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한국 요리의 정점을 맛볼 수 있는 한정식 먹고 왔어요

디프_ 2022. 7. 24. 12:05
한 사람당 33,000원하는 금강 정식으로 한 끼 해결했습니다.

 

친구들과 1박 2일로 여행을 갔던 날, 숙소에 도착하기 전에 점심을 먹기 위해 한 가게에 들렀다. 사실 예전이면 늦게 일어나 체크인도 늦게 하고 그럴 텐데 이제 도로 위에서 다들 오래 있는 것을 싫어해서 최대한 일찍 출발하려고 노력하고, 그 주위에서 뭔가라도 먹으려 하고 있다. 아마 다들 일을 시작하면서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이왕 놀러 가는 것 제대로 놀기 위함이지 않을까 싶다. 운전을 싫어하는 나로서도 더 나은 것 같다. 아무튼 요즘은 주말이면 다들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차가 막혀 예상보다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점심시간에 맞춰 남양주의 어느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로 앞에 강이 있어 뷰는 꽤나 좋은 곳이었고 다 먹고 산책하기도 좋았다. 물론 요즘 같이 햇볕이 강할 경우 썬크림을 필수로 바른 상태여야만 하겠지만! 아무튼 다들 배가 고팠던 상태였기 때문에 바로 한강한정식으로 들어갔다.

근데 여기에 들어오기 전 자그마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처음 한 친구가 워낙 이 지역을 자주 오다보니 가고 싶었던 곳이 있다고 거길 가자고 했다. 그래서 주차를 하고 거기 안으로 들어갔는데 뭔가 넓은 마당에 사람들이 군데군데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냥 식사 다 마치시고 풍경 즐기시며 커피 한잔하시는 것인가 싶었다. 그렇게 가게로 입장하였는데 지금 예약도 다 꽉 차고 자리도 없어서 식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그분들은 다 대기하고 계시는 분들이었다. 그래서 어떡하지 하다가 그냥 어디 가기도 애매하니 바로 옆에 있는 가게로 가자해서 여기로 온 것이었다. 앞서 찾아서 갔던 곳과는 반대로 여긴 자리에 바로 앉을 수 있었고 식사 역시 바로 할 수 있었다. 뭔가 검색해보면 평점 차이가 좀 나는 곳이었는데 손님수까지 이렇게 차이가 나니 여기서 먹어도 되는 게 맞나 싶었다.

 

그래도 어차피 남자끼리 오기도 했고 뭔가 옮기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한 1분 정도 고민을 했나. 그러다 자리에 앉았고 주문을 했다. 한 사람당 33,000원하는 금강 정식으로 주문했다. 너무 저렴한 것을 먹기도 뭐하고 너무 비싼 것을 먹기도 뭐했다. 원래 가려고 했던 집도 아니고! 딱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 안에는 계절죽, 김치 종류 하나, 계절 샐러드, 불고기메밀냉채와 사태편육 중 하나, 해초낙지초회, 궁중잡채, 생선회, 흑임자들깨체, 생선강정, 계절탕, 크림새우, 코다리탕수어, 한방갈비찜, 돌솥밥, 된장찌개와 4찬, 후식이 나왔다. 나름 구성은 괜찮았다. 근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꽤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건 하나하나 사진을 보면서 설명드리기로 하고 우리 셋다 먹으면서 그냥 처음 가려던 곳을 갔어야 했나 이런 말을 이구동성으로 했다. 뭐 어차피 예약도 꽉 차서 식사할 순 없었겠지만 그냥 가성비 다른 가게를 가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물론 다 먹은 뒤에는 배가 불러서 나름 만족하고 나오긴 했는데 먹는 과정에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었다.

