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1975년부터 시작된 임종춘 할머니의 진심이 담긴 떡가게

디프_ 2022. 8. 27. 12:36
익선동에서 우연히 발견한 떡을 파는 카페 종춘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났던 날, 어딜 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1차로 소고기를 먹고 2차로 이렇게 종로로 건너왔다. 사실 여긴 예전부터 와보고 싶었다. 뭐 힙지로인가 뭔가 아무튼 그냥 그런 노포스러운 공간을 가보고 싶었다. 몇 번 지나가 보긴 했는데 사람들 정말 많고 복잡하더라. 나야 술을 잘 못하기 때문에 그런 공간에 갈 기회가 별로 없어서 매번 지나쳤는데, 언제 한 번은 그냥 가서 그 공간 속에서 함께 하고 싶었다. 이날이 그날이었다. 솔직히 근데 오기 전에도 올까 말까 고민 많이 했다. 괜히 사람 많은 곳 가서 그냥 고생만 하고 올까 봐! 근데 맨날 이런 생각이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엔 그냥 오랜만에 친구들 만났기도 했겠다 이렇게 오게 됐다. 근데 막상 도착하니 시간이 일렀고, 그 안에 뭘 할까 하다가 그럼 시원한 카페를 가서 뭐라도 먹자고 말했다. 그렇게 오게 된 곳이 오늘 포스팅할 곳이다.

 

1975년부터 시작된 임종춘 할머니의 진심이 담긴 종춘이라는 떡가게다. 솔직히 근데 개인적으로 그냥 가게라기보단 카페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 시간이 한 10시 좀 넘었나. 아니면 그 근처였나. 다른 갈만한 카페를 찾아보니 다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근데 여기 불이 켜져 있어서 여쭤보니 드시고 갈 수 있다고 말씀 주셔서 이렇게 안으로 들어왔다. 근데 아마 우리가 머무르고 한 30분이었나, 1시간이었나 그렇게 마감 정리를 하고 장사를 접으신 것 같았다. 아무튼 내 기준 여기 익선동에서 제일 오랜 시간까지 운영하는 가게가 아닐까 싶다. 근데 여길 들어온 이유는 떡이 아니었다. 바로 팥빙수 때문이었다. 요즘 팥빙수에 꽂혔다. 그 우유빙수의 적당한 달달함과 시원함도 너무 좋고, 부드러움이 좋고 그렇더라. 물론 내 체질이 찬 것을 많이 먹으면 안 좋은데 또 이렇게 더울 때 아니면 언제 먹나 싶어서 먹고 있다. 사실 날이 더울 때나 생각나지 추울 땐 잘 생각나지도 않는다.

 

일단 마감 시간이라 그런지 떡들이 다 꽉 차 있진 않았다. 아마 종일 내내 판매가 되신 것 아닐까 싶다. 그래도 그 와중에 맛있는 것을 찾아야 했고 각자 먹고 싶은 떡 하나와 팥빙수를 시켜서 나눠 먹기로 했다. 그렇게 둘러보면서 먹고 싶은 떡 하나를 골랐다. 솔직히 떡 정말 맛있다. 그 쫀득쫀득한 식감도 너무 좋고 안에 앙꼬라고 해야하나. 뭐 들어간 속에 따라 호칭이 달라지겠지만 그런 앙금들의 달달함도 좋고. 근데 많이 못 먹는 이유 중 하나가 일단 주변에 떡가게가 많이 없다는 점 하나와, 두 번째로는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찾는 것처럼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오늘 소개할 이 가게처럼 경쟁력 있는 가게를 동네에서 찾기 쉽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화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근데 이건 개인차겠다. 뭐 쌀로 만든 떡도 있고 그러니 소화는 크게 문제가 없을 텐데 이상하게 떡은 소화가 잘 되지 않더라. 그리고 여성분들의 경우 떡이 살이 정말 많이 찐다고 해서 잘 안 드시는 분들도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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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시간도 늦었고 솔직히 여기 이 시간에 우리처럼 떡을 먹으러 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보니, 매장 안에는 우리 밖에 없었다. 애초에 근데 여기 포장해서 가는 손님이 많으신 것인지 테이블도 별로 없었다. 위치는 딱 좋은데!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딱 좋았다. 그렇게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핸드폰도 보고 하면서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이번주부터 날이 갑자기 선선해져서 더위가 식은 것이지 이때 밖에만 있어도 더웠기 때문에 잠시 피난 온 것치고 전반적으로 너무 괜찮았다. 뭔가 일반적인 카페라기보단 특색 있는 카페를 온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말이다. 아마 이게 익선동이라 가능한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그렇게 1975년부터 시작된 임종춘 할머니의 진심이 담긴 떡가게에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픽한 떡! 콩쑥개떡인데 하나에 1,600원이다. 솔직히 저렴하다고 볼 순 없겠다. 크기가 엄청나게 큰 것도 아니고. 뭐 작은 사이즈도 아니지만. 근데 하나의 금액으로 보면 저렴하다고 볼 수 없지만 이게 먹어보면 은근 양이 되기 때문에 식사 기준으로 접근해서 3~4개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가격이 나쁘다고 볼 순 없겠다. 물론 나야 맛있게 먹었다. 이상하게 쑥이 좋다. 최근에 제주도에서 주문해서 먹는 떡도 쑥 관련된 것만 주문해서 먹고 있다. 거기 메인은 보리인데 오히려 쑥에 꽂혔다. 이날도 쑥에 손이 간 것을 보면 내 몸의 뭔가가 쑥을 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유 없는 선택은 없으니까. 아무튼 안에 들어있는 팥도 좋고 쫀득쫀득 부드럽게 잘 먹었다. 뭔가 메인이었던 팥빙수를 먹기 전에 식전을 즐긴 느낌인데 괜찮았다. 친구들 역시 각자 먹고 싶은 것을 골랐는데 다들 배가 부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잘 먹더라.

그리고 팥빙수가 나왔다. 일단 여기 알고 가야한다. 여긴 카페라기보단 떡가게를 모티브로 삼고 운영 중인 가게다. 그래서 솔직히 말해서 팥빙수가 다소 아쉬웠다. 뭐 물론 맛 자체야 다른 곳들과 크게 다른 것은 없겠다. 뭐 얼리는 방식이 다른 것도 아니고 팥 자체를 뭐 특별히 만들 것도 아니고. 근데 일단 양이 좀 아쉬웠고 구성도 그랬다. 일단 이날 성인 남자 세명이 나눠 먹어서 양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릇 자체가 넓고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서 아쉽게 시작하긴 했는데 말은 이렇게 해도 끝까지 다 잘 먹었다. 솔직히 남길 것도 딱히 없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요즘 팥빙수에 너무 꽂혀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최근 포스팅한 곳이 정말 맛있기도 해서 비교가 되기도 하고. 아무튼 이렇게 우연히 1975년부터 시작된 임종춘 할머니의 진심이 담긴 떡도 먹어보고 친구들이랑 시원한 곳에서 수다도 떨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종종 이렇게 만나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이제 다들 만나기가 쉽지 않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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