제 야외 활동을 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는 말이 되겠다. 운동을 하든 캠핑을 가든 돗자리 피고 놀든 정말 밖에 있으면 그냥 기분 좋은 날씨다.

하늘도 맑고 선선한 바람도 불어오고. 다만 벌레나 모기들이 많다는 것인데 그건 뭐 어쩔 수 없겠다. 그래서 정말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은 봄이다. 벌레들이 추위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없으니까. 근데 뭐 가을도 가을만의 매력이 있겠다. 벌써 9월이니 서서히 낙엽이 지고 이 푸릇푸릇한 것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겠다. 그렇게 겨울이 오고 눈이 쌓이고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올해는 유독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갔던 것 같다. 그만큼 삶에 변화도 많았다. 티스토리에는 사실상 먹는 이야기만 하고 있지만 내 삶에 변화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내년엔 이것저것 많이 시도한 끝에 안정감을 얻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저런 변화에 지친 2022년이었다. 또 서론이 길었다. 나의 먹방 포스팅은 단순 먹는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절주절 떠드는 공간이기도 해서 호불호가 좀 나뉠 것 같다.

오늘 소개할 곳은 좀 이색적인 컨셉의 가게다. 이름부터 산골 항아리바베큐 가게인데, 그냥 붙인 이름은 아니겠다. 일단 여기가 1호점이 아니다. 의정부였나 거기에 본점이 있는 것 같고 여기가 현재까진 2호점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도 장사가 잘 되니까 곧 3호점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일단 이 가게가 생기려면 도심은 안되고 외곽으로 좀 나가야겠다. 컨셉 자체가 자연과 함께 하는 공간이라. 앞서 내가 괜히 날씨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다. 오늘 포스팅 장소와 연관이 있다. 그리고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주문해서 불판 위에 생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아니라 항아리에서 1차 훈제가 되어서 나온다. 위에 보면 항아리 사진이 있는데 저기서 고기가 나오는 시간이 있나 보다. 원래 저기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이날은 타이밍이 맞지 않아 안에 담겨있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래도 불판 위에 올라간 고기도 꽤나 매력적이니 괜찮겠다.

일단 야외에는 정말 텐트처럼 캠핌 공간 안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근데 거기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이었나 그럴 것이다. 물론 2시간이면 식사를 하기에 충분하겠다. 처음 딱 봤을 때 따로 캠핑장 갈 필요 없이 가족 단위로 아침에 놀러 와서 저녁까지 이것저것 먹고 가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제한 시간이 있었다. 여기 정말 단순 식사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캠핑장에 온 것처럼 잘 꾸며놨다. 물론 산속도 아니고 주변에 강이 있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먼 시야를 바라보는 시간이 얼마나 되겠나. 캠핑장이나 글램핑장 많이 가봤어도 주변에 보이는 것만 보기 바쁘다.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해야 하고 먹기도 해야 하고 마시기도 해야 하고 놀기도 해야 하니까. 그래서 여기 와서 짧은 시간 힐링하고 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한번 또 가려했는데 아직 못 갔고 조만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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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의 경우 텐트 공간은 만석으로 인해 거기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여기 오는 사람들 다 원하는 컨셉이 있듯이 그에 비해 실내는 한산했다. 그래도 2층에는 이렇게 나름 지붕이 있지만 캠핑장처럼 꾸며진 공간이 있었고 정말 식당 같은 1층보다는 그래도 2층이 나을 것 같아 2층으로 자리를 안내받았다. 여기 고기 굽는 것도 그렇고 밑반찬도 그렇고 처음에만 서비스로 제공되고 그다음은 전부 셀프다. 그래서 1층으로 내려가 이것저것 가져와야 했다. 음료수랑 술도 그랬던 것 같은데. 살짝 불편하긴 했지만 고기 굽는 사람이 따로 있듯이 이런 거 챙기는 사람이 따로 있을 테니 많이 힘들진 않겠다. 다만 가족 단위로 2층에서 머무르면 좀 정신없을 것 같긴 하다. 아무튼 그렇게 고기를 주문했고 열심히 셀프로 굽기 시작했다. 나름 여기 사장님께서 먹는 방법 등을 알려주셨다. 신기하게 저 또띠야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것도 있더라.

1차로 참숯으로 장시간 훈제하여 나왔기 때문에 좀 붉은 빛을 띤다. 그리고 평소 삼겹살을 먹는 것처럼 바짝 구워서 먹지 않아도 되겠다. 나오자마자 바로 먹어도 되는 상태는 아니겠지만 막 열심히 굽진 않아도 되겠다. 그리고 애초에 저 불판에 흰 종이가 올라가져 있어서 막 튀겨지듯이 구워지지도 않고 웬만하면 잘 타지도 않더라. 나름 이것도 캠핑의 여유로운 매력 중 하나겠다. 캠핑 가면 바로 숯불 위에 굽기 때문에 굽기 바쁘고 먹느라 정신없는데 여기선 나름 편하게 수다도 떨고 주변도 즐기고 천천히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명이나물이었나. 아무튼 저것부터 해서 밑반찬들 퀄리티도 나쁘지 않아 여기저기 손이 가기 바빴다. 불판 위에만 봐도 고기, 숙주나물, 파채, 소시지, 새우 등등 이것저것 많이 올라가 있는 것을 알 수 있겠다. 아 그리고 여기 특제 소스가 있었다. 사장님께서 말하길 재료가 아주 비싼 것이라 했는데 아쉽게도 해산물 베이스였나 그랬는지 나랑 맞진 않았다. 그냥 소금이 또 최고였다.