 

한정식의 정의를 좀 살펴보니 한국 요리의 정점을 맛볼 수 있는 종류라고 한다. 약간 서양식 코스 요리처럼 순서대로 뭔가 그 기승전결에 맞게 구색을 갖춰 나온다고 보시면 되겠다. 나의 경우 한정식을 즐겨본 경험이 그리 많진 않다. 그래도 아예 안 즐겨본 것은 아닌데 딱히 좋아하는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뭔가 한식의 경우 단일 메뉴만 먹어도 충분할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어느 평을 본 적이 있는데 '한식 고급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김치전과 그냥 시장표 김치전에서 얼마나 퀄리티 차이가 있겠느냐, 그래서 비싼 한식 레스토랑의 필요성을 잘 모르겠다'라는 글이었다. 솔직히 공감이 갔다. 그리고 누구나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조금만 다르게 나오는 것이다보니 솔직히 차별성도 그렇게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근데 뭐 이렇게 다양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다양한 요리를 즐기기는 쉽지 않으니까 나름 괜찮긴 하겠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합리적인 가격이어야 한다는 것이겠다.

셋다 아침도 먹지 않은 상태로 가까운 지역에 위치해 있다 보니 휴게소도 들리지 않은 상태로 바로 와서 먹는 첫끼였다. 성인 남자 세명인데 얼마나 잘 먹겠나. 그리고 남자들끼리 있으면 뭔가 더 경쟁하듯이 먹으면서 잘 먹게 되는 그런 게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더라. 근데 여기 굉장히 전체적으로 양이 조금조금씩 나왔다. 그것을 보고 우리 모두 좀 놀랐다. '읭? 이게 뭐지?' 이런 느낌이랄까. 물론 여기에 담긴 의미는 알겠다. 주로 어르신들이 오고, 가짓수가 많아 조금씩 맛보는 것이 컨셉이고 나중에 다 먹으면 배가 부른다는 것은 알겠는데 솔직히 금액 대비 가치가 너무 부족하게 담겨있단 생각이 들었다. 일단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뭔가 전체적으로 풀샷 찍을만한 각이 나오지도 않았고 다들 한 젓가락씩 뜨면 사라지는 상태였다. 잡채도 마찬가지고. 이 가게의 마진 구조가 어떨진 모르겠지만 솔직히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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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막 맛이 없다거나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근데 하나씩 메뉴들이 나올때마다 '이게 전부야?'라는 생각이 들다 보니 이게 맞나 싶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다른 한정식 가게가 자꾸 생각이 났다. 아 그리고 앞서 말하려다 말씀을 못 드렸는데 사장님께 한번 여쭤봤다. 그냥 소비자 입장에서 옆에는 대기도 많고 저러는데 여긴 어떻게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는지, 어떤 차이인지 궁금했다. 사장님께서 말씀하시길 저기가 오래되었고 여기는 생긴 지 5년이 조금 더 지났다 말씀해주셨다. 아마 인지도 차이를 말씀하신 것 같다. 근데 뭐 원래 유명한 곳만 사람들이 찾곤 하니까 이해가 가긴 갔다. 거기서 식사를 안 해봤기 때문에 여기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고. 근데 뭔가 잘 되는 곳은 잘 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다음에 또 여기 남양주 이 주변을 올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여기 말고 다른 곳을 가봐야겠다. 그 차이가 뭔지 알고 싶다. 솔직히 33,000원이 저렴한 금액은 아니니까 말이다.

 

뭔가 사진을 예쁘게 찍고 싶었는데 위에서 보시다시피 한방갈비찜도 인원수에 맞춰 딱 세쪽 나오다 보니 사진을 찍어도 뭔가 그런 느낌이 나지 않는다. 썸네일 할만한 것도 없고. 전체적으로 계속 저런 느낌이 아쉬웠다. 그래도 일부 메뉴는 리필이 가능했다. 다들 잡채에 좀 꽂혔었는데 잡채를 좀 많이 달라고 요청드리니 어느 분은 안된다하시는데 경력이 좀 있으신 분은 먼저 여쭤보시고 가져다주시더라. 뭔가 아직 이런 체계도 부족해 보인다. 내가 한번 방문해서 전체적인 평가를 하기엔 좀 그렇지만 확실히 아쉽긴 했다. 그게 피크 타임에도 사람이 비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배가 고팠던 우리 입장에서 여기서 식사를 해야 할 타이밍이 맞긴 했지만 가게나 소비자나 서비스를 즐긴 이후에 만족도가 중요한 것이니까. 근데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맛이 부족하진 않았다. 솔직히 뭔가 냄새가 난다거나 질기다거나 안 신선하다거나 그런 부분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원래 해초류도 잘 못 먹는 편인데 여기선 나름 감칠맛 있게 먹을 수 있었다. 한국 요리의 정점 한정식의 힘인가?

 

우리가 모두 놀랐던 한방갈비찜. 설마 양이 이게 전부인가 싶었다. 한 사람당 저 찜 그릇 하나씩 나오는 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다. 그래도 이 생선강정은 은근 별미였다. 역시나 튀긴 것에는 실패가 없다. 근데 양념도 달달하니 맛있었고 식감도 쫀득쫀득하니 괜찮았다. 여기가 막 요리 실력이 별로인 것은 확실히 아니겠다. 근데 이젠 맛집의 기준이 너무 다양하고 디테일하니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셔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여기가 장사가 아예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와 같은 손님들이 오는 것인지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왔고 여기 가게 자체가 워낙 넓은데 계속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계셨다. 내가 이런 스타일로 별로 음식을 많이 안 먹어봐서 오늘의 후기가 좀 잘못 됐을 수도 있겠다. 경험이 많으면 비교가 가능한데 그 비교치가 없으니까 괜히 눈만 높은 상태로 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혹시 한정식을 자주 즐겨보신 분들이 계시면 같으 의견 공유해주시면 좋겠다. 궁금하다. 그리고 맛집도 아시면 추천해주시면 감사드리겠고.

된장찌개도 굉장히 저렇게 아기자기하게 국 그릇에 담겨 나왔다. 먹을 당시에도 놀라긴 했지만 다시 사진을 봐도 이게 맞나 싶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나? 아니면 이 33,000원 금강 정식이 이 시장에선 저렴한 편인 건가? 셋이 먹어서 약 10만 원 되는 금액이 나왔는데 이 정도가 맞나 싶다. 정말 모르겠다. 그래도 또 여기서도 밥은 고슬고슬하니 된장찌개와 어울리게 너무 맛있었다. 대부분 이런 가게의 경우 지역도 그렇고 부모님과 함께 오시는 경우가 많을 텐데 우리야 친구들끼리 왔다지만 부모님이랑 모시고 왔을 때 아쉬운 부분들이 더 많이 보이면 안타깝긴 할 것 같다. 오늘 포스팅 뭔가 전반적으로 되게 안 좋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냥 개인적인 생각들이다. 정답은 없겠다. 내가 너무나 맛있는 가게라 느껴도 누군가는 굉장히 별로라 할 수 있는 것처럼 여기 역시 그럴 수 있겠다. 물론 이렇게 투덜거렸어도 다 먹고 나와선 '배가 차긴 찬다. 배부르다' 다들 이러면서 나왔다.

그래도 마지막 임팩트 있긴 했다. 된장찌개와 흰 쌀밥과 함께 김치 올려서 먹으니 꿀맛이었다. 이게 한국 요리의 정점인가 싶었다. 아는 맛이 무서운 법인데 이 맛은 꽤나 괜찮았다. 뭐 하나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바로 커피 한잔하러 갈만한 카페를 찾아 이동했다. 원래 방문하려고 했었던 가게가 아닌 다른 가게를 방문했지만 뭐 이런 스타일 자체를 별로 안 먹어봤으니 이런 경험도 그 자체로 괜찮았다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종류의 음식을 즐길 경험이 더 많아질 테니 말이다. 그 부분에서 나쁘지 않았고 그래도 한 끼 식사에 정말 다양한 음식들을 즐기며 맛보고 그럴 수 있어 괜찮았다. 다만 재방문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애초에 이 지역을 또 올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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