다양한 조합으로 열심히 먹었다. 솔직히 여기서 개인적으로 좀 필요 없다 느낀 것이 소세지였다. 물론 가족 단위로 오게 되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지만 나에겐 쓸데없이 포만감을 올려주는 음식처럼 느껴졌다. 차라리 고기를 더 먹으면 좋을 것 같은. 근데 또 있으면 이게 손이 간다. 저렇게 좀 구워진 소시지는 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맛있는 것을 알기에 안 먹을 수도 없고 뭐 그래서 머스터드 소스에 찍어서 몇 개 먹었다. 아 그리고 이게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통 삼겹살 스타일로 나온다. 그래서 구워지고 가위로 자르면 은근 양이 적게 느껴진다. 근데 먹다 보면 안 그렇다. 두께가 있다 보니 배가 금방 찬다. 그래서 처음부터 무리하게 주문하지 않도록 하자. 물론 많이 오면 많이 올수록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기 때문에 조금 여유 있게 주문해도 되겠지만 여기 고기가 전부가 아닌 곳이기 때문에 굳이 고기로만 배를 채우지 않아도 되겠다. 히든은 이따 나온다.

아 그리고 중간중간 이 매콤한 소스를 같이 먹어줬다. 이게 은근 감칠맛을 돋구게 해주고 느끼한 맛을 잡아주었다. 근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비주얼은 양념치킨 소스 같은데 절대 달달한 맛은 아니고 좀 매콤한 맛이다. 숯향 가득 산골 항아리바베큐 삼겹살과 조합이 은근 괜찮았다. 그래서 소금 다음으로 이걸 많이 찍어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띠야도 나름 여기 메뉴 중 하나니까, 또 그리고 안 먹어본 조합이라 먹어봐야 할 것 같아 야무지게 쌈처럼 싸서 먹어봤다. 고기 올리고 눈에 보이는 샐러드 올리고 소금 툭툭 올려주고. 근데 맛은 상상한 그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구운 양파와 마늘, 깻잎과 함께 먹는 것이 더 맛있고 좋았다. 역시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이상하게 요즘 마늘이 그렇게 맛있다. 어릴 때도 물론 잘 먹긴 했는데 요즘 더 잘 챙겨 먹는다. 통마늘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더라. 내 체질엔 맞는진 모르겠지만.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는 캠핑장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를 했다. 슬슬 배가 차기 시작했고 아까부터 노릇노릇 구워져 색깔이 변해가는 새우도 까먹었다. 그리고 고기가 슬슬 바닥을 드러냈고 여기서 추가 주문을 했다. 당연 고기는 아니었고 아까 여기 2층으로 올라오면서 주변 식사를 하시는 분들을 봤는데 라면을 드시고 계신 것이었다. 그래서 저것을 보고 식후로 무조건 저렇게 라면 먹어야겠다고 다 같이 말했다. 뭔가 이렇게 큰 철판에 라면 끓여먹으면 집에서 먹는 것과 다른 맛이 있다. 야외 효과도 있겠고. 사실 다들 고기 후딱 먹고 이 라면을 더 먹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단순 라면 맛이 아니라 감성도 들어갔달까. 그래도 다들 배가 불러 많이 주문은 못했고 두 봉지만 주문해서 먹었다. 근데 솔직히 먹다 보니 너무 잘 들어가서 세 봉지까지도 먹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단순 물 위에 라면과 소스만 넣는 것이 아니라, 아까 셀프바에서 봤던 파채와 콩나물을 같이 끓여줬다. 솔직히 야외에서 이렇게 끓인 비주얼만 봐도 그냥 못 지나친다. 아마 남자인 친구들끼리 여럿이서 왔으면 4~5 봉지는 기본으로 먹었겠다. 이런 느낌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예전엔 이정돈 아니었는데 그냥 이런 장소와 시간만 주어지면 신이 나고 그렇다. 아마 그런 시간을 평소 원할 때마다 갖지 못하고 겨우겨우 가지게 돼서 그런가? 아무튼 국물이 빨리 끓어 면이 익길 기다렸다. 생각보다 불이 그렇게 강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 시간에 또 수다를 열심히 떨 수 있어 좋았다. 요즘은 먹기 전엔 말이 거의 없다가 먹고 나서 배가 차기 시작하면 다시 말이 나온다. 아마 예전처럼 항상 배부른 상태를 유지하지 않아 기운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라면이 먹기 좋게 꼬들꼬들 익었고 바로 먹었다. 개인적으로 푹 삶아진 것보다 저렇게 덜 익은 것처럼 꼬들한 상태가 좋다. 역시나 맛은 말할 것도 없었고 순식간에 빈 그릇을 드러냈다. 너무 맛있었다. 그렇게 다 먹고 조금 더 앉아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밤에는 이렇게 화로에서 나름 장작도 태워주시나 보다. 여기 느낌 있다. 솔직히 가격이 저렴하다곤 말 못 하겠지만 여기 참숯으로 장시간 훈제한 숯향 가득 산골 항아리바베큐 삼겹살 가게에서 주는 캠핑장 분위기도 가격에 포함하면 나름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어느 가게에서든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하여 막 자연 자연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개인적으론 꽤나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이미 가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슬슬 날이 좋아지는만큼 안 가보신 분들은 자연과 함께 식사 한끼하러 가보시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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